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uahn Yoon Aug 09. 2023

돌로미티의 산타 막달레나



어느 나라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려면

크게 두 가지 요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자연환경이고 다른 하나는 문화 유산이다.


자연환경이란 말 그대로

아름답고 빼어난 경치나 풍광을 말하는 것이고

문화 유산이란 인간이 남긴 모든 것들, 예를 들면

성이나 교회를 포함한 건축이나, 미술, 조각과 같은 예술 등을 의미한다.


캐나다의 록키나 유럽의 알프스,

혹은 파타고니아나 미국 서부의 대자연은 

그 자체로 스펙터클한 자연 환경을 지니고 있지만

동시에 그럼으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유럽에서

많은 문화 유산이 있는 나라들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그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이  

유럽 관광 대국이란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이들 나라들은 자연 유산과 문화 유산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프랑스가 몽블랑으로 대표되는

알프스의 자연 환경을 가지고 있다면 

이태리는 돌로미티라는 알프스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프스를 보려면

일단 샤모니를 거쳐가야 한다.


그렇다면

이태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알프스의 돌로미티를 보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돌로미티는

그 면적이 넓은 만큼

어느 한 곳을 딱 지정하여


이곳이 돌로미티의 

대표적인 곳이라고 말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그래서 

돌로미티의 대표적인 명소라면

여러 곳을 동시에 말하기도 하는데

이를테면 트레 치메, 세체다, 오르티세이 등이

돌로미티의 대표적인 곳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위의 장소 이외에도

라가주오이, 사소 룽고, 친퀘 토리 등도

꽤나 유명한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스위스나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도

프랑스나 이태리의 알프스도

아름답다기보다는 오히려 장엄한 느낌이 난다.


하지만 여기

이태리의 알프스 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의 알프스 가운데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정평있는 곳이 있으니

그곳이 바로 산타 막달레나(Santa Magdalena)이다. 



산타 막달레나 마을 자체는

사실 돌로미티에서 살짝 벗어나 있다.


하지만 

산타 막달레나에서 바라보는 돌로미티의 풍경은

유럽의 알프스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아름다운 곳으로만 따진다면 단연 탑급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산타 막달레나에서 바라보는

오들레 산군의 풍경은 가히 보는 이를 숨막히게 만든다. 

천상의 풍경이 지구상에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산타 막달레나의 풍경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황홀하지만

그 가운데서도 하이라이트는 석양 때 보는 풍경이다.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산타 막달레나의 석양은 

대략 해지기 약 30분 전부터 시작된다. 



석양 빛의 잔치는 

빛이 산타 막달레나 교회의

주변부를 비췰 무렵부터 시작된다.



간혹 지는 해 주위에

엷은 구름이 끼어 있을 경우

빛이 나왔다 들어갔다 하면서 더욱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빛이 산타 막달레나 교회를 지나면

그 때부터 본격적인 빛의 향연이 시작된다.


그 시점부터 해가 완전히 질 때까지 

산타 막달레나와 돌로미티의 오들레 산군을 바라보는 

약 15-20분의 순간은 세상에서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숨막히는 광경이다.



여기서 한 가지,

이러한 풍경을 아무나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산타 막달레나에 갔다 할지라도

이러한 풍경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열에 한 두 명 될까 말까할 정도이다.


그 이유는,

시간이 촉박해서

석양빛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서,

또 한 가지 더 중요한 사실은 이곳의 날씨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러 블로그에 

산타 막달레나에 대한 포스팅은 많지만

멋진 일몰 사진을 보기 힘든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석양 빛이 

산타 막달레나 교회를 지나면서부터 

점점 더 오들레 산군을 향하여 위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30초, 혹은 

1분에 한 번씩 셔터를 누르면서

산타 막달레나의 아름다운 일몰 풍경에 감탄이 나오기 시작한다.



교회 주변부는 

빛이 사라져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오들레 산군에 마치 불빛이 비추듯이 밝게 빛난다.


그러다가 마침내

오들레 산군 전체가 황금 빛으로 빛나기 시작한다.



얼마 간의 시간이 더 지나자

마치 죽음을 앞둔 백조의 마지막 울음처럼

오들레 산군의 석양은 마지막 붉은 빛을 토해낸다. 



그리고

그 붉은 빛이 서서히 사라지면서

그토록 아름답고 황홀한 시간들도 서서히 막을 내리기 시작한다.



만약 당신이

산타 막달레나의 석양과 일몰을 보았다면


당신은 이 세상에서 

인간이 볼 수 있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황홀한 장면 중의 하나를 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돌로미티 세체다의 야생화 바로가기 ⇒

https://brunch.co.kr/@juahnyoon/54


작가의 이전글 페로 제도의 드랑가르니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