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가던길에서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한 '도전'의 방법
최근 생각이 많아지고, 바디프로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유산소 운동 겸 1시간 반~2시간 정도 산책을 즐겨하고 있다. 이것도 하나의 반복된 루틴이 되다보니, 산책하는 시간이 즐겁다. 이 시간동안에는 혼자 생각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할 지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내가 다니는 산책로가 늘 반복된 '특정 코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간혹 "조금 더 가볼까?", "저쪽 길로 가볼까?"라는 생각을 하긴했지만, "에이, 시간도 있고 가던 길로 가자.", "다음에 가지 뭐!"라며 생각을 접고 늘 산책하던 길로 갔던 것이다. 어쩌면 평소에도 나는 '익숙함'에 사로잡혀 '새로움'을 회피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러곤 2022년 9월 어느 날, 처음으로 다른 곳으로의 산책을 시작했다.
늘 하던 것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 : 본인 만의 자원적 여유로움을 찾아라
산책을 시작하고, 늘 다니던 코스에서 벗어나 '조금 더 멀리',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가는 선택을 하기까지 숫자로 세어보니 무려 132일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그간 나는 왜 새로운 길로 접어들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사람은 예측 가능한 것을 좋아하고 불확실성을 싫어한다. 내가 가본 길을 통해 충분한 이익을 얻었다고 생각하면, 그 이상의 길을 가기를 꺼려한다. 이것은 뇌과학적으로도 증명된 것이다. 내가 늘 다녔던 산책코스는 사실 처음 산책을 시도했을 때 개척했던 길이었다. 즉, '도전'이 만들어낸 결과물인 셈인데, 현재 다니는 코스가 내 생각을 정리하고 유산소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에 충분했기 때문에 '조금 더 멀리', '아예 다른 방향으로' 가는 길을 만들어내지 않은 것이다. 어느 순간 새로운 도전을 꺼리게 된 것이다.
새로운 길로 가기 위해서는 불확실성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가 필요하다. 그 길을 마주할 때, 우리는 "돌아올 수 있는 길이 있을까?", "저 곳은 어디로 가게 될까?", "얼마나 걸릴까?"라는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이를 우리의 삶에 대입해보면 새로운 도전 앞에 망설이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무언가를 도전했을 때 다시 돌아와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한 성과(목적지와 방향)에 대한 불안감과 목적지까지는 얼마나 걸릴지에 대한 막연함까지도. 그러나 산책을 통해 느낀 것은 '고민'은 결과를 만들어주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깊은 고민은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만을 키운다. 그리고 이내 내게 "그래, 그럼 다음에 하지 뭐"라며 마음 한켠에 자리하고 있던 두려움에 설득당해 가던 길로 돌아서는 나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어떻게 하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용기를 가질까? 어떤 사람은 실행만이 답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그것은 모든 사람에게 정답이 될 수 없다. 우스개 소리로 MBTI에서 I, T, J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무조건적인 실행은 결코 답이 될 수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여러 고민 끝에 내린 결론은 '자신감'이다. 산책을 하면서 돌아가도 괜찮다는 믿음, 어디로 가게될 진 모르지만 난 잘해낼 수 있다는 믿음, 얼마나 걸릴지는 모르지만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즉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다면,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자신감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 사람은 생존에 필요한 자원적 여유로움이 있을 때 자신감을 얻는다. 어떤 사람은 돈이 될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시간, 어떤 사람은 인맥 등이 될 수 있다. 산책을 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나갈 때, 나의 자원적 여유로움은 '시간'이었다. 이건 내 인생도 마찬가지다. 취업과 진로를 고민했던 20대의 내가 부정적이었던 이유는 '시간'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었다. 빨리 취업하지 않으면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생각, 더 늦으면 취업이 어렵다는 생각. 그러나 오히려 취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시간'에 대한 여유로움을 가졌을 때였다. 누구는 "근자감"이라고 표현하지만, 그 당시 나는 "난 아직 젊고, 해낼 수 있는 것들이 많고, 더 도전할 시간이 많아"라는 생각을 가졌었고 여유로움이 생기니 자신감이 생겼다. 조급함이 사라지니 취업준비에 몰두하고 실제 면접 과정에서 더욱 나를 잘 어필할 수 있었다.
이것은 직장생활도 마찬가지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늘 새로운 도전에 직면했다.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일들 속에서 많은 시도들을 하고, 실패와 성공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내 옆의 든든했던 동료, 나를 지원해주는 팀장님, 해낼 수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확신과 믿음이 있기에 가능했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곳으로의 이직을 고민하는 것도 '자신감'이 있기에 가능할 것이다. 나는 해낼 수 있다는 믿음, 어디서든 잘할 것이라는 여유로움이 있기에 커리어를 쌓고, 스스로 성장해낼 수 있다는 것. 자신감이 생기면 새로운 도전도 쉽게 할 수 있고, 더 좋은 성과를 낼 수도 있다. 그리고 자신감을 얻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은 '나에게 여유로움을 줄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 것이다. 스스로에 대한 신뢰, 확신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일은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 더 큰 것을 얻게 만들어준다는 것이다.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두렵다면 다음과 같은 고민을 해보고 결정해보라.
1️⃣ 나는 어딜가나 잘할 수 있는 사람일까?
2️⃣ 어려움이 있을 때,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환경인가?
3️⃣ 실패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일까?
산책이나 운전 중 네비게이션을 놓쳐 정해진 길이 아닌 다른 길로 접어들었을 때를 생각해보라. 때론 정해지지 않은 길을 통해, 좋은 풍경과 여행지를 발견할 수도 있고 맛집을 찾아낼 수도 있다. 만약 그 길이 목적지와 조금 멀어지더라도 돌아오면 된다. 우리가 여행사를 끼지 않고 자유여행을 하는 이유도, 시간적 여유로움을 만끽하며 천천히 여행을 음미하고자함이 아닌가? 때론 돌아오더라도 '시간적 여유로움'을 갖고 천천히 임한다면 보다 재미있는 운전/여행의 추억을 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