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손을 잡고 서울 시내를 걸었다.
기억도 나지 않지만
얼추 열 살 때 쯤이라 여겨보면
엄마 손을 놓은 지
어림잡아 38년 만의 일인 셈이다.
그나마 멋대가리 없는 아들이
불편한 몸으로 계단 오르는 엄마를
부축이라도 할라치면
되었다고 손사래 치시더니
오늘은 은근슬쩍 잡은 손을
꼬옥 붙드신다.
낳고 씻기고 먹이고 어루만지며
나를 키운 손이다.
이 손을 놓을 수 없는데
언제 또 이 손을 잡아드릴 수 있을지
나는 알지 못한다.
이 밤을 보내지 못하는 이유다.
- 2015년 7월 2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