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주: 이번 연재글은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I, II로 동시에 발간하였습니다. 순살 아파트와 관련된 자세한 사건 경위는 '순살 아파트의 진실 II' 로 프리뷰/일부 사전 공개 형식으로 우선 발간하였습니다, '순살 아파트의 진실 I' 을 우선 읽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감사합니다
(본 글에 포함된 내용은 창작된 소설의 일부분입니다. 따라서, 등장하는 인물과 사건 등을 포함한 이 소설의 모든 요소는 작가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한 허구적 창작물임을 밝힙니다.)
2024년 봄, AB건설이 시공하고 있던 ‘더 베르 AB’ 아파트의 지하 주차장이 붕괴된 사건은 한순간에 전국적인 이슈가 되었다. 덕신동이라는 신도시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철저하게 계획된 도시 개발과 대규모 공사 중의 한 축이었지만, 단 몇 분 만에 지하 주차장이 무너져 내린 순간부터 이곳은 재난의 현장으로 변했다.
사고 직후, 현장은 비명과 혼란으로 가득했다. 주차장 안에 있던 차량들이 불타고, 주차된 차량들 사이에 갇힌 인부들은 비명과 신음 소리를 내며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제발! 제발 좀 살려줘!” 한 인부는 먼지 속에서 자신의 목을 겨우 들어 올리며 울부짖었다. 이 모든 것이 지하 주차장의 기둥들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탓이었다.
"지하 기둥에 철근이 없다니, 도대체 어떻게 이런 일이!"
한 구조 공학 전문가는 고개를 저으며 잔해 속에서 무너진 기둥을 바라봤다. 설계도 상으로는 반드시 설치되어야 할 보강철근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기둥에 철근이 없다는 건 말도 안 돼. 어떻게 이런 부실 시공이 가능할 수 있지?" 그 옆에 있던 감리팀도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언론은 사건이 발생한 직후 이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각종 미디어 매체는 ‘더 베르 AB’ 아파트 붕괴 사고를 ‘국가적 재난’으로 규정하며 AB건설의 책임을 철저히 추궁했다.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게 진짜 가능하냐? 기둥에 철근이 없다니! 말 그대로 순살이네, 순살 아파트!”라는 비아냥거리는 말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이제 이 아파트를 ‘순살 베르 AB’로 부르며 AB건설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곧바로 기자 회견을 열었지만, 진정성 없는 해명만을 반복했다. "저희는 이번 사고에 대해 깊이 사과드립니다. 공사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실수가 발생했으며,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AB건설의 대변인은 고개를 숙였지만, 그의 말 속엔 어떤 진정성도 느껴지지 않았다. 기자들은 질문을 쏟아냈다.
"어떻게 대규모 건설사에서 이런 부실 시공이 가능합니까? 안전검증은 어떻게 된 겁니까?"
"설계와 감리 모두 AB건설 내부에서 처리한 건가요? 독립적인 검증 과정은 없었나요?"
"붕괴된 주차장에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있었나요? 부상자나 사망자는 얼마나 됩니까?"
대변인은 이 질문들에 침묵했다. 그는 이미 상부의 지시를 받고, 어떤 구체적인 정보도 제공하지 말라는 명령을 받았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정확한 조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라고 대변인은 답했다.
그러나 이 사건은 단순한 시공 부실 문제로 끝나지 않았다. 사건이 터지고 난 뒤, 언론은 AB건설의 내부 비리와 비자금 조성 문제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조경용 소나무 한 그루에 2억 원이 책정됐다는 문서가 발견되었고, 그 순간부터 AB건설의 진짜 민낯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소나무 뿐만 아니라 평소 일반인은 잘 거래하지 않는 다양한 건축 조경용 돌, 나무, 자갈, 꽃 등의 가격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한국 건설사에 만연된 행태였다.)
AB건설의 부회장 엄민용은 이 프로젝트에서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했다. 소나무의 실제 가치는 2천만 원에 불과했지만, 장부에는 이를 2억 원으로 부풀렸다. 그리고 그 차액은 비밀스러운 계좌로 흘러들어갔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철근, 콘크리트, 배관 등 대부분의 건설 자재들이 터무니없이 부풀려졌고, 그 모든 돈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었다.
“아니, 이건 도저히 믿을 수 없어. 철근 하나에 이런 돈이 들어간다고?” 한 내부 직원이 경악스러워하며 회계 문서를 들여다봤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부풀릴 수 있는 거야?"
그의 말에 회계팀장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답했다.
