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일 랄리교회에서 알게 된 집사님이 갑자기 우리 교회 예배에 오셨습니다.
그리고는 월요일 오전 그 집사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안 쓰는 차가 있는데 필요하냐고 하십니다.
작년부터 차 한 대가 더 필요해 기도 하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하던지...!
감사한 마음을 맛있는 음식으로 대접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일에 한 번 더 부인되는 집사님과 오실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부인과 상의하고 연락 주겠다고...
토요일까지 아무 소식이 없어 안 오시는가 했습니다.
남편은 주일 아침에서야 그 집사님 부부가 온다고 말합니다.
헐!
23년 함께 살아온 남편은 이런 사람입니다.
나를 이렇게 당황하게 만든 게 한두 번인가요?
제발 미리 좀 말해 달라고 투정도 부리고 화도 내 보지만...
과기대 가족숙사에 살던 시절,
점심시간에 시내에 사는 교수님들은 교내식당에서 식사를 하십니다.
남편은 집으로 점심밥을 먹으러 오다가 구내식당으로 식사하러 가시는 교수님들을 붙들고 ‘우리 집에 가서 점심 먹자’고 모시고( 괜찮다고 하는데 억지로 끌고 옵니다) 옵니다.
남편 점심만 간단하게 준비했다가 손님들과 함께 오니 이것저것 반찬을 만들어냅니다.
나는 언제 올지 모르는 손님을 대비해 항상 냉장실에 밑반찬을, 냉동실엔 금방 나올 수 있는 반조리 요리들을 준비합니다.
나는 이렇게 단련되어 살아왔습니다.
그래서 남편은 사포입니다.
윤이 나고 반들반들하게 다듬는 사포 말입니다.
다듬어지기까지는 아프지만...
사람을 좋아하고 대접하는 걸 좋아하는 남편과 살면서 참 많은 음식을 만들었습니다.
요리를 자주 하다 보니 쉬워지고 내가 만든 음식이 맛있다, 힐링이 된다 하니 요리가 즐거워졌습니다.
그래서 집에 손님 오는 게 두렵지 않습니다.
갑자기와도 먹을 게 있으니까...
내가 언제든지 아무 때나 사람들에게 음식을 대접할 수 있는 이유는 온전히 남편 덕분입니다.
이런 남편 덕분에 많은 사람들을 대접하며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손 대접했다고 주님께 상을 받는다면 분명히 남편 몫도 상당 부분 차지하겠죠!...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