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하는 친구에겐 이유가 있다
성격이 더러워도 전교 1등 하는 친구에겐 그만한 이유가 있는 법이다. 삼성은 국내 최고의 기업이다. 국내 최고일 뿐 아니라 명실공히 글로벌 기업의 면모를 갖추었다. 삼성은 우리나라의 기업이 세계와 당당히 경쟁하고 또 경쟁하여 이길 수 있다는 믿을 수 없는 가능성을 현실로 일구어 낸 단군 이래 최고의 기업이다. 당연히 국민 모두가 최고의 기업으로 삼성을 꼽는데 주저할 이유가 없다.
이제 삼성은 세계 1등을 향해 달려가는 기업이고, 그 배경엔 분명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 이유는 수많은 전문가들이 XX 원칙, △△가지 비결 등으로 분석해 왔기에, 여기서까지 언급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다만, 내부 구성원의 신분으로 느꼈던 몇 가지 핵심적인 요소에 대해서만 추려본다.
삼성이 1등 하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확실히 남들보다 잘하는 것이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일단 삼성은 그 어떠한 조직보다 깨끗한 조직이다. 조직이 깨끗하다는 것은 임직원에 의해 저질러지는 사내외 부정(不正)이 없거나 적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 배경에는 부정(不正)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하면서 위기상황에 대한 강조와 함께 던진 일성이 조직 내 부정부패의 근절이었다는 점 또한 그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회장의 일성 이후 계열사별 감사조직의 역할과 기능은 더욱 강화되었다. 삼성은 이러한 관리를 위해 심지어 학연, 지연 등에 의한 사조직이 없는 아마도 유일한 조직일 것이다.
또 다른 배경은 삼성의 전통적인 경영방침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어느 기업보다도 인재에 대한 교육과 투자를 강조한다. 물론 1명의 엘리트가 수만 명을 먹여 살린다는 이건희 회장의 인재론 이후에는 기존 인력의 교육보다는 우수인력 확보에 집중하는 모습이지만, 이 또한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서 앞서가는 행보임에는 틀림없다.
이러한 인재제일주의와 그에 따른 일련의 정책들이 얻어 낸 성과는 인재가 삼성으로 모이는 원동력이 된 것만은 틀림없다. 삼성의 심장이라는 창조관에 한 번 가보면 외관에서도 놀라겠지만 교육 수준과 커리큘럼에서 삼성이 얼마나 인재양성과 교육에 열과 성을 쏟는지 알 수 있다. 결국 인재제일의 경영방침은 작금의 삼성의 위상을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삼성에 투자하는 투자자들은 하나같이 이건희 회장의 강력한 카리스마 있는 리더십과 미래를 읽는 시야에서 비결을 찾는다. 그리고 이건희 회장의 카리스마를 중심으로 수십만의 임직원이 일사불란하게 전열을 정비하는 모습은 마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강력한 리더십과 일사불란한 조직 관리는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사실 전문가적인 경영 원칙이나 비결 등을 따지지 않아도 이 정도의 요소 만으로도 최고의 기업이라 불릴만한 이유가 되고, 지금의 삼성을 만든 원동력이란 사실들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실제로 그에 걸맞은 성과도 창출하고 있음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그러나 위에 언급한 비결도 사실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앞뒤가 맞지 않는 구석들이 있다. 그러한 눈에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았던 내용들을 다음 장에서부터 차례로 짚어 볼 것이다.
아무리 삼성맨에 대해 얘기하고자 해도 그들이 속해있는 삼성이 잘 나가는 얘기를 빼고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삼성이 최근에 얼마나 공부를 잘했는지에 대해서만 간략하게 살펴보기로 한다.
먼저 국내 상황을 보자. 삼성그룹은 지난 2012년 3분기 실적으로 매출 205조 371억 원, 영업이익 25조 6천821억 원을 기록해 10대 그룹 전체 매출의 22.3%, 영업이익의 43.7%를 차지했다. 특히, 삼성전자, 삼성전기, 호텔신라 등 13개 상장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그룹은 매년 한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12월 결산 상장업체들이 지난해 거둔 순이익 중에서 삼성전자 한 회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69%나 됐다. 삼성전자는 올해 법인세만 1조 원 넘게 냈다. 주식시장에서도 삼성그룹은 국내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고 있고 대부분 고가주에다 블루칩 대접을 받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또한 어떠한가? 이제는 삼성 스스로도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라 부른다. 삼성은 80년대 소니, IBM, 90년대 GE, 도요타 2000년대 애플이 그러했듯이 한 세대의 아이콘이자 리더가 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삼성은 명실공히 글로벌 Leading Company가 되었다.