“이건 단순히 우리가 모르는 일이 아니야. 위에서 직접 지시한 내용이야. 부회장님이 모든 걸 다 통제하고 있어.”
엄민용 부회장은 공사 현장에서 소나무, 고급 타일, 콘크리트 등 모든 자재의 계약을 관리하도록 지시했다. 그는 협력업체들과 밀착 관계를 맺고 있었고, 이들에게 막대한 금액을 빼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자재 가격을 부풀렸다. 그리고 그 자금은 자신의 비밀 계좌로 옮겨졌다.
AB건설의 내부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부실 시공에 대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것을 대놓고 문제 삼지 않았다. 회사 내에서는 엄민용이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고, 누구도 그에게 맞서 싸우려 하지 않았다.
"이번 현장에서도 감리팀이 철저하게 일을 봐야 하지 않겠어요?"
한 시공팀 직원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감리팀장은 손사래를 쳤다.
"그냥 넘어가. 위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면 돼. 괜히 나서봤자 우리만 손해야."
감리팀장은 이미 여러 차례 부실한 시공을 묵인한 경험이 있었다. 매번 회사를 위해 일을 처리해왔고, 이번 일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큰 규모로 번지고 있었다.
현장 인부들은 불만이 쌓였지만, 그들은 일자리를 잃을까 봐 입을 다물었다.
"이렇게 계속 가도 괜찮을까요?" 한 인부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설계도에 있는 대로 철근을 넣지 않고, 그냥 넘어가면 큰일 나는 거 아닌가요?"
그러나 그의 말은 무시당했다. 감리팀은
"우린 시간에 쫓기고 있어. 원래 공사는 이런 거야. 이 정도는 다들 하고 있어. 괜히 나대지 마"라며 그의 우려를 일축했다.
엄민용은 이 모든 과정을 지휘하며, 자신의 권력을 확고히 다졌다. 그는 엄모순 회장의 사촌동생이었고, AB그룹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었다. 그는 회장이 감옥에 있는 동안, 그의 부재와 혼란을 틈타 그룹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넓혀가고 있었다.
그는 혼자 사무실에 앉아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이건 기회야. 그 돼지가 이혼 소송에 정신이 팔려 있는 동안, 내가 그룹의 실질적인 통제권을 손에 쥘 수 있어." 그는 혼잣말로 중얼거리며, 차를 홀짝였다.
엄민용은 회사 내의 여러 간부들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그들은 그에게 충성을 다하고 있었다. 그는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왔고, 이번에도 다르지 않을 거라고 확신했다.
"그 돼지는 이미 끝났어. 내연녀 문제에 이혼 소송까지…도살장으로 질질 끌려가는 건 시간 문제야. 이젠 내가 나설 때가 왔어."
그는 자신이 그룹의 차기 리더로 자리 잡을 것을 확신하며, 물밑에서 권력 다툼을 계속했다.
한편, 엄모순 회장은 자신이 처한 현실을 직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여전히 내연녀 오민형과의 관계를 유지하며, 이혼 소송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의 머릿속은 이미 가정 문제로 가득 차 있었고, 그룹 운영에는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하고 있었다.
“회장님, 이러다가는 그룹이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한 측근이 엄모순에게 조심스럽게 조언했다. 그러나 엄모순은 그런 말에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만 급급했다.
"난 알아서 할 거야. 너희가 나서지 마."
그러나 그의 마음속에서는 이미 불안이 커져가고 있었다. 그는 자신의 사촌동생인 엄민용이 점점 더 큰 힘을 얻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를 막을 여력은 없었다. 그는 그저 자신의 혼란스러운 사생활에 매몰되어 있었다. 오히려 자신이 전면에 나서서 배터리 사업부터 그룹의 현안 이슈를 처리하기에는 세간의 눈도 그렇고 본인도 그럴 에니저도 여력도 없어 엄민용에게 다양한 그룹의 계열사 구조조정을 부탁하고 있었다.
“모두 나가서 저쪽 면 보강작업 확인해!” 현장 소장은 붕괴된 주차장 근처에서 고함을 쳤다. 현장은 혼란 속에 휩싸였고, 인부들은 무너진 잔해를 치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러나 이미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었다. 전국의 뉴스에서 연일 ‘더 베르 AB’ 아파트 붕괴 사건을 다루었고, 언론은 비자금 조성 문제까지 파헤치기 시작했다.
붕괴된 주차장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이것은 AB건설이 수년간 감추고 있던 부실 시공과 비리의 총체적 결말이었다. 엄민용은 빠르게 대처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는 자신의 비서에게 전화했다.
