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방장 양조장 Sep 12. 2018

막걸리의 '빨간' 속살

그리고 프리미엄 막걸리 ①

시작에 앞서 여기서의 우리술은 전통주라고도 하며 한국의 술들을 통칭하는 같은 말로 사용된다.





퇴근 후 비 내리는 날이면 어김없이 막걸리 가게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이제는 막걸리 종류도 제법 다양해졌다. 국산 맥주에도 개개인의 선호도가 있듯이 막걸리에도 선호가 있다. 그래서 요즘엔 막걸리를 주문할 때 어떤 막걸리인지 콕 찝어주지 않으면 점원은 다시 물어볼 것이다.


"어떤 막걸리요?"


우리는 막걸리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막걸리는 과연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전통주가 맞는 것일까?

주세법에 따른 전통주의 정의는 이러하다.  


1) 중요 무형문화재 보유자 및 시-도지정문화재 보유자가 제조하는 주류 혹은 주류부문의 식품명인이 제조하는 주류를 '민속주'라고 하며,

2) 해당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주된 원료로 하여 제조한 주류를 '지역 특산주'라고 한다.


이 두 가지에 해당되는 주류를 전통주라 한다. 덧붙여 전통주는 쌀(찹쌀과 멥쌀), 보리나 밀가루 등의 곡식으로 고두밥을 짓고, 누룩과 물을 함께 잘 섞어 일정 온도에서 발효시킨 곡주를 일컫는다.


그렇다면 우리가 일반 마트나 식당에서 마시는 막걸리들은 어떨까? 대답은 전통주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막걸리의 종류는 상당히 다양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국내에서 유통되고 있는 막걸리들은 수입쌀과 일본의 입국으로 빚고 있기 때문에 주세법상 전통주의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고 '일반 주류'에 해당된다. 또한 국내산 원료 및 특산물을 활용한 술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실 및 향을 첨가한 막걸리들은 탁주가 아닌 '기타 주류'에 해당된다. 이렇게 보면 생각보다 전통주 범위에 든 막걸리를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시중에서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지, 사 먹기 어렵다고는 안 했다. 최근 온라인에서 전통주 판매 규제가 완화되어 마트에서 구매하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종류를 온라인 구매를 통해 빠른 시일 내로 받아볼 수 있다. 대부분의 온라인으로 판매되는 막걸리들은 일종의 프리미엄 주류로, 가격은 일반 막걸리 및 소주 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다. 하지만 만원도 되지 않는 가격으로 우리술의 프리미엄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특혜라고 생각한다. 이들이 왜 프리미엄인지는 앞으로 소개되는 몇 가지 막걸리들의 설명이 이해를 도울 수 있겠다. (온라인 구매는 네*버 스토어팜 및 카*오 스토어 및 각각의 주류 사이트에서 성인인증 후 구매 가능하다.)






프리미엄 막걸리 중에서도 주방장이 오늘 소개할 막걸리는 바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술샘 양조장 프리미엄 막걸리다. 막걸리가 하얗지 않고 빨갛다는 특이점 하나만으로도 소개할 가치가 있는 술취한원숭이와 붉은원숭이! 주방장이 그 빨간 속살을 한 번 맛(?) 보았다.

 

사진출처 미래식당


이름은 각각 술취한원숭이 그리고 붉은 원숭이. 비주얼로만 봐서는 와인 보틀에 담긴 토마토쥬스 같기도 하고. 붉은 원숭이의 부유물들이 가라 앉아 있는 것을 보면 막걸리가 분명 맞다. 두 막걸리를 가볍게 비교를 해보자면 차례대로 생탁주와 살균탁주이다. 이름은 2016년 붉은 원숭이 해에 지어져서 살균탁주가 나오고, 살균탁주로만 팔기에는 생탁주가 너무 괜찮아서 술취한원숭이도 함께 나왔다고 한다.


사진출처 미래식당


알코올 도수는 10.8도, 용량은 375ml로 구성되어 있다. 소주 한 병은 360ml로 소주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이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맛 뒤에 찾아오는 특유 막걸리의 향을 느낄 수 있다. 독하지 않고 목넘김이 좋다고 벌컥벌컥 마시다간 훅 갈 수 있다. 잊지말자.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도수는 10.8도.


사진출처 미래식당


색에서부터 느껴지는 특별한 막걸리


홍국쌀 들어는 봤는가. 홍국쌀은 경기 용인에서 생산되는 경기미에 붉은 곰팡이균을 접종시켜 만든 쌀로 고지혈증 치료와 콜레스테롤을 낮추는데 효과있는 모나콜린K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슈퍼푸드라고도 불린다. 이 홍국쌀과 경기미, 누룩, 정제수만을 이용해 100% 수작업으로 만들어진 막걸리가 바로 술취한원숭이와 붉은원숭이다. 기존에 알고 있는 막걸리의 단맛이 설탕, 물엿, 아스파탐을 이용한 것이라면, 이 붉은 막걸리의 쌀이 가진 은은한 단맛은 생각보다 많이 달지 않고 적당히 드라이한 맛이다.


사진출처 미래식당


두 막걸리는 앞서 말한 것처럼 생탁주와 살균탁주로 서로 다른 장르에 속해있다. 따로 비교해보자.


먼저 <술취한원숭이>다. 첫 맛은 새콤하고 상큼한 과일주 느낌. 이름처럼 강한 개성을 지닌 맛이다. 은은한 단맛에 생각하고 있던 막걸리와는 달리 드라이한 편이다. 게다가 적은 탄산감은 부드러운 질감을 한층 더 제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맛으로 인상적이다. 과실주를 좋아하는 그녀와 막걸리를 좋아하는 그가 술자리에서 둘 다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술이 바로 술취한원숭이다.


이어서 <붉은원숭이>의 첫 맛은 달고 고소하다. 술취한원숭이에 비해 부드럽고, 순하다고 느껴졌다. 아마 신맛과 탄산감의 유무 차이인 듯 하다. 붉은 원숭이에서는 탄산감과 신맛을 느낄 수 없었다. 익숙한 단 맛이 아닌 흥국쌀에서 나온 은은한 단맛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술취한원숭이도 탄산감이 적어 부드럽다고 했지만 붉은원숭이는 더 부드러워 훅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취하고는 싶은데 부드러운 술에 당(?)하고 싶을 때 딱이다.


사진출처 미래식당





[ 술취한 원숭이 / 붉은 원숭이375ml ]


종류 - 탁주

지역 - 경기도

도수 - 10.8도

원료 - 쌀, 홍국쌀, 정제수, 누룩

가격 - 만원 이내






와인에만 시음 평가표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막걸리에도 위와 같이 다양한 맛과 평가 요소들이 존재한다. 오늘 소개한 술샘의 막걸리 이외에도 주방장이 소개하고픈 프리미엄 막걸리는 너무 너무 너무 많다. 앞으로도 주방장의 친절한 프리미엄 막걸리 탐구는 계속된다. 마지막으로 바람이 있다면, 앞으로 주방장이 제공하는 우리술 평가를 참고하여 매일 똑같은 막걸리가 아닌, 특색있는 막걸리도 한 번 즐겨보는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