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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쥬드 Jul 08. 2023

'마더그라운드'라는 브랜드

브랜드 디깅 #3. 마더그라운드

1. 마더그라운드 선정 이유

이번 브랜드 디깅 주제는 ‘스몰 브랜드 디깅’. 스몰이라는 기준이 모호하게 다가왔기 때문에, '스몰'이라는 기준을 먼저 선정할 필요가 있었다.


<스몰 브랜드 기준>   

회사 직원 규모가 20명 이하인 브랜드

창립한지 3년 이상된 브랜드

구체화된 서비스/제품이 있는 브랜드

소규모 조직으로 움직이면서 단기간 운영되고 사라지지 않은, 그러면서 제공하는 서비스나 제품이 명확한 브랜드를 기준으로 잡고 주변을 살펴봤다. 어렵지 않게 하나의 브랜드를 선정할 수 있었다. 신발 및 패션 잡화 브랜드, 마더그라운드 이다.


2. 마더그라운드의 시작

마더그라운드는 2017년 2월 텀블벅 펀딩을 통해 시작했다. 회사생활을 청산하고 패션 브랜드 ‘브라운브레스’를 창업했던 이근백 대표가 본인만의 브랜드를 시작한 것. 펀딩 결과는 1억이 넘는 금액이 모집되며 성공리에 끝마쳤다.

디자인을 전공했던 이근백 대표가 패션 브랜드를 창업하며 얻은 노하우를 쏟아내어 만든 브랜드. 그는 제품 디자인부터 제작 발주, 홍보, 기획, 글쓰기 등 모든 활동을 홀로 진행했었다. 왜 하필 신발이었을까? 이근백 대표는 10년간 운영했던 패션 브랜드에서 유일하게 다루지 않은 아이템이 '신발' 이었다며, 일종의 도전정신이 작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익숙하고 자신있는 분야 대신, 해보지 않은 아이템을 선정했다는 점에서 

이미 차고 넘치는 신발 시장에서, 마더그라운드는 1) 독특한 아웃솔 디자인 2) 모든 정보를 공개하는 자신감 3) 독특한 방식의 오프라인 접점 을 통해 차별화 요소를 수립해 나갔다.


3. 마더그라운드의 디자인

패션 아이템은 뭐니뭐니해도 '디자인'이 중요하다. 소재, 내구성, 편의성 등 고려해야할 대상은 여러개이나 그 중 가장 앞에 서있는 것은 '디자인'. 유행을 타지 않으면서도 독자적인 차별화를 갖춰야하는 신발 시장에서 마더그라운드 제품의 강점은 아웃솔의 디자인과 독특한 색채에 있다.

1) 아웃솔

마더그라운드의 특징적인 부분은 바로 아웃솔. 나이테에서 모티브를 얻은 이 아웃솔의 형태는 기능적이면서도 미적 가치를 충족시켜 준다. 비정형으로 나있는 주름들은 바닥과 접지되는 면적을 늘려 마찰력을 키워주었고, 이러한 패턴을 미드솔 부분까지 확장시켜 외형적 차별화 포인트로 작용한다. 이근백 대표는 '걷는 것 만으로 자연을 연상시키고 싶었다' 며 이러한 디자인의 이유를 밝혔다.


2) 자연의 색

마더그라운드는 제품의 색을 ‘자연’에서 모티브를 얻어 만든다. 개펄, 이끼, 자작나무 등 자연이 가진 색상을 토대로 제품을 만들고, 벨크로, 끈, 하이탑 등 형태적 다양화를 통해 라인업을 구성한다.

