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게 말하자면 당신을 앓아요

by 주또

아픈 날엔 당신이 약을 건네주던 장면이 떠올라요. 아프냐는 물음에 고개를 휘휘 저었었죠. 굳이 말을 하지 않았어요. 왜냐, 당신에게 걱정이 될 뿐이니까요. 그렇지만 당신은 단번에 나를 알아챘어요. 이마를 짚고는 ‘너 열나는 것 같은데’ 하더니만 가방에서 약을 꺼내 물과 쥐여주었죠. 후에 알고 보니 당신은 내가 자주 감기와 두통을 앓는 걸 알고서 약을 챙겨 다니기 시작한 것이었어요.


그런 당신의 다정이 아플 때마다 생각나요. 몹시도 따뜻했던 섬세함과 다정함에 몰래 슬쩍 입꼬리를 올리다가도 아련함이 밀려와 쓴웃음 짓기도 해요.


멍 때리는 날이 늘었는데요. 난 여전히 조금만 추워져도 감기에 걸리고 몸살로 인해 괴로워해요. 아무리 껴입어도 꼭 그렇더라고요. 게다가 전기장판 온도는 40도에 맞춰놓고서 잠에 들어요. 그 아래로 떨어질 경우 금방 코를 훌쩍이고 이마가 뜨끈해지기 일쑤이거든요. 남들은 들으면 왜 이리 온도를 높게 올려놓느냐, 한다만요. 예민한 기질과 유난인 성격도 한몫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 목요일에는 엄청나게 추웠어요. 바람이 장난 아녔어요. 그럼에도 한 삼십분 정도 걸어서 운동을 하러 갔고 운동을 하고 나온 후 다시금 삼십분 정도 걸어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틀림없이 감기에 걸릴 수밖에 없는 행동이었지요. 그로 인해 당연히 새벽에 몸살이 와, 협탁 위 항상 구비해두는 약을 주워 먹고는 도로 잠 속으로 빠져들었습니다.


그리고 몽롱해지는 정신과 함께 보고 싶더라고요. 그 얼굴이, 참. 이마를 짚고. 목덜미에 손을 얹으며. ‘너 아픈 것 같은데’ 하던 음성이. 그리워지더라고요.


진짜 보고 싶어요. 만나고 싶어요. 품에 안겨 한숨 자고 나면 몽땅 다 괜찮아질 것 같아요. 괜스레 칭얼거리고파 더 아파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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