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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ahn Yoon Aug 07. 2023

페로 제도의 드랑가르니르



2023년 7월 6일,

페로 제도로 가기 위해 덴마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지막으로 페로 제도에 간 것이 2019년 8월이었으니 실로 4년 만이다.

그동안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페로 제도로 가는 길이 막혀 가고 싶어도 갈 수 없었다.


그동안 한국에서도 

페로 제도에 가고 싶어하는 분들이 있었지만

이미 오래 전부터 미국팀들과 가기로 약속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국내에 있는 분들과는 함께 갈 수 없었다. 


나는 한국에서, 

일행들은 미국에서 각각 출발했는데

코펜하겐 공항에서 일행들과 조우하게 되었다.


헬렌님과 수지님은 

이미 10여년 전부터 아는 사이였고 

제인님 역시 그다지 친하지는 않았지만

오래 전부터 이미 서로 알고 있는 사이였다.


마이클 현선생님은 7,8 년 전에 

출사관계로 둘이 마주 앉아서 식사 한 번 한 것이 전부였다.


페로 제도는 

제주도의 0.76배 크기이지만

출사지로서 만만한 지역은 결코 아니다.

이번 출사에 참여한 최연소자 나이는 64세

가장 연장자는 86세였고 평균나이 76.7세였다. 


하지만 이들은 

페로에서의 빡센 일정들을 

모두 소화해낼 만큼 페로 제도 촬영에 진심인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1년 전부터 카톡으로 

페로 출사에 대한 의견을 나눈 후,

2022년 10월, 4명이 잠실 롯데 호텔에 모였다.

당시도, 지금도 이들은 모두 LA와 플러튼에 살고 있다.


롯데 호텔에서 모였을 때 

나는 거기서 거의 한 시간 이상 

페로 제도 출사에 대한 브리핑을 한 후

우리는 서로 의논하여 최종 일정을 확정지었다.


페로에서만 10박 11일, 

미국 일정을 포함하면 11박 13일이었다



2023년 7월 8일 오후 3시경,

페로에 도착하여 렌트 차량을 인수할 무렵

수지님이 날씨 앱을 확인해 하더니 맑은 날이 

오늘 밖에 없다면서 드랑가르니르에 먼저 가자고 했다. 



드랑가르니르는 

3일 뒤에나 갈 예정이었지만

아이슬란드나 노르웨이와 마찬가지로 

페로에서는 맑은 날이 별로 없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드랑가르니르에 먼저 가기로 했다.



문제는, 예약한 보트 투어 회사에 

일정 변경이 가능한지 확인해야만 했는데

다른 팀이 이미 예약되어 있다면 우리팀의 일정 변경은 물건너 가는 것이었다.


공항에서 우리는

숙소로 가기 전에 먼저 소르바구르 항구 근처에 있는

보트 투어 컴퍼니로 가서 예약 변경이 가능한 지 물어 보았다. 

다행히 7시 30분쯤에 드랑가르니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래서 우리는  

토르스하운의 숙소로 가서 여장을 풀고

두어 시간 휴식한 다음에 다시 소르바구르 항구로 왔다.


원래는 공항 근처의 바가르 호텔을 예약했지만 

한달쯤 뒤에 호텔이 리모델링 관계로 문을 닫는다는 연락이 와서 

할 수 없이 토르스하운의 Hotel FØroyar로 숙소를 옮길 수 밖에 없었다. 



저녁 7시 30분, 

아직도 빛이 내리쬐는 시간에

우리 일행 5명과 현지 가이드 1명, 

보트 운전자 및 보조자 2명 포함하여 모두 9명이 드랑가르니르로 출발했다.



약 15분 뒤,

드랑가르니르에 도착했을 때

왜 보조 승무원 두 명이 필요했는지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드랑가르니르에는

정식으로 만들어진 접안 시설이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적으로 형성된 바위 부근에 접안하는 것이었기에

내릴 때마다 두 명의 보조 요원들이 안전하게 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리는 원래 보트투어 대신에

소르바구르 항구 근처에서 출발하는

드랑가르니르 하이킹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팀원 중에 

80대가 두 명이나 되었기 때문에

왕복 대여섯 시간을 걷는 일은 무리라고 판단되어

한 달 전쯤에 부랴 부랴 보트 투어 회사를 물색하여 보트투어로 변경했던 것이다.   



저녁 8시 전에 도착한 우리는

드랑가르니르에서 일몰 시간인 밤 11시 5분까지 

드랑가르니르 주변 일대를 마음껏 촬영했다. 


수지님은 이번 드랑가르니르에서 

버킷 리스트 하나를 해결했다고 말할 정도로 좋아했다.  



해가 진 후에

함께했던 가이드가 보트 컴퍼니에 전화하자

밤 11시 30분쯤에 보트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페로 제도에도 

약간의 백야 현상이 있어서 그런지

그 때까지 완전히 깜깜해지지 않았다.



토르스하운의 숙소에 도착했을 무렵

시계는 거의 새벽 1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구름이 끼었더라면 

드랑가르니르에서 밤 11시 이전에 철수했겠지만


그날 따라 구름이 별로 없어서 

해가 지는 마지막 시간까지 촬영할 수 있었다. 


페로 제도에 네 번이나 와 보았지만 

밤 11시가 넘는 시간까지 촬영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인스타 ID/ juahny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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