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품이 전염된다는 말마따나 우울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에요. 툭하면 울던 날 만난 탓에 당신도 빈번히 눈가를 붉히게 되는 것이려나요. 오늘은 당신한테 괜한 심술을 부렸어요. 심지어는 “나 없으면 어떡할 거야” 멍청한 질문을 저질러버렸지요. 일순간 당황했을 당신의 표정이 눈에 훤해요. 잇따라 꾸중을 들은 강아지처럼 한껏 시무룩해졌을 모습이 상상이 가요. 미안해집니다. 당신은 악역을 자처하듯 못나지는 나를 볼 때면 무슨 생각이 들까요? 내가 당신을 사랑하는 일이 당신에게 상처가 될 수도 있겠단 느낌이 들 적엔, 어디론가 황급히 달아나버리고 싶습니다.
사랑 외에 필요한 것들이 한가득이래요. 사랑을 하기 위한 조건처럼 여겨지는 목록들이 줄줄이 숙제인 양 쌓여있어요. 어린 시절엔 사랑이 그저 ‘좋아하는 마음’이라고 배웠던 것 같은데요. 누군가를 귀하고 소중하게 구는 것이라고 말이에요. 현실은 잘 모르겠어요. 재고 따져야 하는 점들도 모른체하는 중이고요.
당신은 시종일관 미소를 보여주네요. 내 속을 빤히 들여다보고 있을 것이 틀림없는데, 자상함을 유지해요. 어제도, 오늘도, 나의 기분을 위해 특유의 재치 있는 농담과 재주로 갖은 노력을 다합니다. 단언컨대 나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통틀어 당신 같은 인물은 처음이자 마지막 일 거예요. 어떻게 장담할 수 있는 것이냐 묻는다면, 나의 바짝 얼어붙은 경계를 허물고서 안정을 되찾아준 유일무이한 존재이니까요.
당신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살아가기를 관두지 않았어요. 일분일초도 허투루 쓰지 않았고요. 더 이상 어떠한 설명으로 우리의 사랑을 증명하고 현실을 설득해야 하는 건가요. 백날 천날 구구절절 떠든다고 한들, 내 사랑의 이유를 납득할 수 없을 테지요. 그 누구도 대신해서 나의 삶을 직접 경험해 본 적 없을뿐더러, 속속들이 꿰뚫지 못하잖아요. 그러니, 내가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하고픈 까닭도 헤아릴 수 없는 노릇이에요.
우리만 바라보고파요. 오직 당신이 날 애정하는 순간 속에서만 실재하고파요. 당신이랑 결혼하여 당신을 닮은 아이를 키워가고파요. 꿈만 같은 시나리오에 불과할까요? 종종 원망할 이를 찾게 되거나, 혹은 이 지구상 모든 것들이 위협적으로 다가올 경우, 나지막이 당신 이름을 되뇌어봅니다. 당신이 나를 향해 보내주는 사랑과 아낌없는 찬사. 감히 흉내 낼 수 없는 다정이기에 눈물이 나요.
난 정말이지 당신의 슬픔이 되고 싶지 않네요.
사랑이 이번엔 반드시 내 편이 되어주어야만 해요.
* 함께 듣는 asm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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