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너의 얼굴을 물끄러미 들여다본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곤히 잠든 네가 이 세상에서 가장 단 꿈을 꾸었으면 좋겠단 바람을 심는다. 조심스러운 손길로 네 앞머리를 넘기고 볼을 쓰다듬는다. 너를 아프게 만들지 않아야 한다. 적어도 나로 인하여 네가 아픈 일은 없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네가 괴로운 건 나도 싫다. 그래서 네가 하지 말라면 참고 네가 기다리라면 마냥 기다린다. 어디선가 들어본 말로는 잠자코 아무 말 없이 상대를 기다릴 줄 아는 게 진정한 사랑이라 하더라. 나는 네게 그런 사람이고 싶다. 구태여 나를 드러내려 하지 않고 묵묵히 뒤편에 서있으며 네가 나를 필요로 할 때 나타나 말없이 품을 내어주는.
비를 맞자면 함께 맞아줄 수 있다. 도망 가자면 당장이고 짐을 챙길 수 있다. 다녀올게, 란 인사에 알겠다 답하곤 백날 천날 오기만을 기척 없이 그대로 있어줄 수 있다. 너의 괴로움을 알고 내가 그에 짐을 더하지 않고서 조용히 나무처럼 있겠다. 사랑해서 행복을 빈다. 너의 불행은 촛불처럼 잠깐, 바람을 불면 쉬이 꺼질 테다. 걱정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