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잘 지내지 마세요,라는 말은 너무 유치하기 짝이 없지요. 하지만 솔직해지자면 난 당신이 저보다 멀쩡하지 않기를 바라요. 나는 분명 백날 천날 울고불고 난리란 난리는 다 피울 예정이거든요. 청승맞게 노래방에서 이별 노래나 부르다가 울어젖힐 것이고 안 먹던 술을 진탕 마셔 취한 채 당신 번호 누르기를 여러 번 일 거예요. 숨 쉬듯 당신 이름을 부를 테고 밥 먹듯 당신 생각을 떠나보내지 못할 거예요. 아마 당신만을 그리워하느라 다른 사랑도 하지 못해 홀로 외로이 늙어죽을지도 모르죠.
어쩌면 다 정해진 이별 아녔냐고요. 그래서 내가 한결 수월할 거 아니냐고요. 전혀요. 다른 무언가는 죄다 시시해졌을 만큼 일상이 온통 당신 위주로 돌아갔어요. 이렇게 좋아해도 되나, 싶을 지경으로 온 신경이 당신이었어요. 당신은 어땠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에요.
그러니 당신은 너무 행복하지 마요. 평소에 아주 즐겁고 신이 나는 순간이 대부분이라 한들 이따금, 아주 가끔씩은 내가 떠올라 하던 일을 멈추고 걷던 길을 주춤하고 그래요. 다른 이성을 만나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더라도 내 얼굴이 불현듯 겹쳐 보여 깜짝 놀라고 그러세요.
그렇게 되어야 조금은 공평한 이별 아니겠어요.
한쪽만 무너지기엔, 우리가 서로 같이 한 사랑이었잖아요.
사실 위에 한 말들은 다 거짓말이에요. 당신이 행복하기를 소원해요. 아무렴 내가 아픈 것쯤은 괜찮아요. 다만 우리가 헤어진다면 당신이 아파할 것이 걱정이에요. 매일 울고 슬퍼하며 하루하루 다시 굴속으로 기어들어갈 준비를 할 당신이 안타까워요. 나야, 늘 그렇듯 해 오던 대로 지질하게 이별을 견디고 감당하면 되는 일이거든요.
한데 당신은 간만이잖아요. 그런 당신께, 내가 또다시 겨우 씻어내린 상처 위로 새로이 한 겹 얹어 괴롭힐 걸 상상하니 가슴이 미어지더라고요. 차마 당신을 혼자 둘 수 없겠더라고요. 나보다… 내 아픔보다는 당신이 아파할 걱정에 좀처럼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어요. 이토록 나는 어찌할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임을 확연히 깨달아요. 이도 저도, 옴짝달싹할 수 없이 당신이랍니다.
당신, 아프지 마세요. 나라는 존재는 까맣게 잊고서 행복하세요. 훗날 당신이 만날 새로운 사람은 당신을 자주 울리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몹시 사랑했고 사랑하며 사랑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