“지금 당장 정부 관계자와 연결해. 언론에 이 사건이 더 확대되지 않도록 막아야 해.”
엄민용은 침착함을 유지하려 했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이미 초조함이 드러나 있었다.
비서가 "네, 부회장님. 곧 연락드리겠습니다,"라며 수화기를 내려놓자마자, 그는 컴퓨터를 열고 미디어 보도를 모니터링하기 시작했다. 각종 뉴스 포털과 소셜 미디어는 그야말로 폭발 직전이었다.
"이대로 놔두면 회사 전체가 무너진다…"
엄민용은 입술을 깨물었다. 사건이 그의 계획을 완전히 무너뜨릴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AB건설의 간부들 사이에서도 이미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 그들은 회장 엄모순이 여전히 이혼 소송에 정신이 팔려 아무런 대응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에 따라 엄민용 부회장이 사실상 그룹을 운영하는 상황이었지만, 그의 지나친 권력욕과 비리로 인해 그룹 전체가 위기에 빠지고 있다는 걸 그들도 알았다.
그날 저녁, 이사회는 비상회의를 소집했다.
“부회장님, 지금 우리가 이렇게 침묵만 지킬 수는 없습니다. 언론의 압박이 너무 큽니다. 무언가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한 이사가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엄민용은 회의 테이블에 앉아 시종일관 무표정하게 그들을 바라보았다.
“지금 중요한 건 언론이 아니라 우리의 내부입니다,” 엄민용은 침착하게 말했다.
“우리가 이 문제를 제대로 처리하지 않으면 AB건설은 물론 그룹 전체가 흔들릴 겁니다. 재시공 명령이 떨어지기 전에 대응 방안을 마련하세요. 그리고 협력사와의 계약서들을 다시 검토하세요. 이 사건은 재빨리 덮어야 합니다.”
이사회는 고요해졌다. 모두가 엄민용의 눈치를 보며 침묵을 지켰다. 이 회의는 결국 그가 진두지휘하는 대로 흘러갔고, 누구도 그에게 맞서려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이미 엄민용이 자신의 권력을 얼마나 철저히 쥐고 있는지 알고 있었다.
“붕괴 사고? 그런 건 잠깐의 소나기일 뿐이야.”
엄민용은 속으로 되뇌며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그에겐 이번 사건을 덮을 계획이 분명히 있었다. 그는 정부 고위 관계자들과의 뒷거래를 통해 사건을 덮으려 했고, AB건설이 받은 압박을 줄이기 위해 로비스트들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한편, 현장 인부들은 잔해 더미 속에서 작업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들은 붕괴된 기둥 잔해를 끌어내고, 무너진 콘크리트를 치우느라 밤낮으로 일하고 있었다. 그들 중 한 명인 최 인부는 그 현장에서 뼈가 부러지는 고통을 참고 버티고 있었다. 그는 붕괴된 지하 주차장에서 다리를 다쳤지만, 일을 그만둘 수 없었다.
“이렇게까지 해서 돈을 벌어야 하나,” 그는 속으로 투덜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에게는 가족이 있었고, 이 일을 그만둔다면 그들을 부양할 수 없었다.
최 인부는 다른 동료들과 함께 재시공 작업에 투입되었지만, 그들은 이미 불안해하고 있었다. “이거 진짜 재시공한다고 해서 다 될까? 자재가 부실한데 뭐가 달라지겠어?” 동료 중 한 명이 물었다. 그러나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그들은 그저 상부의 지시에 따라 움직일 뿐이었다.
“우리가 무슨 죄냐? 위에서 돈이나 빼돌리는 놈들이 문제지. 근데 왜 우리는 아무 말도 못하는 거지?” 한 인부가 참담한 표정으로 속삭였다. 그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묵묵히 일할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이번 사건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하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는 즉각적으로 조사팀을 구성해 AB건설이 시공한 아파트 단지들을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그들은 더 베르 AB뿐만 아니라, 과거 몇 년간 시공된 모든 단지들을 조사하며 이 회사의 문제점을 샅샅이 파헤치기 시작했다.
조사관들은 붕괴된 주차장 현장에 도착해 모든 자재와 설계도를 분석하며 심각한 문제를 확인했다. “이건 단순한 부주의가 아닙니다. 명백히 계획적으로 자재비를 절감하고, 부실하게 시공된 겁니다,” 한 조사관은 말했다.
