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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타스정 Jul 25. 2022

조직은 자애롭지 않다, 조직개편과 인사발령 알아보기

"저 어디로 가요?", "무슨 기준이에요?" 회사에서 근무하면서 조직발령에 대한 이슈는 언제나 민감하다. 단순히는 직무부터, 새로운 조직에서의 팀빌딩, 역할, 관계 등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크게는 가족이 모두 옮겨야 하는 생계까지 걸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발령은 때론 가혹하리만치 '나'라는 존재를 생각하지 않게 느껴진다. 오늘은 조직개편과 발령의 진실에 대해 HR 시선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1. 조직은 한 사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저 좀 다른 곳으로 보내주세요." 인사팀에 있으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다. 근무지, 상사와의 관계, 업무 동기저하 등 원인도 다양하다. 그 때마다 인사팀은 '기다려달라', '다음 개편시기에 보자'라는 말을 자주한다. 당장 해결 못해주는 부분에 분노하는 구성원도 있다. 그러나 조직은 결코 한 사람을 위해 움직이지 않는다. 조직 구성에 사람관계, 조직/사람의 역할, 직급 및 경력, 육아휴직 복직 유무, 유관부서 이슈, 사업부장 의지, 타 조직 인원 조정, 인건비 등 고려사항만 수십가지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그 사람을 그냥 다른 조직으로 옮기면 되는거 아냐?" 라며 인형뽑기 하 듯이 생각한다. 그러나 조직에서 사람을 옮긴다는 것은 그가 맡은 역할과 업무, 책임, 나아가 매출과 고객 관계까지 송두리째 옮긴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사람의 공백은 누군가에게 짐이 되거나, 새로운 인력이 투입되어 본 궤도에 오르기까지 상당시간 비효율을 야기할 수 있다. 또한 사람의 이동은 다른 누군가의 이동을 의미한다. 이런 일들이 연쇄적으로 발생하면, 조직 전반적으로 업무 효율과 생산성에 큰 차질이 생긴다. 그리고 과정이 반복되면, 잘 진행되던 업무가 사라지거나 인재가 이탈하는 일도 발생한다. 그러므로 HR부서에서는 조직개편과 발령을 결코 한 사람만을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



2. 개편과 발령을 보면 회사와 나의 현황을 알 수 있다.

개편안을 보면 기업의 상/하반기 회사 방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작게는 어떤 인원이 핵심 조직을 갔느냐부터, 신설된 조직과 축소된 조직, 사라진 조직은 어디인지, 누가 임원으로 승진했고 사라졌는지까지. 이 모든 것을 조합해보면 회사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다. 핵심인원을 보내 힘을 싣고 있는 조직이 어디인지, 신규 조직을 통해 어떤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축소되거나 사라진 조직에는 누가 있었고 어디로 발령받았거나 이직/퇴직을 했는지까지 전반적인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그것을 통해 '나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협업 부서에는 어떤 인원이 있는지, 나와 동일 직무를 수행하는 다른 동료들이 핵심부서 혹은 오퍼레이팅 부서로 갔는지 등을 비교하며 확인 가능하다. 또, 해당 과정에서 내가 다른 부서로 옮겨졌다면 그것이 동기부여될 만한 개편/발령이었는지 아닌지를 고려하여 내 위치를 확인할 수 있다. 대체로 동기부여란 '역할적 승진과 책임, 권한 부여'가 이뤄지고, 내 위치가 애매하다면 '누군가의 대체재', '그 상태의 답보'로 이어지게 된다. 해당 과정에서 내 이름이 거론되었다면, 우수인재거나 저성과자라고 할 수 있다. 우수인재라면 전자의 상황이, 저성과자라면 후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3. 개편 시 고려되는 1순위는 평판이다.

