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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스정 Jun 23. 2022

내 인생에 나도 리더는 처음이라,

우리 리더는 왜 저럴까? '준비되지 못한 리더'들의 수난시대를 파헤친다.


"나도 67살이 처음이라 몰라~"


작년 오스카에서 여우조연상을 탔던 윤여정씨가 2013년 tvN <꽃보다 누나>에서 한 말이다. 최근 예능프로 <뜻밖의 여정>에서 윤여정씨가 수상자의 영어이름을 틀리지 않기 위해 계속된 반복학습과 '파친코'에서 보여지는 한국의 역사를 제대로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방영되었다.

 

"내가 70이 넘은 나이에 헐리우드에 올 줄 알았겠니?"

"인생에 정답은 없어, 그냥 나이가 들면 선택지가 조금은 좁혀질 뿐이야."


윤여정씨를 보면서 많은 것들을 느끼지만 앞서 말한 것처럼, 어쩌면 우리가 회사에서 매일 지지고 볶고 싸우는 리더와의 관계 또한 아마 이와 유사한 상황이기 때문에 벌어지는 해프닝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리더도 '리더가 처음이라서', '3년동안 처음 겪어보는 상황이라서', '리더로서 이런 조직/구성원은 처음이라서' 다양한 실수들을 한다. 비록 시간이 흐를 수록 리더로서 다양한 경험치가 쌓이면서 선택의 폭이 점차 좁아지겠지만, 그것이 탁월한지 아닌지는 리더와 함께 하는 구성원들이 판단하는 것이지 리더 자신이 판단하는 것은 아니다.


요즘 기업들이 리더들을 위해 다양한 리더십 교육들을 진행한다. 코칭과 피드백, 평가 잘하는 방법, 구성원 정서관리, 서번트 리더십 등의 교육으로 리더를 육성하고자 한다. 그런데, 구성원들은 정말 리더들이 저런 것들을 배우고 행동하기를 원할까? 구성원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뭘까? 그 물음의 끝에는 '리더란 누구인가?'라는 핵심 질문만이 남는다. 무릇, 무언가를 시작하려면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명확히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통용되는 말이 있다. Back to the Basic, 본립도생(本立道生), 기본만 하면 중간은 간다라는 말이다.


어떤 것을 완벽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념'을 알고, 한 문장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오늘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대충 흘려 들으며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리더는 누구인가?'에 대해 3가지로 설명하고자 한다.



1. 리더는 조직과 구성원의 성과를 인정받게 하고 책임지는 사람이다.

구성원은 개개인의 성과만을 책임지면 되지만, 리더는 조직 전체의 성과를 생각해야 한다. 우리 팀의 성과가 사업부, 전사 차원에서 어떤 성과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를 판단해야 한다. 또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를 조직 전체의 성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전략을 구상해야 한다. 리더의 성과는 조직의 성과라는 말은, 리더 혼자만 열심히 성과를 내라는 것이 아니다.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가 조직의 성과로 연동될 수 있도록, 우리 조직의 성과가 전사 차원에서 성과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책임을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리더가 처음인 사람들에게서 흔히 '실무자의 오류'가 일어난다. 실무자의 오류란, 구성원에서 막 벗어난 리더가 아직까지 자신이 실무자라고 착각하여 구성원 업무에 하나하나 마이크로매니징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의 성과가 조직의 성과와 Align 될 수 있도록 리드하는 것이지, 구성원 개인의 성과를 잘 만들어줄 수 있도록 하나하나 붙잡고 일일이 알려주는 것이 아니다. 실무적인 지식을 전달해주는 것은 좋지만, 구성원들이 가져온 성과를 좋고 나쁨으로 판단하며 이끌어가는 것은 오히려 구성원 성과를 저해하게 된다. 마이크로 매니징은 서브 리더 or 중간 실무자가 진행해도 충분하다. 리더는 오히려 여기에 쏟는 리소스보다 더 큰 방향성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야 한다.


이를 이해한다면, 리더가 해야 할일이 명확해 진다. 조직과 구성원의 성과를 어떻게 대외적으로 어필할 것인가, 어떻게 하면 성과 극대화를 위해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인가, 어떻게 하면 구성원들에게 동기부여 하여 성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인가? 의 방법들이 떠오르게 된다. 리더가 구성원과 조직의 성과에 대한 책임이 없다면, 구성원들은 당연히 리더를 싫어하고 따르지 않게 된다. 구성원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은 '내가 하는 일', '우리 조직이 하는 일'이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2. 리더는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리더는 방향을 제시하거나 조율해주는 사람이다. 앞서 말한 '실무자의 오류'에서 마이크로 매니징을 문제점으로 가진 리더들이 가장 인지하고 습관화 해야 할 부분이다. 리더는 답을 내리는 사람이 아니다. 구성원이 가져온 아이디어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주는 사람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리더들은 답을 내려주고,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어 한다.