이러한 방식은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고 있으며, 최근에는 사과주스, 사과잼 등 가공품을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재활용 하여 만든 'Apple Skin'재료를 활용하고, 사과 속살의 색을 차용한 제품을 내놓으면서 색 뿐만 아니라 재료까지 자연 친화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사과찌꺼기를 활용한 소재를 사용하고, 사과 속살에서 색을 차용한 스니커즈 제품


4. 마더그라운드의 마케팅

1) 정보의 투명화 : 유통 마진을 뺀 운동화

초기 마더그라운드는 오로지 마더그라운드 채널에서만 판매를 진행했다 (현재는 29cm, 무신사 등 플랫폼에서 판매중이다). 디자인은 물론 제작 발주를 모두 담당했기에 신발 가격에서 가장 많은 퍼센트를 차지하는 '유통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을 책정할 수 있었다. 이를 강점으로 내세워 생산부터 운영, 마진까지 투명하게 공개하는 방식의 소통법을 사용한다. 


1) 정보의 투명화 : 협업 업체 공유

뿐만아니라 신발 제조 공장, 인쇄소, 양말 공장 등 실제 마더그라운드와 협업하고 있는 제작사의 정보를 홈페이지에 모두 공개해 두었다. 직접 발품을 팔아 얻어낸 좋은 제작사들을 자신있게 공개한 것. 이를 통해 마더그라운드의 제품은 '믿고 구매할 수 있는' 보증을 자연스레 얻는다.


2) 특별한 오프라인 접점 : 보부 스토어

신발마다 사이즈별 고유의 크기가 달라서 아무리 정확한 치수를 제공한다 하여도 직접 신어보지 못하면 꼭 맞는 신발을 구매하기는 어렵다. 온라인 플랫폼으로만 판매를 진행하던 마더그라운드는 적은 인력으로 운영되고 있었기에, 오프라인 매장을 만드는 대신 특별한 시스템을 도입한다. 과거 짐보따리를 들고 동네마다 돌아다니며 물건을 팔던 '보부상'에서 컨셉을 착안, '보부스토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보부스토어는 카페, 잡화점, 백화점 등 기존 운영되던 매장들에 '샵인샵' 개념으로 짧은 기간동안 운영된다. 다양한 지역의 거점들을 돌아다니며 약 10일 가량의 스토어를 운영하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방식. 이로서 매장 운영에 들어가는 임대료, 인건비, 인테리어비 등은 절약하면서 이미 유동인구가 많은 공간에서 행사를 진행함으로 자연스러운 제품 홍보를 진행한다. 또한 짧은 기간, 특정 장소에서만 진행하는 한정판 느낌의 컨셉은 기존 고객들에게 방문을 유도, 자연스러운 구매까지 연결짓는다.


2) 특별한 오프라인 접점 : 신발장

보부스토어와 마찬가지로 샵인샵 개념이지만 '신발장'은 떠나가지 않는다. 마더그라운드의 모든 신발을 사이즈 별로 전시해 둠으로서 사람들은 부담없이 신발을 신어볼 수 있는 나만의 신발장을 갖게 된다. 운영 인력을 쓰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제품을 체험시킬 수 있는 탁월한 방식이다.


3) 콜라보

'오브젝트'와 콜라보로 만든 슬립온 스니커즈
'에어로케이'와 콜라보한 스니커즈와 양말. 실제 항공사 직원들의 유니폼으로 사용되고 있다.
'태극당'과 콜라보하여 만든 스니커즈, 양말, 빵

이 외에도, 예기치 못한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와 콜라보를 통해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항공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는 '에어로케이'의 유니폼 신발을 제작하거나 서울 첫번째 빵집 태극당과의 콜라보를 진행하는 등, 독특한 콜라보 제품들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제품을 알리는데 주요하게 작용한다. 사람은 누구나 신발을 신으니까 말이다.


5. 마더그라운드라는 브랜드

마더그라운드는 매년 말, 사진 작가와 협업한 미니 달력을 무료로 내놓는다. 모든 사진은 자연을 담고 있다.

마더그라운드는 본인만의 차별화 요소(자연을 닮은 아웃솔, 색상)를 바탕으로 틀에 갇히지 않는 커뮤니케이션(다양한 브랜드와 콜라보, 가격 및 제작 업체 등 대외비를 모두 공개하는)을 통해 뚜렷한 아이덴티티를 갖춘 브랜드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 브랜드로 오래도록 살아남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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