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그게 뭐라고!

10분 투자 운동러

by 주다

최고의 성형은 뭐다? 다이어트.

20대의 나의 몸은 작고 아담하고 장 나라 형의 마른 몸매였다.

45kg이 넘지 않았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붙지 않은 축복받은 몸이었다.

그 시절 다이어트 프로그램이 한창 유행한 적이 있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생각했다.

힘은 들지만 다이어트를 통해 성취감도 느끼고 외적으로 변화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것도 나름 재미있을 거 같다고.

그렇다. 다이어트를 해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그 고통을 너무나 쉽게 생각했다.

그 말에 대한 벌이었을까?

아이를 임신하고 만삭이었을 때의 몸무게가 아직도 그대로다. 현실은 후덕한 장 나라가 되었다.

간헐적 단식을 해보아도 몸무게는 제자리걸음. 굶는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연예인들은 출산하고도 전보다 날씬하고 예뻐지던데. 나름 용을 써보아도 해결할 수 없는 문제다.

예전에 가볍게 생각했던 문제가 현실로 다가오니 이는 파국이로다.

남편은 한 번씩 아이들에게 이런 말을 한다.

“엄마 20대에는 야리야리했었는데, 그 여자는 어디 갔을까?”

나도 알고 싶다. 이 남의 편아.

그 어여쁜 여자는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나도 그 여자랑 살고 싶다고.




그러다 결정적인 사건. 조카들과 함께 간 여행이었다.

저녁에 다 같이 스트레칭을 하게 되었다. 불현듯 어렸을 때의 유연한 나의 몸이 생각났다.

그래서 벽에 두 손을 뒤집어 짚고 아래로 내려가는 기술을 선보였다.

그러다 우두둑. 몸이 움직일 수가 없다.

나이는 먹었지만 몸은 예전 그대로일 거라는 대단한 착각.

옆구리 부분에 담이 오고야 말았다.

“너무 아파, 움직일 수가 없어, 나 좀 도와줘”

남의 편은 웃음을 참아가며 “괜찮아?, 그러게 자기가 아직도 10대인 줄 알아.”

하며 킥킥된다. 옆구리만 괜찮았으면 정말 킥을 날릴 뻔했다.

아이들은 옆에서 걱정 어린 눈빛을 보내왔다.

난 정말 괜찮아. 스트레칭이 부족했나 봐.

그날 저녁 옆구리를 부여잡으며 눕고 일어날 때마다 “아이고” 하는 곡소리가 절로 나왔다.

그렇게 며칠을 담으로 고생하고 드디어 결심했다.




그래 이제 운동을 해야 할 나이다. 제2의 인생을 살아보겠어.

홈트가 한 창 유행이라는데 홈트 좋다. 유튜브에 홈트를 찾아보니 수백 개의 영상이 뜬다.

그중 쉽게 따라 할 수 있고 몸에 유연함을 길러 줄 영상.

찾았다.

그렇게 띵크 부부의 영상으로 하루 10분. 우리의 만남은 성사되었다.

영상을 보며 각목 같은 몸을 최대한 늘려본다.

다음날은 하루 7분 허리둘레를 줄여보고 다음날은 칼로리를 불태우면서 나의 의지를 다시 한번 불태운다.

혼자서 운동하는 꼴이 혼자 보기 아까울 만큼 애처롭다.

이 애처로운 꼴을 그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는 않다.

어느 날 짠하고 날렵해진 몸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뿐.


그러다 아이들의 방학으로 운동 종목을 바꿔야 할 타이밍이 왔다.

방학 때는 여유가 없으니 설거지를 하고 싱크대를 부여 잡고 스쿼트를 시작했다.

열 , 스물, 서른, 마흔.... 예순일흔 오늘은 열 개 더.

날렵해지고 유연 해지는 나의 몸을 상상하며 구슬땀을 흘려 보지만 이렇게 하면 살 빠지는 거 맞는 걸까?

애는 쓰고 있다만 하루 10분 투자해서 어디 살이 쉽게 빠지겠는가. 그러면 다들 모델하고 있겠지.

그렇게 나의 운동은 또 다른 국면을 맞았다.

그래서 생각해낸 게 산책 삼아 만보 걷기에 도전한다.

처음부터 만보는 힘들 거 같고 가을이 피아노 학원 가 있는 40분 동안 걷자는 심산이다.

이어폰을 끼고 노래를 들으며 살랑이는 바람을 느끼며 공원을 돌고 또 돌았다.

40분 종종거리며 걸으면 7000걸음 정도가 채워졌고 만보를 채우려면 1시간 20분~30분이라는 시간이 소요됐다.

그러다 점 점 날씨가 더워지거나 , 으스스 추워지는 계절이 다가오면 걷는 운동은 잠시 유예 상태가 된다.

운동 좀 하자는데 뭐 이리 장애물이 많단 말인가.


그래서 나의 4번째 운동 리스트는 계단 오르기.

가을이도 코로나로 인하여 확 찐자가 되었기 때문에 나와 함께 동참하기로 한다.

1층부터 20층까지 오르면 내가 계획했던 그날의 운동은 10분이면 충분하다.

동지가 있어 덜 외롭고 서로를 의지하며 한 계단 한 계단 발을 부단히 움직인다.

가을이는 7층 정도만 올라가도 땀을 뻘뻘 흘리기 바쁘다.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면 잠시 쉬며 호흡을 가다듬는다.

며 칠 해보니 가을이도 할 만하다는 긍정적인 신호를 내보인다.

그 새에 나는 얼른 말을 덧붙인다.

“그럼 우리 다음번에는 40층까지 올라가 보는 건 어때?”

“20층까지 밖에 없는데 어떻게 40층을 올라가?”

“다시 한번 오르면 40층이고 세 번 오르면 60층인 거지. 우리 내년 목표는 100층까지 올라가 보자.”

그 말에 아이는 20층이면 됐다고 정확히 선을 긋는다.

20층이면 어떻고 40층이면 어떤가?

우리는 매일매일 열심히 계단을 오르고 있고 10분을 투자해 서로를 의지하면서 건강해지고 있다.

비록 후덕한 장 나라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젊은 날의 장 나라보다 건강하고 여유롭다.

또 어떤 장애물이 생겨서 다른 운동으로 전환될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10분이라는 귀한 시간을 들여서 대화와, 신뢰와, 건강을 챙겨 나갈 것이다.


어느 날 아이가 계단을 오르며 묻는다. 몇 살까지 살고 싶어?

“엄마는 80살까지면 좋을 거 같은데.”

“아니 100살까지만 살아, 150살까지 살면 더 좋고”

그날을 위해 오늘도 기꺼이 건강한 10분을 산다.

모래시계.png

사진출처-픽사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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