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일출이나 일몰을 촬영한다고 할 때
그 말의 의미는 1차적으로 떠오르는 해나 지는 해를 찍는다는 뜻이다
.
이를테면 동해에서
오메가의 모습을 촬영하는 것이나
서해의 낙조를 촬영하는 것이다.
물론 2차적으로
해가 어느 지역을 비출 때
그 빛이 비취는 부분을 찍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그런데 미국서부에서
일출을 촬영한다는 말의 의미는
대부분 후자의 의미로 쓰인다.
미서부에서도
그랜드 캐년 같은 곳에서는
일출이나 일몰 때 직접 해를 보고 촬영하기도 하지만
요세미티나 자이언 캐년, 아치스,
비스타이(Bisti), 캐년랜즈나 브라이스 캐년 같은 곳에서는
대부분 빛이 비취는 부분을 촬영하는 것을 일출, 혹은 일몰 촬영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미서부의 캐년에서
일출 빛이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
정답은 바로 브라이스 캐년이다.
얼핏 생각하면
앤털롭 캐년의 빛이
가장 좋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앤털롭 캐년은
일출 빛이 아니라 캐년 속에 비취는
한낮의 빛을 촬영하는 것이므로 여기서는 제외하기로 한다.
물론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를 수 있겠지만
지금부터 브라이스 캐년의 사진을 본다면
왜 브라이스 캐년의 일출 빛이 최고인지 수긍할 것이다.
그렇다면
브라이스 캐년의 빛과 컬러가 좋은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는 브라이스 캐년 후두의 컬러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빛이 좋다는 것은 후두에 비취는 빛의 색감을 말하는 것이다.
하얀색부터 노랗고 붉은
hoodoo의 컬러가 그라데이션처럽 펼쳐지는데
여기에 빛이 비취면 다양한 환상적인 컬러가 연출된다.
두 번째 이유는
후두의 각기 다른 모양과 위치 때문이다.
hoodoo는 일렬로 한 곳에 모여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크기와 다양한 모양으로 다양한 곳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한 곳에서도
빛의 순광, 측면광,
사광, 역광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고블린 밸리나
비스타이(Bisti) 혹은 아시슬리파에서도
브라이스 캐년과 비슷한 빛의 상황들이 펼쳐지지만
브라이스 캐년처럼 빛의 컬러가 다양하진 못하다.
미국 서부의 다른 캐년과는 달리
브라이스 캐년은 바로 눈앞에서 hoodoo에 비취는
빛의 향연을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감동이 배가되는 것이다.
브라이스 캐년에는
선라이즈 포인트(8,017ft/ 2,444m)와
선셋 포인트(sunset point)가 별도로 존재한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진 작가들은
일출을 촬영하기 위해 선라이즈 포인트로 가는 것이 아니라
선셋 포인트(Sunset Point, 8,000ft/ 2,438m)로 간다.
일출을 일몰 포인트에서 찍다니
좀 아이러니 하게 생각될지 모르지만
브라이스 캐년의 일출은 일몰 포인트에서 찍는 것이
빛이 더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브라이스 캐년에서
3박 정도 넉넉하게 머문다면
선라이즈 포인트에서부터 촬영해도 되지만
단 1박만 머물 에정이라면 선셋 포인트부터 촬영하는 것이 더 낫다.
그런데 브라이스 캐년의 일출은
선셋 포인트에서만 촬영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브라이스 포인트나 인스피레이션 포인트에서도 찍을 수 있다.
브라이스 포인트에서는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브라이스 캐년의 모습을 한 컷에 다 담을 수 있지만
브라이스 캐년의 가장 예쁜 일출 컬러는 선셋 포인트에서 나온다.
브라이스 포인트와
센셋 포인트에서 동시에 일출을 촬영하고자 한다면
일단 브라이스 포인트에서
후두에 첫 빛이 비췰 때 5분이나 10분 정도 후다닥 찍고
재빨리 선셋 포인트로 이동하면 두 군데를 동시에 촬영할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할 경우
10분 촬영하고 이동하는 시간 동안에
선셋 포인트에서의 가장 예쁜 첫 빛은 놓칠 수 밖에 없다.
캐년랜즈나 그랜드 캐년, 혹은
데드 호스 포인트에서의 일출도 아름답지만
(아치스는 대부분의 주요 피사체가 일몰 방향으로 몰려 있다)
브라이스 캐년의 일출 빛과 비교하자면 한 수 아래다.
화이트 포켓이나
비스타이(Bisti Badlands),
혹은 아시슬리파의 빛도 예쁘지만
브라이스 캐년의 빛의 아름다움에는 미치지 못한다.
선셋 포인트에서
브라이스 캐년의 빛은
일출 각도에 따라 약간씩 달라지는데
4계절 가운데서도
늦가을부터 초봄 사이가 가장 좋고
여름은 비교적 빛이 위의 계절보다 좋지 못하다.
그 이유는
브라이스 캐년의 위치와
계절따라 달라지는 태양의 위치 때문이다.
브라이스 캐년에서
일출 빛이 뿜어내는 빛의 예술은
그 빛을 촬영하는 이의 마음을 황홀케 한다.
각 후두(hoodoo)에 비치는 빛이
모두 너무나 황홀하고 아름다워서
무엇부터 찍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다.
선샛 포인트에서 가장 유명한 후두는
단연 토르의 망치(Thor's Hammer)이다.
토르는
북유럽 신화에 나오는
천둥과 번개의 신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금은 영화 어벤저스의 주인공 가운데 한명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브라이스 캐년의 Thor's Hammer가
토르가 가지고 다니는 무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여
이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토르의 해머 외에도
센셋 포인트에서 트레일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월 스트리트라는 거대한 직벽이 나오는데 이 또한 장관이다.
브라이스 캐년에서
일출을 촬영한다는 것은
미서부에서 가장 아름다운 빛을 촬영하는 것이다.
브라이스 캐년의 환상적인 빛 바로가기 ⇨ https://blog.naver.com/westtour/221409606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