개편 시즌에 맞춰 인사팀에서 자주 면담하는 장면이 목격될 것이다. 조직 개편과 인사발령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로 하는 행동은 평판 수집이다. 평판에는 성과, 관계, 경력, 지식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그 중 관계와 성향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바라본다. 사실 직무 중심 능력과 성과는 매년 발생하는 인사평가, 실적확인 등으로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관계와 성향에 대해서는 평판조회를 하지 않고는 확인하기 어렵다. 최근 기업들이 360도 다면진단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면담을 실시하는 것 또한 평판 조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개편과 발령에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 구성에서 동료 간 핏(Fit)함을 보기 위함이다. 구성원이 얼마나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는가, 함께 일하면 어느정도의 케미를 발휘할 수 있는가를 판단한다. 간혹 능력 우선순으로 조직을 구성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능력이 검증되었더라도 해당 리더 혹은 동료들과 케미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그래도 보통 우수인재들이 관계성도 좋다.) 또 평판을 조회하는 것은 곧 '기대 역할'을 만들기 위한 가늠자 역할이기도 하다. 조직 구성 과정에서는 반드시 각 인원 별 기대 목표와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 만약 이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역할과 팀빌딩을 위한 시간, 비용 투입이 길어질 것이고 성과는 더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사팀은 주변인 및 개별면담을 통해 평판을 조회하고, 해당 조직 구성에서 리더가 될 사람과 함께 그 사람에 대한 역할과 목표를 분명하게 정의내린다.



4. 배려 없이, 예고 없이 이뤄진다.

일부 인원들에게는 사전 양해를 구하며 이뤄지는 개편/발령이 있지만, 대다수는 뜬금포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것처럼,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은 굉장히 민감한 이슈다. 리더가 바뀌고, 이해관계가 바뀌고, 지역이 바뀌고, 생계가 바뀐다. 굉장히 신중한 만큼, 누가 어디로 갈지. 어떤 조직이 구성될지 시시각각 변화한다. 심지어 인사발령 공고 게시 5분 전에도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팀 입장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개편과 발령안을 두고 쉽게 이야기 하기 어려워한다.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말이 그들 사이에서 확정되고, 만약 그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평불만을 잠재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편 시즌에 인사팀은 고요하다. 일부 인원들은 어디로 가는지, 생계가 바뀌는 것들에 대해서는 알려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물론 일부 원거리 발령이나 반드시 필요한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대다수 구성원들은 어떤 개편과 발령이 이뤄질지 알지 못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회사의 상황, 사람들 간의 관계, 조직 구성 등으로 당일에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인사팀에서는 쉽게 알리기 어렵다. 괜한 오해와 기대에 대한 실망 보다 다소 배려 없이, 예고 없이 조직개편과 발령 진행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5. 모든 것은 어느정도 연초에 계획되어져 있다.

흔히 T/O(Table of Organization)와 P/O(Prensent of Organization)가 있다. 이는 매년 인건비 계획을 수립하며 진행되는데, 적정 TO를 선정하고 권고사직/희망퇴직을 받을 인원, 자연 퇴사자, 신규 입사자(신입/경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진행한다. 즉, 연초부터 어떤 사람이 나가게 될 것이고, 몇명의 인원이 들어올지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애자일 조직, 신규사업 확장 등 다양한 이슈로 조직 변경이 잦은 기업들도 있지만, 연초에 계획된 틀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구성과 운영은 한정적 자원 내에서 이뤄지게 되며, 그것은 대부분 연초에 어느정도 계획되어진 상황에서 이뤄진다. 특히 조직 구성은 사업 현황에 따라 바뀌는데, 연초에 어느정도 사업계획이 수립되어져 있기 때문에 시점별 어떤 조직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되어 있다. 거기에 누가 갈지, 어떤 역할과 목표가 주어질지에 대한 부분도 그려져 있다. 인사평가와 보상, 발령 또한 마찬가지다. 작년 말 기준으로 평가 등급에 인건비 상승률, 숭진에 따른 상승률, 경력직 채용 수수료, 신입 채용, 퇴직금 정산 등을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그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이 조정된다. 따라사 상당수의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은 연초에 수립된 사업방향, 적정 TO, 비용산정, 인원 변경 등 요소로 인해 계획되어져 있다. (물론 사업의 현황에 따라 급격히 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틀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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