그들은 곧 철근이 전혀 설치되지 않은 기둥들을 발견했다. "이건 철저한 고의적 부실 시공이야. 시공사에서 어떻게 이런 걸 감출 수 있었던 거지?" 조사팀장도 심각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그들은 사건을 넘어서, AB건설 내부에서 수년간 지속된 부정부패의 단서를 찾고 있었다.
조사 결과는 AB건설이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부실 시공 사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드러냈다. “여기뿐만이 아니야. 다른 단지들도 마찬가지야. 이 회사는 완전히 부패했어.” 조사팀장도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정부의 개입은 빠르게 이루어졌고, 동시에 언론의 압박은 더욱 심해졌다. 기자들은 이 사건을 파헤치며 AB건설이 저지른 부실 시공, 비자금 조성, 로비스트와의 결탁에 대한 기사들을 쏟아냈다.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이 사건에 대한 분노가 가득했다.
“이러다간 회사가 정말 끝장나겠군요,” 한 임원이 속삭였다. 그러나 엄민용은 여전히 자신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는 정치적 영향력을 활용해 조사를 지연시키고, 이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했다.
후속 대응
그는 비밀 회의를 열고 로비스트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정부 조사팀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시간이 필요하다. 이 사건이 가라앉을 때까지 그들을 막아야 해.” 엄민용은 그들 앞에서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로비스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이미 이런 일을 수차례 처리해온 노련한 이들이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결코 쉽게 끝나지 않을 것이었다. 붕괴된 아파트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었다. 그것은 AB건설의 부정부패와 비리, 그리고 무너진 신뢰의 상징이었다.
부장 A는 그동안 회사 내부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깊이 알고 있었다. 부장A의 절친인 부장AA가 바로 AB건설에서 수십 년간 일하며, 그는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누가 실세인지, 무엇이 회사의 본질인지를 몸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그저 묵묵히 일만 하며 살아왔다. 자신이 나서봤자 달라질 것이 없다는 무력감에 사로잡혀 있었다. 하지만 ‘더 베르 AB’ 아파트 붕괴 사건이 터진 후, 그는 결심을 굳혔다.
“이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일이야.” 부장 AA는 스스로에게 말하며 책상에 깊게 주저앉았다. 그의 눈앞에 보이는 각종 서류들, 자재비가 터무니없이 부풀려진 계약서들, 불투명한 자금 흐름의 흔적들이 그를 자극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이 진실을 파헤쳐야 해."
부장 AA는 은밀히 조사를 시작했다. 회사 내에서 쌓여온 불법적인 자재 거래와 비자금 조성 경로를 추적하기 위해 그는 오랜 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 지인은 한때 AB건설의 협력업체에서 일했지만, 지금은 은퇴한 상태였다. "너무 많은 비리를 봐 왔지," 그 지인은 술 자리에서 천천히 이야기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엄민용이 모든 일을 지휘하고 있었어. 그는 자재비를 터무니없이 부풀리고, 협력업체들과 짜고 그 차액을 비자금으로 전환했지. 소나무 사건만 봐도 알 수 있잖아. 원래 4천만 원이면 충분한 소나무를 2억 원으로 부풀렸다고. 그리고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는 뻔하지.”
부장 AA는 지인의 말을 듣고 곧바로 문서들을 검토했다. 그의 컴퓨터 화면에는 복잡하게 얽힌 자금 흐름이 나타나 있었다. 서류마다 자재비가 비정상적으로 부풀려진 금액들이 명시되어 있었다. "콘크리트, 철근, 타일… 모든 자재가 말도 안 되는 금액으로 거래되고 있었어," 부장 AA는 조용히 중얼거렸다.
"도대체 이렇게까지 해서 비자금을 쌓을 필요가 있었나?" 그는 깊이 생각했다. 하지만 곧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엄민용 부회장은 그룹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거대한 비자금을 모으고 있었다. 그 돈은 정치인들에게 흘러들어가 로비에 사용됐고, 일부는 그의 개인적인 사치 생활을 위해 쓰였다.
부장 AA는 밤낮으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는 회사의 내부 문서, 계약서, 거래 내역서 등을 하나씩 분석하며 모든 실마리를 연결해 나갔다. "이건 단순한 비리가 아니야. 이건 엄청난 부정과 범죄야." 그의 손은 긴장으로 떨렸지만, 마음속에서 뜨거운 결심이 일어났다. "이 사실을 세상에 밝혀야 해."
부장AA는 스맛폰에서 부장A의 연락처를 찾아 전화를 건다.
‘A부장, 잘 지내? 지난번에 만났던 을지로3가 와인바에서 내일이나 모레 시간되?’
(다음주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