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하는 사랑, 당신이랑 하고 싶어요

by 주또

눈이 온다고 생각나는 게 아니라요. 비가 내린다고 하여 연락을 하고픈 충동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요. 그냥 딱히 이유 없이 떠올라요. 밥을 먹고 양치를 하고 세수를 하고 나온 화장실 문턱에서 따라붙고요. 친구를 만나든 무엇을 하고 있든 간에 옆에 있는 것 마냥 선명해요. 심지어는 중요한 업무를 보고 있는 와중에도요. 집중력이 흐려지고 부산스러워져요. (때문에 요즘엔 실수를 달고 다녀요.)


늘 맑게 웃어주는 사람이거든요. 어떠한 짓을 해도 밉지 않은 인간이에요. 왜, 사람 좋아지는 것도, 미워지는 것도, 전부 순간이라고들 하잖아요. 근데 이 사람으로 소개하자면, 좋아지는 순간들만 있지 결코 미워할 수는 없을 듯해요.


특이한 점도 수두룩해요. 가만 보고 있을 시, ‘어떻게 지구상에 존재할 수가 있지?’ 간혹 그래요. 행동 하나하나. 장난기 가득한 말투와 표정, 시시하지 않는 말마디들이 꽤나 인상 깊어요. 그래서 혼자 있었던 일들을 되짚어보며 피식피식 웃음을 터뜨리고 그래요.


솔직히 사랑 얘기라는 게, 대부분 비슷비슷하잖아요. 만나고 헤어지고. 좋아하고 싫어하고. 남들 다 하는 사랑, 남들 다 하는 이별이란 말이 있듯이. 사랑은 정말이지 진부하고 지루하기 짝이 없어질 만도 한데. 마음의 총량이란 건 진짜 없는 모양이구나, 깨닫습니다. 이번 사람한테 내 마음을 몽땅 줘버린 탓에 다음 사랑은 절대 없다, 호언장담하는 짓이 무의미해진 적이 몇 번 있었죠.


사랑은 결코 흔하지 않았으나 결국엔 또 내 앞에 와 문을 두드리곤 했어요. 아니, 어찌 보면 두드린 것도 아녔죠. 벌컥 열어젖히고서 ‘오늘부터 내가 네 마음에 들어앉겠다!’ 막무가내였으니. 사랑의 예고 없음에 시린 눈을 가리기를, 덕분에 몇 해를 무료하지 않게 보냈습니다.


이처럼 경험대로 당신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싶기도 해요. 굉장히 설레하고 아파하고 즐겁고 슬프다가, 자연스레 다음으로 지나갈 수 있지 않으려나, 하기도 해요. 하지만 결말이 어떻게 흘러가든 간에 오늘을 살고 있는 난, 당신을 아주 많이 좋아하고 다른 사람은 꿈도 못 꿀만큼 사랑하고 있어요.


나의 마지막이 당신이라면 더할 나위 없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정말, 진심으로, 온 마음 다해 내 남은 모든 사랑을 당신께 건넬게요. 부디 기뻐하며 받아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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