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상/하반기에 내가 배운 3가지

돌이켜보면 25년은 내게 아홉 수였다

by 주드남

2025년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한 해를 정리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생각보다 감정이 무거워 아무것도 못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대신, 가볍게라도 정리해서 기록으로 남겨보기로 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지금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적어두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다.




서로 다른 두 개의 시간

2025년에는 상반기와 하반기, 각각 전혀 다른 팀에서 일을 했다.
목적도, 색깔도 다른 팀에서 일하다 보니 배움의 결도 자연스럽게 달라졌다.



상반기 | 오프라인 혁신팀

기존에는 없던 현장 기반의 사고를 요구하는 팀이었다.
경력 1년 이내의 신규 멤버들과 함께 일했고,
당장의 수익성보다는 미래의 방향성에 더 방점을 둔 신사업 조직에 가까웠다.


1. 업세일링과 크로스셀링의 경험

기존 세일즈가 ‘마이클을 모르는 정비소’를 대상으로 했다면,
신사업에서의 세일즈는 이미 파트너인 분들에게 한 단계 위의 개념을 설득해야 하는 일이었다.

단순히 기능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클의 가치를 다시 인식시키고 더 큰 미래를 함께 그려나가야 했다.

파트너와의 라포 형성과 파트너 분석 데이터를 활용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새로운 성공사례를 쌓아나가는 경험은 이전과 전혀 다른 배움이었다.


2. 세일즈를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

사장님 인터뷰, 프로덕트 온보딩, 성공 사례 포스팅, 영상 광고 기획, 강의 촬영, 세일즈 CRM 도입까지.

성공 확률을 1%라도 높일 수 있다면 내 일, 네 일 가리지 않고 다 했다.

“제가 이걸 왜 해야 되나요?” 대신 “이걸 하면 도움이 될까요?”를 먼저 물었고,
그 태도 덕분에 다양한 경험과 함께 배움과 팀원의 신뢰를 동시에 얻을 수 있었다.


3. 막막함에 대한 두려움

‘현장에서의 만족스러운 경험’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매주, 매월 우리가 정말 잘하고 있는지 확신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반복됐다.

조금 더 정확히 말하면, 방향에 대한 확신은 있었지만

이 노력이 비즈니스 성장에 직접 기여하고 있는지는 스스로도 명확히 말하기 어려웠다.

노력의 크기는 커졌는데 체감 성취나 주변의 인정은 오히려 줄어든 느낌.
이 부조화는 어느 순간 꽤 불편하게 다가왔다.

만약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어떻게든 평가 기준을 계속 만들고 그 기준이 비즈니스와 어떻게 연결되는지

끝까지 집요하게 고민해 볼 것 같다.




하반기 | 타이어 TF

하반기에는 마이클의 성장성을 직접 책임지는 타이어 TF로 이동했다.
매출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조직이었고, 팀원들 역시 마이클 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력자들이었다.


1. 데이터 리터러시

상반기의 연장선이기도 한 배움이다.

데이터를 제대로 읽지 못한다는 건 눈을 뜨고도 보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내가 한 노력을 정확히 평가하지 못하는 상태이기도 하다.

타이어는 1~2%의 할인율 차이로 수익성이 크게 갈리는 상품이다.
가격 민감도가 높은 만큼 할인율, 물류비, 보관 비용, 판매 볼륨 등 고려해야 할 요소가 정말 많다.

이전의 세일즈가 공감과 미래 비전을 중심으로 했다면,
타이어에서는 그동안의 성과와 구체적인 숫자를 기반으로 대화가 이뤄진다.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내가 데이터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어야 했다.


2. 세일즈도 성장에 기여해야 한다

그동안 마이클에서의 세일즈는 ‘판을 깔아주는 역할’에 가까웠다.

커버리지 확장, 파트너 인터뷰, 시장성 검증 등 프로덕트가 잘 작동하도록 돕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타이어 TF에서는 기존 거래처와의 협상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고,
잠재 B2B 거래처를 발굴하는 등 보다 직접적인 성과를 요구받는다.

개인에게도, 조직에게도 새로운 도전이고 2026년에 꼭 의미 있는 기여를 해보고 싶은 영역이다.


3. 폭넓은 사고의 시작

마지막은 마인드셋의 변화다.

적은 인원으로 덩치가 큰 프로덕트를 운영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당백의 역할이 요구된다.
이는 곧 능동적으로 사고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제는 단순히 세일즈를 잘하는 것을 넘어,

사업의 방향성과 임팩트의 크기를 가늠하며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늘 가장 빠르게 달리는 데 집중해 왔던 나에게

“더 멀리 가기 위해 지금은 걸어야 한다”는 선택은 여전히 쉽지 않은 결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직이 성장하는 만큼 나 또한 성장해야 하기에 기꺼이 도전해보려 한다.




더 많은 배움이 있었지만,

과유불급이라 생각해 가장 기억에 남고 2026년에도 가져가고 싶은 것들만 추려봤다.


25년을 돌아보면,
아홉 수는 이미 지났지만

올해만큼은 스스로에게 ‘아홉 수 같았다’고 말하고 싶을 정도로 쉽지 않은 한 해였다.

그럼에도 주저앉지 않고 꾸준히 나아간 나 자신에게 “고생 많았다”라고 말해주고 싶다.


2026년은 조금 더 단단하고, 조금 더 기억에 남는 한 해로 만들어보고 싶다.

모두들, 2025년 한 해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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