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의 반응부터 다르다
'좋은 프로덕트는 고객이 먼저 알아본다'
이제는 우리에게 너무 친숙한 서비스 중 하나로 성장한 토스는 모기업 비바 리퍼블리카의 8번의 실패 이후 등장한 아이디어로 2억 원의 비용과 1년 반의 시간을 들였던 울라블라(첫 번째 사업 아이템)와 달리 구체적인 형태가 나오지 않았음에도 고객들의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좋은 서비스로 거듭나는 것과 달리(좋게 인정받기라도 하면 다행이죠), 고객이 먼저 반응해 주는 프로덕트를 만들어내는 것은 정말 꿈만 같습니다.
그런 프로덕트를 만날 기회가 있을까 했던 찰나, 입사 5년 만에 비슷한 기회를 마주한 것 같습니다.
2024년 하반기부터 마이클은 믿음파트너와 함께 여러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믿음파트너란 마이클과 함께 O2O를 이끌어 나가고 계시는 정비소 사장님을 일컫습니다)
마이클 앱 내 서비스 개선을 통해 성장을 만들었던 과거와 달리,
오프라인 서비스 및 물품 개선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첫 시작점은 해당 정비소에서만 사용 가능한 '할인 쿠폰'을 기반으로, 현장 고객을 마이클로 전환시키는 액션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마이클 고객에게는 '합리적인 가격'(실질적 혜택)을 경험시키고
정비소 사장님에게는 직접 고객을 유치하고 재방문을 늘릴 수 있는 '세일즈 무기'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하지만 기대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자
의도한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하여 홍보 물품을 지급하고 사장님을 독려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기대한 만큼 좋지 않았습니다.
(유의미한 레슨런이 있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임팩트'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원래 목적으로 했던 실질적 혜택(가격) 대신 '극강의 현장 만족도'를 바탕으로 바이럴을 일으키는 쪽으로 프로젝트의 방향이 바뀌었습니다.
고객의 현장 경험을 관찰하고, 만족도를 느끼고 기꺼이 후기를 남기는 지점을 분류했으며 이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했습니다. (참고로 만족스러운 정비소의 공통 키워드는 '친절', '신속', '자세한 설명'이었습니다.)
그렇게 발견한 두 가지가 '오프라인 경험'과 마이클의 차별점인 '정비리포트'였으며 두 가지를 강화하기 위해 아래 기준을 도입하기로 했습니다.
1) 오프라인 경험 만족도 극대화? 현장 고객 응대 매뉴얼 도입!
2) 마지막까지 완벽하게? 정비리포트의 퀄리티 강화!
위 두 안을 처음 도출했을 때 정말 고민이 많았습니다.
20~30년 본인의 루틴대로 근무해 온 사장님을 설득하고 바꾸는 것도 어려운데 일시적인 것이 아닌 일정한 퀄리티를 유지하기 위해 꾸준함까지 요구해야 했습니다. (내부적으로 이게 가능해?라는 회의적인 의견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나아가야 하는 방향과 기대효과가 너무 명확했기에 포기할 수 없었고,
우선 사장님들의 반응이나 살펴보자고 미팅을 진행해 보니 이게 왠 걸?
사장님들 반응이 너무 호의적이었습니다. (체감상 이전 버전에 비해 2배 이상의 세일즈 성공율을 보임)
사장님들 또한 더 힘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고객만족'이라는 키워드에 강하게 공감하며 기꺼이 해보겠다는 입장을 보이셨습니다.
심지어 수원 팔달구에 위치한 한 정비소 사장님은
'솔직히 머리로는 다 알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바쁘다는 이유로 미뤄왔던 것을 마이클이 다시 끄집어 꺼낸 준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고 고맙다. 우리가 고생하는 만큼 고객이 편하다는 사실을 알기에 최선을 다해 보겠다.'
라고 말씀해 주시며 저희의 고민이 괜한 것이었음을 느끼게 만들어주셨습니다.
진짜 고객이 좋아하는 프로덕트는 시작 반응부터 다릅니다.
별다른 설명이나 설득을 하지 않아도 그들이 자발적인 간증과 참여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는 곧 상품의 성장 동력으로 이어집니다.
믿음파트너 2.0이라고 칭하고 있는 이 프로젝트는 이제 첫 발을 뗀 만큼 가야 할 길이 멉니다.
(2.0은 기존 믿음파트너의 기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다는 의미)
좋은 프로덕트는 좋은 시작을 의미할 뿐,
이 시작을 어떻게 잘 이어 나가고, 결과를 만들어내는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완벽한 프로덕트는 없더라도 좋은 프로덕트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알게 되어 기뻤고,
그 좋은 프로덕트를 발판 삼아 시장을 혁신할 수 있는 기회가 내게 주어졌다는 사실에 설레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프로덕트를 찾고 또 만들기 위해 오늘도 저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