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의 일상
1. 간만에 데이트를 했다.
2. 와이프는 가끔 맥락없이 질문을 던진다. 마치 유퀴즈에 출연한 것 처럼 근원적인 질문을 받으면 깊은 고민에 빠진다.
3. 첫번째 질문: 흑백요리사에 출연하진 않았지만 음식이 괜찮은 레스토랑에서 파스타를 먹다말고 '결혼하니 어때?'라고 물었다. 나는 정답을 찾지 못했다.
4. 두번째 질문: 라이브 재즈바에서 감미로운 노래를 듣다 귓속말로 묻는다. '내가 갑자기 사라지면 어떨 거 같아'
5. 우선 와인을 한모금 삼킨다. 이때 마시는 와인은 참 달면서 끝은 씁쓸하다. 길게 느껴지는 시간 만큼 향과 맛이 온전히 전해온다.
6. 첫번째 시험을 만회하고자 머리를 쥐어짰다.
나: 찾으러 다녀야지. 그러다가 못찾으면 평생 그리워 하면서 살게...
와이프는 옅은 미소와 침묵을 이어갔다.
나: 너는 어떨 거 같아?
책임 없는 답변이 돌아온다.
와이프: 나도^^.
7. 잡담을 나누는 동안 노래가 시작됐다. 올디벗구디. 4인조로 이루어진 재즈팀. 보컬의 따뜻한 음색이 마음을 편하게 만들었다.
8. 밴드 이름이 특이해서 찾아봤다. oldie but goodie: '낡았지만 좋은 것[사람], 옛날을 그립게[생각나게] 하는 것[사람]'
9. 와이프의 질문 2개. 노래에 답이 있었다. 이걸로 답할 걸 그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