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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 이군 Oct 13. 2022

손에 쥐지 않은 것은 아직 나의 패가 아니다

주로 도박 종목으로 분류되는 (도리)짓고 땡이란 화투 놀이는 다섯 장의 화투 패를 손에 쥐고 세 장만으로 십의 배수를 만들어야 한다. 이걸 짓는다고 하는데 짓지 못할 경우 승부를 겨룰 자격조차 얻지 못하고 패하게 된다. 그러고 난 다음에 남은 두 장으로 섰다처럼 족보 싸움을 하여 승부를 가린다. 


이 놀이의 특징은 십의 배수를 지어야만 판돈이 걸린 승부에 참여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심지어 망통이라는 제일 낮은 족보를 쥔 상대에게도 이길 수 없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자격과 조건의 허들을 넘어야 한다. 그것은 성적이나 실력, 혹은 언어일 수도 있다. 심지어 성별이나 종교, 피부색 그리고 장애 여부에 따라 그 사회의 가장 낮은 계급으로 조차 취급받지 못할 수도 있다. 차별의 문제 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넘어도 넘어도 넘을 수 없는 계급의 얘기일 수도 있다. 


아무튼 현재를 받아들이며 나의 것이 될지 아닐지도 모르는 불확실성의 패를 무작정 기다릴 것인가? 아니면 여기서 그만 훌훌 털고 일어나야 하는 것일까? 이미 벌어진 일, 애초에 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얘긴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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