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왕 진짜 잘 만들었다' 싶었는데 나만의 생각은 아니었나 보다. 조회 수도 꽤 나오고 댓글엔 호평 일색. 거의 다 한국 사람들이 남긴 거지만...(오히려 좋아?) 기획 참 잘했고 신선하고 참신하다는 내용들이다.
확실히 그렇긴 하다.
이제까지의 '클리셰 범벅' 홍보영상과는 결이 다른 느낌.
이 신선함, 어디에서 온 걸까.
나는 H1GHR MUSIC/AOMG의 음악 때문이었다고 느꼈다.
그루비룸, pH-1, 우원재, 소금, 우디 고차일드, 빅 나티, 트레이드 엘...이 시리즈에 나오는 목소리/비트의 주인공들이다. 그리고 그들 음악의 뿌리는 흑인음악(BLACK MUSIC)이다.
대한민국 홍보 영상에 흑인 음악이라니? 판소리 아니고?
하지만 붙여놓으니 의외로 어울린다. 거기에 어울리는 카메라 워크까지, 힙하다.완전히 새로운 질감인 것이다.
처음 보는 스타일이라 해석하는 재미도 있다.
전통적인 풍경을 힙합으로 풀어낸 거라고 말할 수도 있을 테고, 기성세대의 이미지를 신세대의 시선으로 새로 썼다고 볼 수도 있겠다.
무려 8개! 유투브 'Imagine you Korea' 채널에 있다.
정반대의 두 가지 재료를 조합하기.
괴랄할 수도 조잡할 수도 결국 클리셰가 될 수도 있지만, 이렇게 풀어가는 것도 신선한 콘텐츠를 위한 한 방법이지 않을까. 마치 예전에 학교에서 배운 정반합의 원리처럼.
요즘 난 아침 정보 프로그램을 만드는 팀에서 막내 조연출로 일한다. 이름은 생생정보마당. 12분짜리 VCR 영상 3개가 띄엄띄엄 나가고 그동안 스튜디오에서 패널분들이 리액션을 하는 방송이다. 방송사마다 꼭 필요하지만, 안 봐도 무슨 내용인지 알 것 같은 그런 프로그램. 솔직히 이전의 나라면 눈길조차 안 줬을 (이름조차 모른다)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느라 밤을 새우고 있다.
그렇지만 배우는 게 정말 많다. 모든 순간이 깨달음의 시간이고, 매 경험을 내 걸로 만드느라 시간을 많이 쏟는다. 정신없고 바쁘다. 나 진짜 PD가 되고 있구나 싶다. 소중한 매일매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