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落傷 증후군

by 후안

바로 그 순간,

들보에 버둥버둥 매달려

이 위태로운 지상을 막 벗어나려

발버둥치던 바로 그때,

그는 준엄히 나를 끌어당겨

까마득한 이 바닥으로 되돌려 놓으셨다.


나의 체중은 두 눈을 꼬옥 감고

비물질계를 수직으로 운행하며

황홀경에 젖었으나, 그 행복은

딱 난간의 높이만큼만 허락된

쩨쩨하게 짧은 찰나의 전율.


이 몸,

척력을 박탈당한 순종의 존재자여.

계절의 꽃잎처럼 사뿐히 내려앉지도

큰 새처럼 고상히 활착 하지도 못하고

거지중천에서 엽총 맞아 죽은 짐승처럼.

아무것도 목격 못한 나의 눈먼 등짝은

무참히 추락하여 여기 드러누웠다.


나의 식도와 기도와 후두와 항문과

그 외에 잡다한 모든 공기 통하는 구멍으로

농축되어 있던 비밀스러운 말들이

꽝!

산산이 터져 나와 흩어지더니

모조리 황천으로 빨려 드는 것을

나는 무능하게 구경만 하고 있었다.

이제 여기 뻣뻣이 누워 있는 것은

말문을 바깥세상으로 활짝 열어 두었으나

한 단어도 갖추지 못한 빈털터리의 육인 한 구.


힘 중의 힘,

왕 중의 왕이시여.

역천의 형벌이 이토록 가혹한 법령이라면

어째서 자유 낙하라 이름을 붙이셨나이까.

어찌하여 저를 이토록 등쳐먹으십니까.

어찌하여 다시 일어서기를 바라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