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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hn Yoon Mar 03. 2020

모노 레이크(Mono Lake)의 Tufa

미국 서부(Western United States)에는

알래스카와 하와이를 제외하면 모두 11개의 주가 있는데

이 가운데 가장 큰 주는 바로 캘리포니아 주(California State)이다.


캘리포니아는

남한의 약 4배 크기이며

미국 전체에서도 세 번째로 큰 state이다.

이렇게 큰 캘리포니아 주에는 약 3,000개의 크고 작은 호수가 있다.


그런데 캘리니아주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아주 특이한 호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Mono Lake이다.


모노 레익(Mono Lake)은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동쪽 끝이자

이스턴 씨에라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는

캘리포니아주에서 네 번째로 큰 호수이다. 


Mono Lake은 길이 9.3마일(15km),

넓이 13마일(21km), 평균 수심 56ft(17m),

최대 수심 157ft(48m)로서 Eastern Sierra 지역 최대의 호수이다.


넓이로만 따지면

백두산 천지의 약 18배,

분당 신도시의 2.6배, 성남시의 1.3배,

플러튼의 3.1배, 세리토스의 7.8배, 그리고 얼바인과 같은 크기이다. 


모노 레익은 6월,

혹은 7월까지도 눈으로 덮여있는

씨에라 네바다 산맥을 지척에 두고 있지만

실제로 모노 레익이 속한 지역은 준 사막지역이다.


일찍이 이곳을 방문했던 

마크 트웨인은 그의 책 “Roughing It”에서

모노 레익(Mono Lake)을 생명이 없고, 나무가 없는 

지구상에서 가장 흉측하고 외로운 사막이라고 평가했다. 


모노 레익은 지리적으로

거대한 대야(분지)라고 불리워지는

그레잍 베이슨(Great Basin)의 서쪽 끝에 자리잡고 있다.


참고로 Great Basin은

네바다주의 대부분 지역과

유타의 절반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곳은 황량한 사막 지역이나 마찬가지인 곳이다.


그레잍 베이슨의 서쪽은 씨에라 네바다로

동쪽은 컨티넨털 디바이드에 의해 둘러 싸여 있는데


Great Basin에 내리는 눈과 비,

그리고 강들은 바다로 흘러 들어가지 않고

자체적으로 증발해 버리거나 대수층으로 흘러들어 간다.


모노 레익이 위치한 곳은

endorheic Basin인데 엔더릭이란,

바다가 아닌 내륙의 분지로 흘러드는 물을 의미한다.


어떤 지역에 속한 호수가

주변 땅보다 낮은 분지에 있을 경우,

그 호수의 물은 다른 곳으로 흘러가지 못하고 

이스라엘의 사해처럼 자체적으로 증발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이럴 경우,

호수는 물이 증발되면서

미네랄과 염분이 남게 되는데

모노 레익은 바로 이런 엔더릭에 속하는 호수인 것이다.


모노 레익의 트리뷰테리(tributary),

다시 말해서 모노 레익으로 물을 흘려보내는 지류는

리 바이닝 크릭, 러시 크릭, 그리고 밀 크릭 등 3개이다.


이들 지류에서

모노 레익으로 흘려보내는 물은

염도가 극히 낮은 깨끗하고 신선한 물이지만


모노 레익이 다른 강이나 호수로

물을 흘려보내지 못하는 엔더릭 호수인 관계로

모노 레익에서 모두 염분과 알카리가 높은 물로 바뀌는 것이다.  


이처럼 모노 레익이 

엔더릭(endorheic) 호수인 관계로

염분 농도는 바다의 약 2.5배나 되며

alkalinity(알카리 농도)는 PH 9.8이나 된다.


이렇게 염분 농도와 

알카리 농도가 높다보니

모노 레익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


그러나 이곳에  어류는 살지 못하지만

바다 새우의 일종인 브라인 쉬림프(Brine Shrimp)와 

물속 15m 깊이까지 잠수할 수 있는 알카리 파리(Alkali fly)가 서식하는데


이들 브라인 쉬림프와 알카리 파리는

해마다 이곳을 거쳐가는 캘리포니아 갈매기를 비롯한  

Eared Grebe(검은목 논병아리), 등 200만 마리의 철새들에게 풍부한 먹이가 되어준다.


또한 이곳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알을 낳으며,

철새들이 이동하는 동안 중간 기착지로서의 

쉼터 역할을 하기에 모노 레익은 사막의 오아시스라 불리워진다.


말하자면 이곳이 생명이 없고 

흉측하고 외로운 사막이라고 언급했던

마크 트웨인의 평가는 잘못된 평가였던 것이다.

그는 문학엔 뛰어났지만 모노 레익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했던 것이다.


Mono Lake이 

특이한 호수로 불리우는 이유는

튜퍼(Tufa)라고 불리는 독특한 석회기둥 때문이다.

모노 레익이 유명해진 이유도 바로 이 튜퍼(Tufa)에서 기인한다. 


그럼 이 Tufa는 어떻게 생겨났을까?


먼저, 호수의 바닥에서 

칼슘 성분을 지닌 광천수가

호수 내부로 올라올 때 이 칼슘은 물속의 탄산염과 결합한다.


