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우리의 직장생활에서 내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1. 직장에서 안전한 관계는 없다.
직장은 늘 시끄럽다. 쓸데없는 가십과 누군가와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들. 사람이 모인만큼 다양한 헤프닝이 생겨난다. 헤프닝이 생겨나면 뒷 말이 많기 마련이다. 직장인들은 자기의 직장에서 생겨난 일의 답답함을 어디다 풀 수 있을까? 결국 같은 생활을 공유하는 동료 직장인들에게 풀게된다.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가장 위험한 방법이기도 하다. 특히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더더욱 그렇다.
나는 나의 동료를 얼마나 믿을까? 3년, 5년, 10년동안 함께 한 직장 동료 혹은 동기들은 믿을 수 있을까?
직장에서 안전한 관계는 없다. 모두 '일'을 하러 모였고, 술 자리에서는 그저 '일'이라는 공통의 취미만
공유할 뿐, 내 속사정과 진심어린 생각들은 공유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에서 만난 동료들은 이미 성인으로서 '관계의 계산'을 거쳐 행동하게 된다. 관계의 계산식에서 나보다 또 다른 누군가에 대한 이익이
더 높다고 판단된다면, 가차없이 나를 저버릴 수 있는게 바로 직장에서의 관계이다.
특히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더욱 그렇다. '발없는 말이 천리간다'는 것처럼 사람에 대한 가십은 직장생활에서 가장 좋은 화제이자 상대방을 쉽게 내 편으로 만들 수 있는 방식이다. 그러나 그 이야기는 결국 퍼지고 퍼져, 누가 이야기했다는 것까지 들릴 확률이 높다. 나에게도 쉬운 방식이지만, 누군가에게도 쉬운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직장에서 사람에 대한 이야기는 늘 조심해야 한다. 그 누구에게도 '안전한 관계'는 없기 때문이다.
2. 영원한 리더도, 영원한 동료도 없다.
직장에서 영원한 것은 없다. 리더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고, 동료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팀원과의 관계에서
늘 '이사람과 영원할 것이다'라는 착각에서 행동한다. 그렇기 때문에 잘보이고 싶어하고, 잘 지내고 싶어한다. 그 과정에서 나랑 안맞는 경우,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되고 누군가는 떠나게 된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과연 그와 나의 관계가 지금처럼 영원히 붙어지낼까? 직장에서 길면 3년, 짧으면 6개월 내로도 바뀌는게
조직이다. 그 사람이 영원히 나와 함께할 것이라는 착각은 버려라. 또, 그 사람이 언제고 나를 챙겨줄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라.
"내가 잘 챙겨줄게. 내 말만 믿고 해" 라는 리더의 말은 모두 무책임한 말이다. 같은 회사에 있더라도 거리가 멀어지고, 다른 부서가 된다면 언제든지 남남이 된다. 지금처럼 매일같이 이야기하는게 아닌, 반기에 한번 볼까 말까한 그저 그런 동료가 되는 것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적당한 거리와 관계 유지다. 서로 기분 나쁘지 않은 선에서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상대방과의 관계도 나쁘지 않게 된다. 반대로 너무 깊어지면, 결국 어느 한쪽은 기대 수준이 높아져 관계가 깨져버리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앞서 말한 '미움받을 용기'가 필요하기도 하다.
3. 성장의 관점이 다르다.
많은 기업들이 직원의 성장을 말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직원들이 회사가 말하는 성장을 '자기계발'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자기계발은 회사가 말하는 성장이 아니다. 회사에서 말하는 성장이란, 결국 직원들이 본인의 역량을 발휘해 성과를 내는 것을 말한다. 역량에 대한 성장은 업무 스킬, 끈기, 실행력, 기획력, 직무전문성 등을 기반한 것이지 자기계발을 위한 성장이 아니다.
예를 들어, 재무업무를 담당하는데 IT개발 교육을 수강한다면 이는 회사 관점에서 성장일까? 지금 당장 성과를 내지 못하고, 직무와 연관성을 찾기 어려운데 어떻게 성장이라고 할 수 있을까? 개인 관점에서는 인생을 전체로 보았을 때 성장일 수 있다. 하지만 회사 관점에서는 쓸데없는 비용낭비로 밖에 볼 수 없다.
(영어회화가 필요없는데 영어회화 복지를 만들어달라는 것도 동일한 요소다.)
반대로 기업의 경영진들은 회사의 성장이 곧 직원의 성장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는 경영진들의 잘못된
생각일 가능성이 크다. 함께 성장했다는 것은 동의하지만, 성장의 속도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의 경우, 회사의 성장이 가파를 수록, 직원의 성장속도는 회사의 성장속도를 따라오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직무전문성에 기반한 외부의 경력직을 채용하는 일들이 많아진다. 이 과정에서, 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직원의 성장을 고집하며, 따라오지 못하는 직원들에게 저성과자로 낙인을 찍는 기업들은 조직문화가 망가지거나 함께 성장한 로열티 있는 직원들을 잃어버리게 된다.
4. 나는 우수인재가 아닐 수 있다.
사람은 생각보다 자기를 관대하게 평가한다. "이정도면 잘한거 아냐?"라며 본인을 높게 평가하지만, 생각보다 나에 대한 평가는 높지 않다. 이는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과 회사나 조직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우수인재는 회사에서 지정하는 것이다. 개인의 관점에서는 능력이 있을지 몰라도,
회사 입장에서 그 능력이 필요없다면 그는 더 이상 우수인재가 아니다. 또한 우수인재들은 생각보다 회사에서 원하는 성과를 가져다 주며, 본인을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그들은 조직에서 '평판'이라는 것이 회사의 성과달성에 도움이 되는지 잘 알고 있다. 평판이 좋아야 협업이
쉽고, 일처리가 빠르다. 그렇기 때문에 늘 본인을 낮추며 겸손하게 행동한다. 다시 돌아와, 내가 우수인재인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가 있다. 또한 내가 생각하는 우수인재가 누구인지 생각해보라.
그리고 그와 내가 어느정도 동일선상에 있는지를 바라보자. 그럼 나의 위치를 명확하게 알 수 있다.
5. 좋은 사람보다 일 잘하는 사람이 좋다.
직장생활에서 핵심은 결국 '일'이다. 일을 잘하면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따르고, 관계가 생긴다. 반대로 일을 못하면,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도 결국 버림받는다. HR에서 근무하면서, 성격 파탄자지만 일을 엄청나게 잘해 결국 성과를 만드는 사람들을 많이봤다. 그들은 직장에서 한자리 차지하는 위치에서 나쁜 리더로서의 모습을 전형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이 회사에서 원하는 성과를 가져와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물론 나쁜 리더들은 얼마 안가 떠나게되었다. 이직을 하는 경우도 있고, 나쁜 평에 휘말려 떠나게 되는 리더도 있었다.)
사람은 좋지만, 성과를 가져오지 못하는 리더는 구성원들에게 신임은 받지만 회사에서는 신임받지 못해 면팀장되거나 다른 조직으로 발령이 나는 것을 종종 봤다. 직장 생활은 결국 '일'을 잘하기 위해 모인 것이다. 사람만 좋다고해서 일이 저절로 잘되지는 않는다. 물론 사람 좋고 일도 잘하면 최고다. 그러나 둘 중 하나만을 선택하라고 한다면, 회사는 당연히 일을 잘하는 사람을 선택한다. 물론 개인별로 관점이 다를 수는 있다. 그러나 적어도 '회사'는 일 잘하는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