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행 중독 차단하기
빠른 실행, 끊임없는 커뮤니케이션, 다양한 시행착오 등은 모두 스타트업에서 권장하고 좋아하는 방법입니다.
실제 저희 회사에서는 이를 기업 문화로 정의하고 채용 페이지 상단에도 노출시키고 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위의 핵심가치를 지키는 것에만 신경 쓰고 왜 하는지에 대한 고민 없이 일하시는 분을 많이 봤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그의 일하는 모습을 보면,
모든 슬랙 알림을 일일이 확인하고 좋아요 버튼과 함께 의견을 남깁니다.
빠른 진행을 위해 위해 결과 분석 및 회고는 간략하게 하고 다음 액션을 진행합니다.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업무가 있을 경우 항상 적극적으로 협업합니다.
회사에서 일하다 보면 위와 같은 모습을 보이는 동료들이 한 명쯤은 있을 것입니다.
그들은 거의 모든 논의에 등장하며 항상 바쁘고, 계속 무언가를 하고 있으며 늦게까지 일합니다.
누가 시키지 않았지만 그들은 휴식 대신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꾸준히 동료들을 위해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그들을 이렇게까지 움직이게 하는 것일까요?
성장을 갈망하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동료들에게 자극을 주지 못하고 뒤쳐진다는 사실은 사형 선고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도태될 수 있다는 불안함은 곧 실행으로 이어졌습니다.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은 정체보다 도태에 가깝기에 실행은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고 있다는 자기 위안과 함께 성장하고 있다는 착각을 안겨주었습니다.
물론 실행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레슨을 바탕으로 양질의 회고와 개선이 이루어진다면 이는 곧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실행을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여기는 순간 성장과는 거리가 멀어집니다.
(실행이 목적이 되면 성장의 정체되거나 에너지가 다 소진되면 번아웃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목적에 대한 고민이 결여된 상태에서의 실행은 성장 악순환의 고리로 이어집니다.
(목적의 부재 > 빠른 실행 > 모호한 결과 > 작은 레슨런 > 다음 방향 모호 > 부정적 피드백 > 동기 저하 > )
그냥 실행으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구조로 업무에 접근해야 할까?
실행하기에 앞서 아래 내용을 반드시 고민해봐야 합니다.
1) 문제에 대한 정의
2) 목표(이상적인 상황) 설정
문제가 제대로 정의되었을 때,
우리는 나아가고 가자 하는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고 이 일을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말할 수 있으며,
올바른 목표 설정을 통해
구체적인 실행 안을 설계하고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을 때 기민하게 재조정하고 대응이 가능합니다.
위와 같은 업무 프레임이 설정이 되었다면, 우리는 비로소 무엇인가를 하고 있는 것에 집착하는 대신 내가 할 수 있는 실행 목록 중 가장 임팩트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의 리소스는 한정되어 있는 만큼 임팩트에 대한 고민은 필연적인 것을 넘어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만들어 낼 수 있는 임팩트의 크기가 곧 실력이라고 생각하기까지 합니다)
혹시 지금 무언가를 해내는 것에만 급급하거나, 그런 모습에 만족하고 있다면 스스로의 업무를 한 번 돌아보시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