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포인트] 점심 먹고 졸릴 땐 자면 된다
점심시간이 다가오면 음식점을 찾는다.
뇌가 식욕으로 가득 찬다. 15kg 배낭을 메고 반나절 걸으려면 몸이 버텨줘야 하기 때문이다. 체력이 있어야 하고 에너지가 필요하다. 먹을 수 있을 때 많이 먹어야 한다. 올레길 위에선 편의점 찾기 힘드니까, 식당 갔을 때 다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난 숟가락 들기를 멈추지 않는다. 많이. 다음 끼니는 안 먹어도 될 것처럼. 우걱우걱!
배가 빵빵하다. 조금 쉬고 싶은 마음이 든다. 걷는 길에 카페가 없나? 두리번거려본다. 밖은 바람 때문에 추우니까. 마침 꼭 인테리어 잘해 놓은 카페가 있다. 이왕이면 복층에 넓은 데로 간다.
아메리카노와 쿠키 하나를 시킨다. 쿠키가 달다. 커피 향도 좋네. 여긴 난방도 잘 돼. 바닥이 뜨뜻하ㄷ. 어디 보자. 책 좀 볼까. 한 30분만... 근데 글자가... 글ㅈ... 눈에 잘.... ㅇ... 안 들어와...
그렇게 벽에 기대어 잠이 든다. 알람은 없지만 30분 정도 자다 보면 깬다. 일어나면 세수 좀 하고 다시 출발.
걷다 보면 아주 단순해진다. 많이 걸으면 힘들고, 그래서 먹으면 졸리고, 좀 자면 괜찮아지고, 그러면 다시 걷는다. ‘걷고 먹고 자고’의 반복. 나는 길 위의 배부른 돼지야~
하지만 그게 참 좋다. 살아있는 거 같다. 햇살 비치는 창가 방향으로 앉아(입가에는 쿠키 조금 묻힌 상태로) 벽에 기대서 한 숨 자는 그 기분 ㅈㄴ 짜릿하다고.
나는 어느 순간부터 복잡한 사람이 되었다. 정확히 말하면 '복잡한 생각에 빠진' 사람. 언제부터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사실 인간은 정말 단순한 존재다. 인간인 나도 원래 단순한 놈이고. 근데 뭘 그렇게 꽁꽁 싸매고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나. 단순하게 사는 것도 충분히 재밌다.
내가 복잡한 생각에 자주 빠지는 이유는 아마도 2019년 대한민국을 살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기원전 2019년에 태어났다면 누구보다 단순하게 살았을 게 분명하다.
복잡하게 생각할 거 없다.
행복은 수준을 요구하지 않는다구.
음, 타자를 두들겼더니 다시... 졸ㄹ...졸리다
..ㄱ르ㄱ...그러ㅁ... 2만..
Zz...zZZ.....zz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