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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다약시 Sep 10. 2021

새로운 산을 정복하기

경력직이라도 결국 시발점은 똑같다.

매번 산에 오르는 사람들도 갔던 산을 또 간다고 해도, 가기 전에 항상 최대한의 준비를 해놓는다. 산을 탄 경험이 있어 그 어려움들을 쉽게 헤쳐 나올 수 있는 노하우가 쌓여있는 것일 뿐 산은 매일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산을 타더라도 날씨, 조건, 그날의 컨디션 등 모든 것들이 다르고 그 속에  새로운 위험은 존재한다. 이는 새로운 산에 더 크게 적용될 것이다. 자주 산에 오르는 사람이라도 새로운 산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 없다. 전문가들도 새로운 산을 정복하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한다.


그리고 이를 위한 준비, 경험, 노하우가 결합되어 큰 시너지가 일어날 때, 정상을 정복하게 되는 것이다.


경력도 이와 다르지 않다.


업무를 하며 같은 회사에서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는 것 같지만 조금씩 다르다. 업무 중에 만나는 고객사, 그날의 나의 상태, 회사의 상태, 컴퓨터의 상태 등 많은 변수들에 의해 내가 해온 일들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리고 그 일을 해결하기 위해 치열하게 고뇌하고 결국 해결한다. 어느 날부터 이러한 변수들의 99%가 예측이 되기 시작할 때, 점점 문제가 빠르게 해결될 때, 그것을 경력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경력이 쌓이게 되면 큰 매너리즘이 온다는 것이다. 매일매일 지긋한 일의 반복, 더 이상 재미없는 하루가 반복될  사람은 환경을 바꾸고 싶어 하는 것 같다. 회사원에게 가장 큰 변화의 폭풍은 그중 단연 '이직'일 것이다. 이때 이제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지금까지 해온 이 계열을 버리고 새로운 계열을 택하여 옮길 것인지, 아니면 내가 해온 이 경험을 가지고 같은 계열, 직무로 옮길 것인지 말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조건으로 이직을 하게 된다. 가지고 있던 경험을 활용하여 옮기거나 아예 새로운 곳에 신입으로 이직하는 등 그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나는 두 가지의 경우 중 가지고 있던 경험을 활용하여 옮긴 케이스이다. 내가 가진 경험을 통해 이직을 했다. 그 이유는 바로 위에 서술한 '매너리즘'이었다. 점점 하루가 뻔하고 지루하고 재미없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새로운 회사를 찾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금의 회사에 이직하게 되었다.


경험을 가지고 이직을 하니 처음에는 자만한 부분도 있었다. 내가 가진 노하우는 내가 다녔던 그 회사에만 100% 적용된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내가 가지고 있던 모든 업무 지식들이 너무나 대단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었다. 새로운 회사에 옮기게 된 나는 새로운 산을 타는 사람과 다르지 않았다. 그 노하우와 경험만 가지고 있는 것일 뿐 이곳은 정말 새로운 곳이었다. 나는 처음부터 모든 업무와 일정 등을 새로 배워야 했고 나의 경험을 100% 이곳에 적용시킬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경력을 가지고 이직을 하게 된 경력직이라 하더라도 새로운 회사에 들어간 이상 중고 신입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이다. 물론 신입보다는 업무 적응속도가 2~3배 정도는 차이가 날 것이지만 초반 레이스가 시작되는 지점은 똑같다.


이곳에서 또다시 신입이 되었고 업무 노하우는 0%가 되었다. 물론 나의 경험이 이를 며칠 만에 20% 높게는 50%까지 올려주겠지만 단숨에 100%가 되지 않을 것이다.


이를 깨닫는데 2주나 걸렸다니, 아직도 경험이 부족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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