칼슘과 탄산은

결합하면서 석회암을 만들게 되는데

이 석회가 쌓이면서 Tufa(석회화)를 형성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물속에서

광천수가 계속 올라오는 한

이 튜퍼(Tufa)는 끊임없이 자라게 된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호수의 수위가 갑자기 낮아지면

물속에 있던 Tufa가 드러나게 되는데


물밖으로 드러난 Tufa는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성장을 멈추게 된다.

칼슘이 더 이상 탄산염과 결합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1994년 9월 28일,

Mono Lake의 수면 높이는 해발 6,392ft 였다.

이는 1941년의 높이보다 약 25ft(약 7.6m)나 낮은 것이었다.


Mono Lake의 수면이

수 십년 전보다 낮아진 이유는

오랫동안 LA DWP(LA 수도 전력국)에서

Mono Lake의 물을 식수로 끌어 썼기 때문이다.


1849년의 골드 러시 이후

LA의 인구가 점점 늘어나자

LA 에서는 물부족이 생기기 시작했고

이의 해결을 위해 모노 레익의 물을 끌어왔던 것이다.  


이러한 결과로 인하여

Mono Lake 수면이 줄어들게 되자

이곳에서 먹이를 얻던 새들도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사실, LA 수도국에서는

모노 레익의 물을 끌어 쓰기 20여년 전부터 

수로를 만들어 오웬스 계곡에 흐르는 오웬스 강의 물을 끌어 썼다.


그 결과, 

이스턴 씨에라의 일부인 오웬스 밸리 인근의 소도시,

예컨데 비숍, 빅파인, 인디펜던스, 론파인, 올란차 등지에서

농부들이 물부족에 시달리면서 농업과 목축에 심각한 타격을 받게 되었다.


그러자 농부들과 

랜치를 운영하던 목축업자들이 연합하여

물에 대한 권리를 놓고 LA시와 충돌하기 시작했다. 


거대도시 LA로 부터

물을 지키기 위한 이스턴 씨에라 주민들의

피눈물나는 항쟁은 미전역에 California Water Wars로 알려졌다.


이들 이스턴 씨에라의 주민들이 

LA와 물을 두고 물분쟁을 벌이는 와중에도

1930년대 들어서면서부터 LA 인구는 계속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만성적인 

물부족에 시달리던 

LA 당국 및 수도국에서는

드디어 Owens Valley의 북쪽에 위치한

모노 호수(Mono Lake)에 눈독을 들이기 시작했다. 


그러자

Mono Lake을 지키기 위해

지역 주민들이 들고 일어났다.


이들 인근 지역 주민들은

캘리포니아의 물전쟁으로 알려진

California Water Wars를 보고 들으면서 

백두산 천지의 28배나 되는 오웬스 밸리의 거대한 호수가 

어떻게 완전히 말라 갔는지를 두 눈으로 똑똑히 본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소수의 이들이 

거대 도시 LA를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1941년, 

시에라 네바다 산맥에서 흘러내리는

모노 레익의 지류인 러시 크릭(Rush Creek)의 

물줄기를 바꾸는 공사가 완공되자  모노 레익의 수량이 줄기 시작했고 


그 결과 

물속에 있던 튜퍼(Tufa)들이 

마침내 모습을 드러나기 시작했다.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모노 레익의 

염분과 알카리 농도는 더욱 높아졌으며

이로 말미암아 브라인 쉬림프의 생존이 위협받게 되었고

그 결과로 이곳을 지나던 철새들 역시 같은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오웬스 밸리와

모노 호수 인근의 주민들이

만성적인 물부족으로 고통받는 동안에도 

모노 호수와 오웬스 강의 물은 계속해서 LA로 흘러 들어갔다. 


1974년, 

드디어 반전이 시작되었다.

철저한 현장 조사와 이론으로 무장된, 


LA의 환경 운동가들이 

모노 레익의 구원 투수로 등장했던 것이다.

1978년엔 모노 호수를 지키려는 Mono Lake Committee도 결성되었다.


모노 레익 위원회는

LA DWP를 법원에 제소했고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계속되는 가운데

1983년, 캘리포니아 대법원은 최종적으로 모노 호수 위원회의 손을 들어 주었다.


마침내 수 십년 간에 걸친

캘리포니아 물 전쟁(California Water Wars)이 종식되는 순간이었다.


재판 결과에 따라 

LA DWP는 수로로 끌어 들이던 

물의 일부를 모노 레익으로 흘려보내야 했고


계속해서 낮아지기만 했던 

모노 호수의 수위는 조금씩 상승되었다.

오늘날, 모노 레익의 수위는 일정 수위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조정되었다.    


데쓰 밸리 인근의

트로나 피너클스(Trona Pinnacles)도 

모노 레익과 같은 엔더릭(endorheic) 호수였지만


호수가 마르면서 

튜퍼가 드러나게 되었고

그 결과 튜퍼들은 더 이상 자라지 않게 되었다.


그럴리 없을테지만

언젠가 모노 레익의 물이 다 증발한다면

모노 레익 또한 트로나 피너클스와 같은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트로나 피너클스 바로가기⇒

https://blog.naver.com/westtour/2213301828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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