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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Nov 23. 2022

내 꿈은 예쁜 할머니가 되는 것

거울을 보며 한 번씩 머리를 들춰보면

나날이 늘어나는 흰머리가 보여

속상함이 밀려온다.

아직은 한창 일할 나이인데,

머리는 이제 쉴 때가 다가온다고

말하는 것 같다.


예전의 나의 꿈은 참 거창 했던 것 같다.

몇 살에 무엇을 이루고,

몇 년 후에 어떤 자리에 오르고,

경제적으로는 어떤 것들을 성취하고 싶다는

계획으로 무성했다.


그러나 그때 꿈꾸던 나의 계획들과 꿈들이

지금 돌아보니 나에게 너무 무리였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현재의 나는, 꿈꾸던 나와 많이 다르다.

석사 과정도 중도 포기하고,

취득하려던 국가 자격증도

책과 인강(인터넷 강의)

만 구매하고 끝까지 성취하지 못한 것도 있다.


핑계는 많았다.

아이들 셋 키우며, 직장 다니며, 야근도 했었고,

시부모님과 친정 부모님 챙기느라

힘에 부쳤다는 뻔한 이야기.


사실 엄밀히 말하면 성공을 이룰 만큼

치열하게 살지 못했고, 원하던 것을 얻고 싶은

마음이 뼛속까지 간절하지 못했다.


어쨌든 지금, 나는 뭐 하나 이룬 것 없는

평범한 직장인으로 한 해 한 해를 보내고 있다.


문득 오늘 거울을 보면서 내 꿈과 목표를 약간 수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나를 갈아 넣을 만큼 간절한

성공을 향한 갈망도,

더 이상 나와 아이들을 희생해 가며

눈코 뜰 새 없이

소소한 행복을 포기하면서 까지

살아가고 싶은 마음도 없을 바엔

나를 좀 더 편안하게 놔주기로 했다.


'나의 꿈은 예쁜 할머니로 나이 드는 것'


이게 수정된 나의 꿈이다.

'예쁜 할머니'라는 말은 얼굴이나 외모에

국한된 말이 아니다.

하는 행동도, 마음 씀씀이도 예쁘게

나이 들고 싶다는 이야기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고, 그 삶을 이해해 주고,

더불어 나의 삶도 너무 몰아세우지 않고,

편안하게 해 주며 살아가고 싶다.

끊임없이 공부하며 지적인 미를 풍기고 싶다.

 

나중에 손주가 태어나면 그 손주로부터

"우리 할머니는 정말 예뻐,

우리 할머니처럼 살고 싶어"라는 말을 듣고 싶다.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의 노년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인생의 황혼기를 다른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며 아름답게 살아가고 있는 분들도

주위에선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나도 그분들처럼 예쁘게 늙어 가고 싶다.

진정한 어른이, 존경받는 어른이 되고 싶다.

 

그 정도면 성공한 인생이 아닐까?

 은퇴 전에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

어떤 자리에 올라가거나, 

무엇을 성취해야만 성공한 인생일까?


새롭게 수정된 나의 꿈이 마음에 든다.

이젠 마음을 조급하게 먹지 않아도

될 듯하다.

편안한 마음으로 물 흐르는 대로

나의 노년을 준비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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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봉사


이미지 출처: 게티 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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