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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 이군 Jul 19. 2021

쉰세 살에게 서른둘이 묻다

(우리 둘의) 대화는 당신이 생각하는 만큼 식상했다

고향을 떠나 이만큼 멀리 산다는 것만 빼면

나이 차이만큼 배경도 생각도 공통점이 없다


당신의 서른둘은 어땠나요?

딱히 그가 물은 건 아니었다

서른둘의 나는 술을 많이 먹었어 

아직 장가도 가기 전이니까.

술이 세셨나 봐요

아니 지금이나 그때나 술 먹는 덴 젠병이었지

그치만 그땐 마셨어. 지금처럼 전혀 못 먹지는 않았지. 억지로 밀어 넣은 거였지.

서른둘의 얘기는 그것으로 끝이다

술자리였기 때문에 술 얘기로 끝난 건 아니었다.


설명하지 않고 전달될 수 있는 얘기만 한다

그래야 편하다


서른둘이 쉰셋에게 물은 건

쉰셋의 서른둘이 아니라

서른둘의 쉰셋이었다

머물렀던 시간이라면 서른둘은 쉰셋이 되지 않았을 터



- 2020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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