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컴퓨터 못하는 애가 어디있다고

컴퓨터활용능력, 꼭 등급으로 보여줘야겠니?

by Victor navorski

내 현생은 취준이다

1화 모두의 시험 - 컴활편





컴퓨터활용능력 일명 컴활.

나는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한글공부랑 컴퓨터를 같이 배웠는데, 활용능력을 증명하라니 이게 무슨 말인가 했다. 나는 초등학교 때부터 인터넷 카페를 들락거리며 아이돌 팬질을 하고 메이플스토리와 바람의 나라, 크레이지 아케이드, 카트라이더를 넘나들며 컴퓨터는 우리 엄마아빠보 보다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이걸 증명하는 자격증이 왜필요한건가.


아, 다시보니 컴퓨터를 활용하는 사무 능력을 주로 평가한다.


- 컴퓨터활용능력이란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시행하는 사무정보 분야의 국가기술자격 시험을 말한다. 컴퓨터활용능력 자격등급은 1급과 2급이 있다. 응시자격에는 제한이 없다. 컴퓨터활용능력 1급 시험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으로 이루어지며, 필기시험은 객관식으로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과목당 40점 이상, 전 과목 평균 6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실기시험은 컴퓨터 작업형으로, 100점을 만점으로 하여 평균 70점 이상이면 합격한다.


아하! 내가 회사에 들어와서 컴퓨터로 문서 작성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지 증명하라는 거였다.

아니 그래도 나는 초등학교 때 디스크를 때고 씨디에서 유에스비 세대를 다 겪었는데, 중학교 때는 이미 한글로 수행평가를 써서 냈고, 고등학교 때는 ppt를 만들어 발표 시험을 봤다. 심지어 frez 라는 프로그램이 유행해 눈 빠지듯이 발표자료를 만들었다. 대학교 5년 간 수업 마자 한 두번 씩 ppt를 만들었다. 아니 심지어 일상에서 여행 계획도 엑셀로 비용계산 더해서 만든다.


그런데 이걸 증명하는 자격증을 따라니. 참. 고지식한 베이비부머세대 같으니라고! 라고..라고... 생각하며 하루 이틀 일년 이년 미루다 컴활 필기시험 책을 사러갔다. 근데 이게 왠일인가. 너무 어렵다. 뭐라고 하는건지 정말 하나도 모르겠다.


그렇게 다시 책을 환불했다.


안되겠다 싶어 절실하게 알아보니 그래도, 공기업 준비가 아니라면 컴활은 +a 선택사항이라고 한다. 아버지 어머니 죄송합니다. 철밥통 공무원 공기업은 넘볼 수 없겠습니다. 마음 속으로 사과를 드리며 컴활과 멀어졌다.


주위에 컴활을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니, 생각 그대로 꽤 힘들어 한다. 컴퓨터와 같이 자란 밀레니얼 그리고 z세대이지만 시험은 시험이었다. 필기만 2-3번 실기는 학원까지 다니며 준비한다.


그래서 또 비뚤어졌다. 아니 회사에서 그정도로 컴퓨터를 쓴단 말이오? 엑셀로 무슨 그렇게 복잡한 계산을 다하고, 보고서는 뭐그렇게 화려하게 만들어야하길래!


비뚤어지다 못해 물구나무를 서서 생각했다. 아, 세대차이다 이건, 컴퓨터를 처음 만나 힘들어했던 아날로그 세대와 아직 학교에서 컴퓨터를 활용하지 않았던 세대들이 모여 낸 발상이 이거 아닌가. 컴퓨터는 어려웠으니까, 신입사원들이 컴퓨터를 못했었으니까.


그리고 어차피 높은 경쟁률에 사람 뽑기 힘드니 기준하나 더 만들어보자 하며 나온 것이 컴활아닐까.


역시 오늘도 5년만 뒤에 취업을 했다면 이건 필요없을 텐데. 하며 생각을 접었다. 어차피 내 현생은 지금이 취준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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