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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Jul 05. 2022

층간 소음

냥들의 소음 분쟁

이봐요, 2층!   거  조용히 좀 해주세요!
아니,  내가 뭘 어쨌다구.....
너무 시끄러워 못 자겠어요.


그래, 많은 사람이  같이 사는 아파트니 서로 조심해야 겠지?


미안해요. 더 조심하고, 조용히 할께요....

오늘은 이들과 층간소음에 관한 역할극을 해 보았다.


사실 층간 소음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층간 소음 문제로 말다툼도 일어나고 이웃을 해치기까지

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름이라 창문을 활짝 열어 놓은 요즘엔 더욱 신경 쓰이고 거슬리는 문제이다.




나는 아파트 1층에 거주하고 있다.

우리 집 2층엔  중년 부부와 대학생 아들 한 명이 살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없어 층간소음에서 자유로울 것으로 생각했지만, 그렇지 만은 않았다.


2층 아저씨의 힘을 주어 쿵쿵 걷는 습관은 7년째 고쳐지지 않고 있고, 밤에 커다랗게  소리를 켜 놓은 티브이 프로그램은 직접 가 보지 않고도 무슨 프로그램 인지 알 수 있었다.


새벽엔 늘 절구통에 마늘을 찧어대는 소리에 잠이 깨고,

이른 아침 청소기 소리에 남아있던 잠들달아났다.


이곳에 이사 온 7년 동안 우리 이웃들은 친절하게도

같은 루틴으로 일찍 일어날 수 있도록 은연중에 돕고 있다.


지금 내가 소음 피해자라고 하소연하고 싶은 것은 아니다.


사실 이곳 1층으로 이사 온 이유도 우리가 원하진 않았지만

한때 층간 소음 유발자 였던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집은 아이들이 세명이나 되기 때문에

아무리 아이들을 조심시키고, 5센티 이상의 두꺼운 매트로 바닥을 모조리 깔아도 해결하지 못하는 게 있었다.


그땐 6층에 살았는데, 거의 매일 같이 5층 아저씨가 찾아와 우리 집 벨을 눌러 댔다.

5층의 아저씨는 마동석 씨를 닮아 우락부락 큰 덩치로

한 눈에도 매우 두려운 존재였다.


정작 5층도 개구쟁이 두 아들을 키우느라 우리 집 보다

더 큰 소음을 낸다는 4층 아주머니의 하소연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럼에도 5층 아저씨 아주머니는 우리 아이들이

너무 뛰어다닌다며 매일같이 찾아왔다.

아이들과 나는 매일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그래도 5층엔

우리의 발소리가 그대로 전해진 모양이다.


결국,  아랫집에 미안한 마음에,

또 우리 아이들에게 조용히 해라. 뛰지 말아라.

하는 잔소리를 하는 것에지쳐  

여기저기 알아본 끝에 겨우 1층으로 이사 올 수 있게 되었다.


이사온 이후 한동안은

더 이상 소음 유발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편안했다.


그렇지만 아파트는 많은 이들이 함께 거주하는 곳이다.

다른 이들이 내는 소음에도 적응하고 이해할 수 있는 아량도 갖추어야 한다.


지금도 7년이나 지났지만 쉽지만은 않다.

적응이 될 법도 한데, 한 밤중 크게 들리는 티브이 소리는 아직도 힘겹다.


힘든 것 , 짜증 나는 것 만 보면

인생은 정말 힘들다.


힘든 상황에서도

좋은 것, 배울 만한 것을 바라보며 감사할 때

더욱 감사할 일들이 많아진다.


오늘도 감사거리를 찾아본다

"우리를 위해 이웃들이 아침마다 늦잠 자지 않도록

마늘 알람, 청소기 알람, TV알람 으로 깨워주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가끔은 포도 처럼 늘어지게 늦잠을 자 보는게 소원이다.




#층간소음, #아파트, #이웃,

#고양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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