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료)
아무리 어려운 일이라도 꾸준히 노력하면 결국 해낸다는 속담입니다. 또는 한 사람에게만 애정공세를 집중해 결국 원하는 사랑을 얻어 낼때도 많이 쓰이기도 하죠. 하지만 이런 경우는 현대 사회에서는 간혹 부정적으로도 인식되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을 살며 수많은 도전에 부딪치며 살아갑니다. 여러번 시도하지만 결국 실패하는 사람도 여전히 많고 끝끝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어 내는 사람도 적지 않습니다. 우리 집 막내에게도 이와 비슷하다면 비슷한 역사가 있습니다. 이미 여러번 도전했지만 아쉽게도 아직 끝을 보지 못한게 있죠. 싱가포르의 공립학교 입학이 바로 그것입니다.
싱가포르에 이사오면서 가장 큰 걱정은 아이들의 학업문제였습니다. 한국에서는 제법 잘한다는 소리를 들어왔던 아이들이라 괜히 적응 못하고 쓸데없이 시간 허비하는건 아닐까 많이 걱정도 됬었죠. 세아이 모두 자그마한 국제학교에 입학을 했지만 생각했던 것 보다 규모도 작고 프로그램도 엉성해 보여 솔직히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오기 전부터 싱가포르는 공립 학교 교육 시스템이 매우 잘되어 있어 특별한 목적이 아니라면, 여느 국제학교 보다 오히려 아이들에게 훨씬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한다고 익히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나 입학할수는 없었고 AEIS라고 하는 공립 입학 시험을 합격을 해야 했었죠.
바다 건너 온지 1년쯤 지난 즈음이었을까요? 공립학교에 대해 아내와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지원할수 있는 나이가 이미 지나버려 별다른 수가 없었던 큰애와 달리, 둘째와 막내는 전격적으로 도전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그러나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는지, 또 어떤 문제가 출제 되는지 전혀 알수가 없어, 한두 달정도 시내의 한 학원에 열심히 보내기도 했었죠. 하지만 막상 시험을 마치고 나온 아이들은 학원에서 배웠던 것과는 아예 달랐다고 울상을 짓기도 했습니다. 한편 시험을 마친 두 아이들이 매우 상반된 반응을 보여서 우리 부부는 의아하기도 했었습니다. 너무 문제들이 어렵고 이상해서 망친것 같다, 떨어진것 같다라며 우울해 하던 둘째와는 달리, 막내는 시험은 좀 어려웠지만 잘 본것 같다며 합격할 것 같다며 당당하게 한참을 으시대곤 했었죠. 그러나 몇개월 뒤 이 둘은 다시한번 희비가 엇갈립니다. 멋지게 합격 축하 메일을 받은 둘째와 달리 막내 녀석은 눈물로 불합격 소식을 마주해야 했었죠.
둘째의 학교 생활을 보며 부부는 훨씬 체계적이고 생각했던 것 보다 많은 경험을 제공하는 싱가포르의 공립 교육시스템을 경험하게 됩니다. 다양한 클럽 활동들을 할수 있었고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학교 생활을 할수 있도록 학교 차원의 많은 지원도 느낄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현지 친구들을 더 많이 사귀게 되며 싱가포르 사회에 수월하게 적응하는 아이를 볼수 있었습니다. 공립맛(?)을 본 우리의 끈질긴 설득 끝에, 막내는 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다시한번 시도를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녀석과 함께 둘러 앉아 나름 지난번 실패에 대한 분석도 했습니다. 아들녀석 말로는 수학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며 불합격 원인은 영어 라이팅인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민 끝에 현지 아이들이 다니는 라이팅 학원에도 야심차게 등록을 했습니다. 그래봐야 일주일에 고작 한번 가는 곳이었지만 그곳에서 녀석은 이른바 라이팅 테크닉을 배우게 됩니다. 예를 들면 구성을 할 때 서론 본론 결론으로 진행을 한다거나, 마무리 요약에서는 한번 더 강조를 해야 한다는 등 마치 쪽집게 같은 교육을 받은 셈이었죠. 녀석 스스로도 그동안 몰랐던 방법을 많이 배운 것 같다며 이번에는 틀림없이 될것 같다고 다시한번 자신감을 보여주더군요. 하지만 이렇게 야심차게 준비한 두번째 도전도 결국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녀석에게 두번의 실패는 매우 큰 충격인 듯 했습니다. 호기로웠던 특유의 자신감도 많이 위축이 된 듯 보였죠. 아내와 나는 공립교육이 너와는 안맞는 시스템인가 보다며 아이를 위로했고, 지금 잘하고 있으니까, 지금 학교에서 마음 편히 공부하자며 다독였습니다. 이렇게 두번의 실패 이후, 더 이상 공립학교 얘기는 나오지 않았고, 해가 지나 다른 친구가 합격이 됬다는 소식이 들려왔어도 우리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올해는 막내는 중학교 2학년입니다. 이곳으론 8학년이지요. 어느날 올해가 공립시험을 지원 할수있는 마지막 학년임을 우연히 알게 되었고, 아내와 제 마음에는 공립학교 생각이 스멀스멀 다시 떠오르게 되었죠. 게다가 최근 둘째도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을 했고 큰애도 이곳 국립대에 합격을 하면서, 막내에 대한 아쉬움이 계속 남아 있었거든요.
아주 조심스럽게 아이에게 말을 꺼냈고, 처음에는 관심이 없다며 칼같이 거절했던 녀석도, 오랜 설득 끝에 결국 마지막 기회에 다시한번 도전해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정말 마지막이니 후회 없이 최선을 다해 보자며 엄마도 아빠도 함께 돕겠다고 약속을 했죠. 아내는 수학 기출문제집을 구해와 밤늦도록 한문제 한문제 풀어가며 함께 공부했고, 아빠는 여러개의 영어 라이팅 샘플을 구해 단기간 집중해서 공부하는 형태로 아이를 도왔습니다.
시험당일, 녀석은 긴장이되는지, 이동하는 택시 안에서 싸인 코싸인 공식을 엄마에게 묻고 또 물었습니다. 시험 중간 점심 시간에도 졸리면 안된다며 밥도 평소의 반만 먹겠다며 마지막까지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죠. 시험을 모두 마치고 나오는 아이게게, 최선을 다했으니 결과와 상관 없이 잘했다며 우리는 아이의 어깨를 두드려 주었고, 녀석도 특유의 환한 웃음을 지으며 그렇게 막내는 공립학교로의 마지막 도전을 끝냈습니다.
시험 결과가 나오려면 세달정도 기다려야 합니다. 시간이 흘러 이 글을 다시 읽을 때쯤엔, 커다란 나무를 멋지게 쓰러트린 녀석의 이야기가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 봅니다.
"No tree is too strong to fall if you strike it ten times" is a beloved Korean proverb rooted in the cultural value of perseverance. Traditionally used to encourage persistence in achieving difficult goals, it reflects Korea's emphasis on dedication and unwavering effort.
This essay chronicles a Korean immigrant family's five-year journey in Singapore, centered on their youngest son's determined pursuit of admission to Singapore's prestigious public school system through the AEIS exam.
After experiencing two heartbreaking failures, the family rallies together for one final attempt, with parents dedicating themselves to intensive preparation. The story beautifully illustrates how ancient wisdom guides modern immigrant families facing educational challenges abro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