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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앙티브 Antibes Jul 12. 2021

프랑스에서도 인정한 중세 꽃마을-이브와르

Yvoire에서의 한나절

'20분만 더 늦출까?'

연신 알람 시간을 뒤로 또 뒤로 늦춘다.


제법 이른 시간에 기상해야만 예약한 기차 시간에 맞출 수 있는 터라, 10분이라도 좀 더 침대에서 뒹굴거리고 싶은 마음과, 혹시 기차를 놓치게 되면 같이 여행하기로 한 일행과도 떨어지게 되거나 혹은 여행을 포기하고 게으른 주말을 보내게 될 것 같은 묘한 불안감이 팽팽하게 맞서던 어느 해 8월의 불금. 

일주일 내내 고생한 나를 다독이고 싶기라도 하듯 좀 더 여유로운 금요일 밤을 지새우고 싶은 마음과, 내일 출장지의 친구들과 도모한 Yvoire 여행 시간에 맞추기 위해 일찍 기상해야 하는 숙제를 떠 안은 마음이 팽팽히 맞선다. 분명 둘 다 만족시키는 것은 어렵지만, 뒹굴뒹굴, 특별히 하는 일도 없이 금요일 새벽까지 잠을 청하지 못했다. 그래도 일찍 일어날 수 있다고 열심히 자기체면을 걸다가 스스르 잠이 들었는데....


쨍쨍한 젊은이도 아니고, 일주일 간 출장지에서의 고된 노동?과 늦은 잠으로 점철된 피곤이 알람을 제대로 인식했을 리 없다. 눈뜨니 7시30분. 결국 8시 기차를 타기 위해선 호텔에서 제네바역까지 정말 열심히 뛰어야만 했다. 주말엔 트램도 게으름을 부린다는 사실을 깜빡하고 익숙한 주중 시간표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당할 뻔. 


휴~~~


숨이 차다. 드디어 이름도 특이한 제네바 중앙역인 코르나방역 (Gare Cornavin). 컬러감이 사라진 코르나방역. 간만에 전력질주탓이였던지 분명 코르나방역이 흑백으로 보였었다. 



미친듯이 뛰어 5분 전 도착. 




코로나 사태가 터지기 전 가장 자주 출장을 갔던 곳이 제네바여서 그런지, 아직 제네바와 그 인근 여행은 기억이 생생한 편이다. 마침 제네바 출장은 2주간 출장이 잦았던 터라, 주말에 삼삼오오 모여 옹기종기 제네바 인근 여행을 쏠쏠하게 할 수 있었는데, 지난번 포스팅이었던 몽트뢰와 함께 가장 인상깊었던 곳 중의 하나가 이브와르(Yvoire)다.



레만호는 스위스 제네바와 그 인근 도시를 둘러싸고 있지만, 그 크기를 자랑이라도 하듯 프랑스도 함께 에워싸고 있다. 

하여 배를 타고 둥둥 떠서 스위스에서 프랑스로 이동할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아름답기로 소문나 있던 (프랑스에서도 아름다운 마을 중 하나로 인정한다는) Yvoire. 



Yvoire(이브와르)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중세 동화마을'이다. 



배를 타고 다다르는 순간 만개한 꽃들이 한 눈에 들어오고 조금만 걷다 보면 동화마을에 입성한 듯한 묘한 착각이 들 정도로 아기자기하기 그지없다. 그것도 중세풍의 동화마을. 꽃이 보이지 않는 곳이 없을 정도로 꽃으로 뒤덮힌 실로 깨끗하고 아름다운 중세마을. 



여유만 있다면 이 곳에서의 1박도 참 좋겠다 싶었다.

아침에 이런 풍경을 눈앞에 담는 호사를 누리는 것도 좋겠고, 새벽에 일찍 깰 수 있다면, 이른 새벽 산책도 참 운치있겠다 싶었다.




맑디맑은 호수. 호수위에 둥둥 유유자적하는 백조. 가까이 가도 크게 신경쓰지 않던 쉬크함이 매력이던 그 백조. 아직도 잘 있을까.





어느 덧 걷다 보니 마치 중앙 광장 같은 곳이 나타나고. 


까페에 멋있게 앉아 여유로움을 만끽하는 이들. 시간이 멈춘 듯, 다시 유년시절로 돌아간 듯, 묘한 시간여행을 할 수 있었던 이브와르.

 


곳곳에 기념품 가게, 갤러리, 소품가게 들이 눈에 띈다. 하나같이 가게 안에서 뭘 파는지 가게 안은 어떻게 생겼는지 호기심을 자극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그날 따라 하늘도 맑고, 구름도 제법 동화마을의 운치를 더해주려는 듯, 천진난만한 움직임으로 자유롭게 널부러져 있었고.



사람들도 동심으로 돌아간 듯, 어른들도 아이들도 다 발걸음이 가볍다.



착한 사람들만 살 것 같은 이브와르.







점심은 제네바로 돌아가기 위해 경유해야 하는 Nyon에서 하기로 잠정 결정하고, 선착장으로 향하려는 순간 또 눈에 들어오는 Art.







이제 선착장으로 다시 돌아갈 시간.




잠시 동화마을 속에 시간 여행을 다녀온 듯 했던 이브와르. 담엔 꼭 여기서 1박을 하며, 보다 여유롭게 중세속을 걸어야 겠다고 조용히 다짐했다.




또 이런 아쉬움을 뒤로 하고 중간 경유지인 Nyon을 향해 또 다른 여정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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