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인데, 무엇이 달라진 걸까요

by 주또

점차 나이를 먹어가며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큰 각오가 필요한 짓인지 깨닫는 것 같아요. 당신을 사랑하며 난 나보다 당신을 우위에 둘 결심을 했지요. 당신의 기쁨을 나의 행복보다 먼저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자 다짐했어요. 당신은 어떤가요. 사랑에 절실해, 나와의 영원을 탐내본 적 있나요. 사랑으로 인하여 얼마만큼 간절해질 수 있는 건가요. 또한, 사랑이 삶을 어디까지 바꿔놓을 수 있나요. 수차례 맴도는 질문을 나 혼자 나열만 하고 말았어요. 당신을 슬프게 하지는 않을까 침묵하는 날들이 잦았지요.


당신을 처음 본 날이 여전히 생생해요. 단순히 유쾌한 사람이구나, 하고 끝이었거든요. 그러다 종종 당신이 하는 말마디들과 행동에서 특별함을 발견하고 ‘참 희한하다’며 고개를 갸우뚱거렸지요. 솔직히 호기심이었겠네요. 이윽고 호기심이 호감으로, 호감이 애정으로, 감정이 심화되어갔고요. 본인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차츰차츰 서서히 당신에게 완전히 매료된 거예요. 정말이지 별안간 계획에 없던 사랑이었답니다.


귀갓길에도 당신 얼굴을 머릿속으로 조목조목 분석해 봤고요. 당신이 내가 듣는 모든 노래의 대상이 된 양 굴었으며 대뜸 날씨가 좋다고 연락하고픈 인물이었어요. 심지어는 주말에 설거지하다가도 문득 ‘보고 싶다’는 문장을 떠올렸습니다. 진짜 얽힐 일은 없겠다, 안도했던 게 우스워질 지경이었지요(웃음). 어질어질했어요. 난데없는 사랑에 이처럼 또 무력히 온 마음을 내어줄 수밖에 없는 노릇이었어요. 하늘도 왠지 어딘가 울적한 구석이 있는 이 사랑을, 당최 피할 길 없는 운명이라 하듯 부추기는 듯했고요.


가까워졌어요. 예상보다 더 좋아하게 됐어요. 함께 있는 시간 속에서 영영 살고픈 심정으로 현실을 부정하고플 만큼이요. 우리를 방해하는 것들을 애써 잊은 채 사랑하기로 맹세했습니다. 결코 후회하지 않아요. 다만, ‘~이랬더라면’ 가정을 하는 경우가 늘었지요. 이를테면, ‘우리가 조금 더 순탄한 사랑을 할 수 있었더라면’하는 거요.


만일 그랬더라면 어땠을까요?

서로가 서로에게 평생을 맡기는 일에 망설임이 없었을까요.



*함께 듣는 플레이리스트 :)

https://youtube.com/@sarmumegg?si=s07feUDyj40MNrp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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