대부분 리더가 된 사람들은 구성원 시절, 핵심인재로 뛰어난 성과를 달성하며 온 사람이다. 전문성도 있고 실무능력도 탁월하다.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구성원 개개인의 역할에서 성과를 낼 수 있는지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러나, 리더는 실무자가 아니다. 리더는 조직 전체의 관점에서 팀의 성과를 바라보는 사람이다. 본인이 한다면 더 잘할 수도 있겠지만, 구성원이 가져온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해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리더의 역할이다. (이는 구성원 육성 관점에서도 필요하다.)


축구 경기에서 감독은 경기 도중 선수 한명 한명에게 "오른 발에 힘이 너무 많이 들어갔어", "조금 더 헤딩에 중점을 둬"라고 코칭하지 않는다. 선수 개인의 역량과 능력이 아닌, 경기 전체의 관점에서 포지션을 제시하거나 공간 침투와 같은 전략을 알려준다. 그 과정에서 '체력은 괜찮은지', '부상은 없는지'에 대한 간략한 컨디션만 파악해 어떤 전략을 구상해야 하는지를 체크할 뿐이다.


조직도 마찬가지이다. 전체적인 팀의 방향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굳이 마이크로 매니징을 할 필요가 없다. 구성원은 오히려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과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하게 된다. 반대로 세세한 것들을 알려주면, '나를 무시하나?', '내 아이디어가 그렇게 형편없나?'라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업무에 대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팀의 방향에 어긋나거나 저해하는 행동들이 발생할 경우 중간 점검을 통해 방향성을 다시금 제시하는 형식으로 행동해야 한다.



3. 리더는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다.

한 그룹에 2명이 있을 경우, 리더를 선정할 수 있을까? 이 그룹에는 리더를 선정할 수 없다. 1:1의 경우, 동등한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한 명이라도 그 업무를 하지 않게 되면 리더십은 깨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흔히 심리학에서는 '3의 법칙'이라고 하는데, 다수의 의견에 따라 행동하는 것을 말하며, 이 때부터 리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리더란, 어떠한 상황에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결정권자'를 말한다. 업무 분배, 업무 진행, 성과 평가 등 조직 행동에 대한 모든 책임을 자신이 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지만, 대부분의 리더들을 보았을 때 얼마나 이것들을 심사숙고 하며 진행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미지수이다. 그 이유는 리더에게 의사결정은 '너무 간단'하기 때문이다. 리더에게 있어 의사결정은 'Do' / 'Don't' 만을 생각한다. 그래서 대부분의 리더들이 "그래~ 한번 해봐!", "이번 프로젝트는 자네가 맡아" 혹은 "그건 좀 아닌 것 같은데"라는 말로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것은 제대로 된 의사결정이 아니다.


리더의 의사 결정 과정에서 구성원에게 반드시 확답을 주어야 하는것은 '시간', '퀄리티', 자원'이다. 어떤 업무는 언제까지 진행해야 하고, 그 업무의 결과는 어느정도까지 예상되는지, 필요한 자원은 어느정도 가용할 수 있는지를 결정해주지 못한다면 구성원 입장에서는 업무 진행을 주춤하게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맞나?", "해도 되는건가?"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예를 들어, 친구와의 만남에서 "그럼 신사역에서 만나자!" 라고 했을 때, 언제 어디서에 대한 불분명한 정보는 혼란을 야기한다. "내일 오후 3시 신사역에서 만나!" 라고 이야기 했을 때는, 만나서 무엇을 해야할 지 감이 오지 않는다. "내일 오후 3시에 신사역에서 만나! 커피 마시러 가게~" 라고 이야기 한다면, 나는 커피숍과 근처에 있는 출구에서 보자고 제안할 수 있게 된다.


리더와 구성원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리더가 명확하게 이야기 하지 않으면, 구성원은 무엇을 해야할지 혼란스러워 한다. 그런데 많은 리더들은 구성원들이 알아서 그것을 판단해 가져와주길 바란다. 왜일까? 리더가 구성원보다 사내 정보량/경험치가 훨씬 많기 때문이다. 반면 구성원들은 리더보다 상대적으로 정보량이 작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과 퀄리티, 자원적 측면에서 리더가 명확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다면 구성원 입장에서도 같은 일을 두번, 세번 반복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서로가 지치는 것으로 파국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리더는 명확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도록 스스로 점검해야 한다. 간단하고 쉬워보이지만, 의사결정을 하는 방법은 사실 매우 어려운 일이다. 상대방을 납득시키는 것은 물론, 상대방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야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은 '상대방의 행동'으로 연결되는 것이기에, 결코 쉽게 생각할 수 없는 리더의 가장 큰 역할인 셈이다.


* 단지 리더의 역할이 위의 3가지만으로 대변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리더로서 리더십을 잘 발현하기 위해서는 결국 Back to the basic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 같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것이지만, 가장 어려우며, 너무 자잘해서 평소에 인식되지 않았던 것들을 잘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다양한 인사이트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요즘 리더에게는 너무 많은 것들이 요구되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리더 분들도 리더로서의 인생이 처음이라 혼란스럽고, 오히려 많은 요구들이 번잡스러워져 마음 깊숙한 곳으로 다가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럴 수록 리더는 무엇인가,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답으로 해결해나가면 좋을 것 같아 글을 작성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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