지난해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가 실시한 '2012년 세계 최고의 100대 브랜드(Best Global Brands 2012)'에서 삼성은 9위를 차지하며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톱 10'에 들어갔다. 인터브랜드가 추산한 삼성의 브랜드 가치는 329억 달러(약 36조 6210억 원)였다.
이건희 회장은 '93년 신경영 이래로 확실한 1등 기술, 1등 제품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끊임없이 강조해왔고, 2011년 말 현재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D램, 낸드플래시, TV 등 11개 제품 및 기타 계열사의 AM OLED와 리튬이온 2차 전지, 반도체용 기판, LNG선 등 20여 개에 달하는 세계 1등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초일류 100년 기업'을 향한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지난 2009년 창립 40주년 기념식에서는 2020년 매출 4000억 달러, 세계 정보통신(IT) 업계의 압도적 1위, 글로벌 10대 기업 진입 등 공개된 구체적인 목표도 공개됐다. 매출 4000억 달러는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 규모(4224억 달러)와 맞먹고, 현재 40위인 글로벌 기업 순위도 30계단 이상 끌어올려야 한다. 달성한다면 진정한 '초일류 기업'의 면모를 갖추게 된다.
그뿐만이 아니다. 삼성은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사회에 미치는 파장과 영향력이 엄청나다. 삼성의 국내외 직접 고용인력은 38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고 한다. 일단 국내 임직원을 20만 명으로 가정하고 살펴보더라도 거기에 딸린 식솔들까지 포함하면 전 국민의 2% 이상이 되면 되었지 덜 되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에 직/간접 방계 및 하청업체까지 감안하면 실로 엄청난 수의 국민이 삼성 덕분에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가히 삼성이 이 나라를 먹여 살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때 삼성이 주창하던 강소국 핀란드의 노키아처럼 말이다. 이는 전가의 보도처럼 삼성과 같은 재벌기업이 국내에서 추앙받는 배경이기도 하다.
또한 삼성이 가는 길은 곧 국내 기업 활동의 전례가 되기도 한다. 한동안 유행처럼 번졌던 CRM이니 6 시그마 등의 경영/마케팅 기법, 그리고 최근의 ERP 등도 사실 삼성이 건드렸기 때문에 관심을 끌었던 경영 아이템 중에 하나이다. 또한 기업마다 브랜드의 중요성도 알고 있었지만 삼성이 전격적으로 브랜드를 기업 가치화하여 성공하자 너도나도 브랜드를 다시금 외치게 되었다.
영업 측면에서는 많은 기업들이 삼성과 거래를 트기 위해 노력한다. 삼성과의 거래는 바로 기업의 신뢰를 보장하는 최고의 레퍼런스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다른 기업과의 협상 시 매우 그럴듯하게 어필되곤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업은 다소의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삼성과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뿐만 아니라 관련 법이 제정되고 수정되거나 파기되는 상당수의 경우에도 삼성과 같은 대기업의 영향력이 발휘되곤 한다. 사회적으로도 일단 삼성이 사원을 모집하기 위해 국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공채라는 것을 시작하자 많은 기업들이 따라 하고 이제는 일반적인 채용의 기준이 되었다. 이때 삼성이 토익 성적을 요구하면 다른 기업에서도 토익 성적을 요구하게 되었고, 모든 학원에 토익 강좌가 개설되고 취업을 원하는 거의 모든 대학생은 기본 스펙으로 토익 성적을 지녀야만 한다.
그런데 최근 삼성이 토익의 무용성을 제기하고 자신들이 개발한 opic을 시도하자, 이 나라의 많은 젊은이들은 토익을 때려치우고 opic을 준비해야 한다. 더욱 사소한 예로 삼성 입사를 희망하는 한국의 대학생들은 SATT라는 인성 테스트와 삼성 취업용으로 삼성산 워드프로세서 훈민정음을 공부해야 한다. 이렇듯 삼성이 우리 사회의 정치, 경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까지 미치는 영향력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이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