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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싼타페 Jul 21. 2020

행복과 행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중에 행복을 원치않는 사람이 단 한 사람이라도 있을까?  단연코 없을 것이라 장담한다.  혹, 나는 아닌데 하고 손 드는 사람은 당장 심리상담을 받아 보기를 적극 권한다.     


    행복을 원하는 사람들 가운데 절대 다수는 행복보다는 행운을 추구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오죽하면 많은 이들이 행운을 상징하는 찾기 힘든 네 잎 클로버보다는 늘 주변에 산재해 있는 행복의 상징인 세 잎 클로버를 보라고 말하지 않았나.  파랑새 이야기 역시 다르지 않은 내용임을 우리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런데 왜 많은 이들은 행운을 더 갈망할까?  아마도 거저 쥐어지는 탓에 생겨나는 강한 자극 때문이 아닐까싶다.  평온한 주말 아침 온 가족이 야외로 놀거 가는 모습을 상상하자면 행복이라는 두 글자도 자연스레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바닥에 떨어진 만 원짜리 지폐 한 장으로 인해 가족 모두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달려가 그 돈을 얼른 주을 것이고 그 돈으로 인해 무척이나 기뻐할 것이다.  우연히 습득한 만 원의 행운이 온가족이 며칠간 고대하던 주말 나들이의 행복을 제치고 우위에 올라서는 순간이다.     


     물론 만 원으로 인해 나들이가 취소 되지는 않는다.  혹, 수 백 수 천만원 정도라면 모를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정도 액수는 행운이 아니다.  얼른 112에 신고해야지 안그러면 점유물 이탈죄로 감옥에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하루 종일 그 거액이 눈 앞에 어른거려 나들이가 나가리 될 것이다.  고로 너무 큰 행운은 행운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작은 행운을 바라기에는 좀스럽게 보일 수 있으니 적당한 행운은 어느정도일까 구분짓기란 참으로 애매하다.     


    반면 행복은 늘 노력을 요구한다.  행복은 오는 것이 아니라 지키는 것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건강은 모두에게 평등하게 주어졌지만 지키기를 게을리하면 건강을 잃을 것이며 예기치 못한 사건 사고로 인해 빼앗길 수도 있듯 행복 역시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졌으며 이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겠지만 지키려 노력하다 보면 더욱 커지는 행복을 발견하기도 한다.  행복은 지킬수록 커진다는 요상한 원리를 가지고 있다.     


    행운은 바깥에서 오는 것이기에 늘 눈을 크게 뜨고 주변을 잘 스캔하며 다녀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니 항상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된다.  그러다보면 주변의 사람들이 이상하게 쳐다보겠지만 괘의치 말아야 행운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행복은 안에 있기에 늘 시선을 안으로 향해야 한다.  주변 사람들이 뭐라 하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보든 신경쓰지 말아야 한다.  내가 입고 있는 옷, 내가 들고 있는 가방, 내가 몰고 다니는 차, 내가 살고 있는 집 등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들이 많을 수도 있겠지만 신경쓰지 않아도 된다.  그들의 그런 주접들은 그저 지들보다 못한 형편에 저런 행복을 누린다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것 뿐이니까.  그나마도 그 형편이라는게 지극히 주관적이면서도 지들조차 월등하게 낫지도 않다.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그 지랄들이다.  쥐뿔도 없는 것들이 말은 더 많은 법이다.  진짜 부자들은 타인을 가볍게 보거나 무시하지 않는다.  남의 행복에 기꺼이 박수쳐줄 수 있는 이들이다.     


    혹자는 그런 것(행운)들이 있으면 더 좋지 않으냐 할 것이다.  물론 더 좋을 것이다.  내가 말하려고 하는 요지는 본질적인 것이 아닌 그런 부수적인 것들에 지나치게 많은 시선을 두고 있다는 점이다.  좋은 차를 타야 행복하다고?  좋은 명품 가방을 들어야 행복하다고?  좋은 집에 살아야 행복하다고?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 다녀야 하고 아이들마저 그렇게 자라야 행복하다고?       


    개뿔 그게 무슨 행복이냐.  그건들은 행복한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부유한 상태를 나타내는 지표일 뿐이다.  그런 것들이 있음으로 해서 더 행복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것들이 있어야 행복해질 것 같다는 착각은 하지 말자.  그게 나쁘다는 말은 결코 아니다.  나 역시도 좋은 차, 좋은 집, 좋은 직장이 있으면 좋겠다.  하지만 그로 인해 자신이 타인의 시선에만 신경쓰는 사이 자신의 가장 중요한 가족들은 어디에 서 있어야 한단 말인가. 그들은 나의 시선을 가장 애타게 바라고 있는 존재들이지 않은가.  나의 손길을 간절히 바라는 존재들이지 않은가 말이다.     


    행복은 외부에 있는 그 무엇인가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우리 안에 있으며 그것을 지키며 누리며 느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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