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개편 시 고려되는 1순위는 평판이다.
개편 시즌에 맞춰 인사팀에서 자주 면담하는 장면이 목격될 것이다. 조직 개편과 인사발령에 있어서 가장 첫 번째로 하는 행동은 평판 수집이다. 평판에는 성과, 관계, 경력, 지식 등 다양한 요소가 포함된다. 그 중 관계와 성향에 대한 부분을 중점적으로 바라본다. 사실 직무 중심 능력과 성과는 매년 발생하는 인사평가, 실적확인 등으로 언제든지 가능하지만, 관계와 성향에 대해서는 평판조회를 하지 않고는 확인하기 어렵다. 최근 기업들이 360도 다면진단을 통해 이를 확인하고, 데이터를 기반으로 면담을 실시하는 것 또한 평판 조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개편과 발령에 평판이 중요한 이유는 조직 구성에서 동료 간 핏(Fit)함을 보기 위함이다. 구성원이 얼마나 조직에 적응할 수 있는가, 함께 일하면 어느정도의 케미를 발휘할 수 있는가를 판단한다. 간혹 능력 우선순으로 조직을 구성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는 경우가 많다. 능력이 검증되었더라도 해당 리더 혹은 동료들과 케미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에서 제외되기도 한다. (그래도 보통 우수인재들이 관계성도 좋다.) 또 평판을 조회하는 것은 곧 '기대 역할'을 만들기 위한 가늠자 역할이기도 하다. 조직 구성 과정에서는 반드시 각 인원 별 기대 목표와 역할을 정립해야 한다. 만약 이런 절차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역할과 팀빌딩을 위한 시간, 비용 투입이 길어질 것이고 성과는 더뎌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사팀은 주변인 및 개별면담을 통해 평판을 조회하고, 해당 조직 구성에서 리더가 될 사람과 함께 그 사람에 대한 역할과 목표를 분명하게 정의내린다.
4. 배려 없이, 예고 없이 이뤄진다.
일부 인원들에게는 사전 양해를 구하며 이뤄지는 개편/발령이 있지만, 대다수는 뜬금포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앞서 말한 것처럼,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은 굉장히 민감한 이슈다. 리더가 바뀌고, 이해관계가 바뀌고, 지역이 바뀌고, 생계가 바뀐다. 굉장히 신중한 만큼, 누가 어디로 갈지. 어떤 조직이 구성될지 시시각각 변화한다. 심지어 인사발령 공고 게시 5분 전에도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팀 입장에서는 확정되지 않은 개편과 발령안을 두고 쉽게 이야기 하기 어려워한다. 아직 확정되지도 않은 말이 그들 사이에서 확정되고, 만약 그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불평불만을 잠재우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개편 시즌에 인사팀은 고요하다. 일부 인원들은 어디로 가는지, 생계가 바뀌는 것들에 대해서는 알려줘야하는 것 아니냐고 말한다. 물론 일부 원거리 발령이나 반드시 필요한 조직개편에 대해서는 양해를 구하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대다수 구성원들은 어떤 개편과 발령이 이뤄질지 알지 못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회사의 상황, 사람들 간의 관계, 조직 구성 등으로 당일에도 바뀔 수 있기 때문에 인사팀에서는 쉽게 알리기 어렵다. 괜한 오해와 기대에 대한 실망 보다 다소 배려 없이, 예고 없이 조직개편과 발령 진행을 시행하게 되는 것이다.
흔히 T/O(Table of Organization)와 P/O(Prensent of Organization)가 있다. 이는 매년 인건비 계획을 수립하며 진행되는데, 적정 TO를 선정하고 권고사직/희망퇴직을 받을 인원, 자연 퇴사자, 신규 입사자(신입/경력) 등을 전반적으로 고려하여 진행한다. 즉, 연초부터 어떤 사람이 나가게 될 것이고, 몇명의 인원이 들어올지에 대한 계획이 수립되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애자일 조직, 신규사업 확장 등 다양한 이슈로 조직 변경이 잦은 기업들도 있지만, 연초에 계획된 틀에서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의 구성과 운영은 한정적 자원 내에서 이뤄지게 되며, 그것은 대부분 연초에 어느정도 계획되어진 상황에서 이뤄진다. 특히 조직 구성은 사업 현황에 따라 바뀌는데, 연초에 어느정도 사업계획이 수립되어져 있기 때문에 시점별 어떤 조직이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이미 합의되어 있다. 거기에 누가 갈지, 어떤 역할과 목표가 주어질지에 대한 부분도 그려져 있다. 인사평가와 보상, 발령 또한 마찬가지다. 작년 말 기준으로 평가 등급에 인건비 상승률, 숭진에 따른 상승률, 경력직 채용 수수료, 신입 채용, 퇴직금 정산 등을 시뮬레이션한다. 그리고 그 범위 내에서 모든 것이 조정된다. 따라사 상당수의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은 연초에 수립된 사업방향, 적정 TO, 비용산정, 인원 변경 등 요소로 인해 계획되어져 있다. (물론 사업의 현황에 따라 급격히 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느정도의 틀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