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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나다 이군 Jun 04. 2023

깃발

깃발  



바람에 이기지 못한 몸을 휘저으며  

바람에 기댄다.  

낙엽처럼 흩날리지 않고  

거기에 있도록   

손은 깃봉을 부여잡고  

흐느적거리듯 눈물을 삼키듯  

춤을 춘다.  

바람이 있어 자신을 증명하듯  

그 자체를 자신의 삶으로  

인정한 듯  

바람에 기대어 그렇게 춤을 추며   

그렇게 우는 듯 웃고 있다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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