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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Dec 22. 2023

4. 삶의 가장 밑바닥에서 2



https://brunch.co.kr/@ju2792/276


< 위 글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



정말 잘 살고 싶었습니다. 예쁜 가정을 이루고 예쁜 아기들을 낳아 알콩 달콩 재미있게,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게 사는 모습을 부모님들께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평생 고생만 하신 양가 부모님들께 효도라는 것도 하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정 반대였습니다. 가정은 깨어지기 직전이었고, 사업은 망했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희망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숨을 쉬는 것조차 힘들었고, 마음은 칼로 난도질당한 것처럼 끊어질 듯 아팠습니다. 가정생활을 제 힘으로는 더 이상 유지할 수가 없었습니다. 끝내든, 유지하든 결정을 내려야 했습니다. 이렇게 큰 상처를 준 사람과 내가 다시 살 수 있을지 정말 자신이 없었습니다.


저는 다시 한번 하나님께 매어 달리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절망의 때마다 내가 부르짖을 수 있었던 유일한 분이었습니다. 이 모든 고통 가운데서 나를 구원해 주실 분, 나의 기도에 응답해 주실 분, 바로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사람들의 눈을 피해 매일 저녁 교회에 가서 주님께 기도를 드렸습니다. 낮이 아닌 저녁을 택한 이유는 아는 분들과 마주칠까 부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주님, 우리 가정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사업하다 철저하게 망하고, 서로 미워하고 싸워서 더 이상 더 나빠질 수 없을 만큼 나빠졌습니다. 이젠 일어설 힘조차 없습니다. 이젠 어떻게 해야 합니까, 주님, 우리 가정을 불쌍히 여겨 주세요. 어떻게 해야 할지 가르쳐 주세요. 제 힘으로는 도저히 용서도 안되고 사랑할 수 없습니다. 주님께서 용서할 수 있는 마음도 주시고, 치유하여 주시고 회복시켜 주세요."  


매일 저녁 시간을 정해 놓고, 혼자 시작한 기도였는데, 어느 날부터 저처럼 억울한 일을 당한 분, 큰 병이 걸리신 분, 사업이 망하기 직전인 분, 자녀의 건강이 나빠져 기도하시는 분들이 저녁 시간에 하나둘씩 교회로 모여들기 시작하였습니다. 우리는 각자의 나이도, 사연도 달랐지만, 기도의 친구들이 있다는 것에 안도하며 같이 기도하였습니다.


" 하나님 사랑의 눈으로 너를 어느 때나 바라보시고, 하나님 인자한 귀로써 언제나 너에게 기울이시니
어두움에 밝은 빛을 비춰 주시고 나의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니, 너는 어느 곳에 있든지 주를 향하고
주만 바라볼지라."                                          < CCM찬양 "하나님의 사랑을 사모하는 자" 중에서>


기도의 자리에 앉아 매일 한두 시간씩 의자에서, 혹은 교회 바닥에 무릎을 꿇고,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간혹 한분이 기도하시다가 엉엉 우시기라도 하면, 다른 분들도 같이 우시며, 서로를 다독이며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하는 기도 공동체가  되었습니다. 만약 밖에서 사람들이 우릴 보았다면 사연 많은, 정말 안타깝기 그지없었던 모임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 보면, 서로를 위해 간절히 기도해 주던 그때의 멤버들이 너무 그리울 정도로 따뜻하고 좋은 기도의 친구들이었습니다.


우리의 기도모임은 6개월 이상 지속 되었습니다. 우리의 신음까지도 다 듣고 계신 하나님께 우리는 우리의 문제를 말씀드리며 기도를 드렸습니다.


저녁 기도를 시작 한지 한 달쯤 지났을까요? 기도를 계속하면서, 회복 불가능 할 것 같았던 우리 부부가 싸움을 멈추게 되었습니다. 남편에게 받았던 말의 상처들도 하나님께서 치료하여 주시고, 용서할 수 있는 마음을 주셨습니다. 그동안 속상했던 모든 것을 하나님께 다 말씀드리니, 마음을 심하게 누르고 있던 돌덩이가 조금씩 녹아드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밉기만 하던 남편을 측은히 여기는 마음이 생겨났습니다. 끝내야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찼던 우리 가정이 다시 회복되고 치유되기 시작했습니다. 기도를 계속하면서 남편도, 저도 다듬어지지 않았던 모난 성품이 더욱 온유하게 변화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큰 평수는 아니지만, 21평의 새로 입주하는 LH 임대 아파트에 들어가게도 되었습니다. 당시 남편에게 직장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새 집에 들어갈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그 후 우리는 기도하며 새로운 직장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업이 망한 직후와 달라진 건 많이 없어 보였 지만, 우리 가정은 이미 하나님의 새로운 계획 가운데로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아직 직장을 구한 것도, 사업으로 진 빚을 갚을 수 있었던 것도 아니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상처 입은 마음들을 고쳐 주시고, 새로운 집을 주시며 희망을 보여 주셨습니다. 넘을 수 없을 것 같았던 큰 문제들이 이젠 서서히 작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 내 이름으로 무엇이든지 내게 구하면 내가 행하리라."  (요 14장 14절)  



저에게 하나님은 자녀가 부르짖을 때 응답해 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우리가 흘리는 눈물 한 방울도 주님은 그냥 흐르게 놔두시지 않으시는 분이십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고난을 허락하시지만, 그 고난으로 우리의 믿음을 성장시키십니다.

때문에,

우리가 기도하는 시간은 우리의 믿음이 성장하는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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