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탈 이클립스' 리뷰
너는 나의 가장 크고 찬란한 죄악이었다.
상심의 새벽을 지나,
존재하지 않는 죄악과 같은 사랑 앞에
나는 십자가를 들고 뛴다.
'시'야 말로 우리 사랑의 도피처였다.
세상은 나를 '파격적이고 싶은 젊은 치기'라 규정했다.
그러나 당신에게 나는
사랑과 동경, 이상과 광기의 간극에 존재했다.
흩날리는 희뿌연 연기,
주고 받은 한 개피의 담배,
아무말도 없이 나눴던 눈빛.
그것을 사랑이라 부를 수 있을까.
나의 치기어린 사랑이
당신을 때로는 잔혹하고, 나태하게 물들였다.
당신은 나를 '쾌락의 타락'으로 이끌었다.
뮤즈, 오 나의 뮤즈여.
초록색 압생트.
투명하지 않은 역겨운 폭력 앞에
나는 당신의 사랑을 '성실'이 아닌
값싼 '감상'으로 평했다.
지극히도 순수한 마음으로
나는 당신 왼쪽 손에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흉터를 남겼다.
전등이 깨지고,
암흑이 찾아왔다.
순수한 마음이
잔혹한 사랑이 되어 돌아왔다.
냉소적.
어느 때보다 열정적으로 당신을 사랑했던 나에게
당신은 '냉소적'이라 답했다.
당신은 내게 여름이었다.
따스하지 않아 뜨거웠고,
감성적이지 않아 메말랐으며,
때로는 지독히도 축축했다.
아, 당신은 사랑이었다.
태양과 바다가 마주하는 그 곳에 내려진,
나의 가장 크고 찬란한 죄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