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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Aug 18. 2023

4. 선생님 한 분에, 학생 여덟 명

가족 같은 반을 이루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땐

한 반에 5-60명씩 있어

어떤 친구와는 이야기도 제대로

못 해본 채

다음 학년이 되는 일도

종종 있었다.


요즘의 학교 교실은 한 반에 30명

내외의 학생들이 있다고 한다.


대안학교에 다니는  나의 딸은

한 반에 여덟 명,

선생님 한 분이

여덟 명을 지도해 주신다.


선생님 한분에, 학생 여덟 명.


반 이름들도 모두 독특하다.

반의 이름은 각자 그 반 학생들이 정한다.


"순대" , "다 함께해", "하늘 이글스",

"양무리" , "한 배 탄 아이들"...


우리 딸이 속해 있는 반은

"순대" 반이었다.

딸에게 반 이름의 뜻을 물으니

"순대" 의 뜻은 "순종하는 대가족"

이라고 했다.

여덟 명 반 아이들이 모두 얼굴 특징에 따라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언니, 오빠, 동생등

의 별명을 붙이다 보니

대 가족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어른들 말씀에 순종하는 대가족'

이라는 뜻을 담은 "순대"로 짓기로

했다나?


조금은 생뚱맞은 이름이었지만

쉽게 잊혀지지 않을 이름이었다.


반 이름이 정해지면, 각자 그 반에서

일 년 동안 지킬 <존중의 약속>을 정한다.


일 년 동안 지킬 <존중의 약속>

거창하진 않지만, 반 친구들에게

지켜야 할 기본예절이 된다.


1.  다 같이 뒷정리 하기

2. 거짓말하지 않기

3. 만나면 꼭 인사하기

4. 시간약속 잘 지키기


"순대" 반 친구들이 함께 정한

<존중의 약속>이다.

각 반 마다 <존중의 약속>이 다르다.


나도 일반 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지만

(교사는 아닙니다^^;)

요즘 학생들이 뒷정리를  못하는건

정말 안타깝다.

모두 귀하게 자란 탓일까?


또, 십대 들이 (다 그런건 아니지만)

인사도 잘 안 하고,

약속 못지키는 것은

그래 야 하는 이유를 잘 모르기

때문인것 같아 안타깝고 맘이아프다.


학생들이 학교에 다니는 시기에

가장 중요하게 가르쳐야 하는 건

공부도 중요 하지만

이런 기본 습관과 예절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공부나 학습은 나중에라도 할 수 있지만

예절이나 기본 습관은 어릴때 부터

몸에 베지 않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존중의 약속>은 그 반의 가치와

기본 예절이 되어 일 년 내내 지켜진다.


반 아이들이 여덟 명이다 보니

선생님과의 상담이나 대화 시간도

자연히 많을 수밖에 없다.

학생들의 행복한 모습


선생님은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강점

성향을 파악하고, 학생들의 진로지도와

생활지도를 구체적으로 주실 수 있다.

자연스럽게 개인 맞춤형

진학 지도와 생활지도가

이루어진다.


반 학생들의 수가 적으니

기동성에서도 더욱 자유롭다.  


반별로 함께 야외 수업을 하거나

테마 여행을 갈 수도 있고,

선생님의 재량껏 자유로운 수업을 구상하고

진행할 수도 있다.


유독 대안 학교에서 체험학습이나

야외 학습이 많은 이유이다.


"순종하는 대가족"의 이름처럼

가족과 같은 딸의 학교 생활이

더욱 기대되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딸보다 더욱

새로운 학교에서 일어날 일들을

기대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대안교육,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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