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여행을 마치며

by Judy

코로나 전에 우리 가족은 스페인 여행을 계획했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든 걸 취소했었다. 스페인은 남편의 워너비 여행지로 다른 유럽부터 여행하고 아껴둔 곳이었다.

이탈리아 여행 때도 가급적 짧은 시간에 모든 걸 보기 위해 계획을 세우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이번 스페인 여행은 장거리 운전과 짧은 기간에 무리되는 일정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소화 가능한 일정일까 하는 의구심으로 시작한 여행이었다.

스페인 여행 전에 했던 이탈리아 여행 하나의 추억만으로 삶에 몰아친 여러 문제와 힘겨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이번 스페인 여행은 힘겨웠던 지난날에 대한 우리 가족에 대한 선물이었다.

디테일에 강한 계획형 여행가인 남편을 믿고 어떻게 되겠지 하고 시작한 여행이었다.

떠나기 전에 막연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시작한 여행은 도착지에 도착하자마자 실전으로 바뀐다. 그리고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들의 퍼즐이 실제로 맞추어지는 순간 희열을 느낀다.

남들은 그동안 힘들었는데, 휴양지나 다녀오지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하지만 남편이나 나나 휴양스타일의 여행지는 맞지 않는 거 같다.

스케줄을 극단으로 몰아가며 방문했던 모든 여행지들이 힘은 들었어도 성취감이 남았던 거 같다. 그리고 뭔가 모르게 유럽여행을 다녀오면 새로운 도전에 대한 두려움도 없어지는 것 같다.

스페인은 지리적으로 효율적인 동선을 짜기 힘든데, 모든 장소를 7박 10일에 아부다비 두바이까지 방문하고 왔다고 하면 지인들은 힘들었겠다고 말한다.

유럽여행은 뭔가 캠핑과도 닮은 점이 있는 것 같다.

엄청난 노동과 힘듦이 있어도 캠핑장에 세팅을 하고 나면 잠깐의 여유가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캠핑처럼 유럽여행도 힘듬의 연속이었지만, 순간순간 느끼는 감흥과 여운이 큰 곳인 것 같다.

남편과 나도 점점 중년의 고개를 넘어가고 있고, 아이는 사춘기를 달려가고 있다. 서로가 더 힘들어지기 전에 가족 워크숍 극기훈련을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거쳐 7박 10일 스페인으로 잘 다녀온 것 같다.

여행을 통해 그동안 힘들었던 시간을 오버랩시킬 수 있었고, 앞으로 또 힘들어질 시간을 이 스페인 여행 추억으로 버틸 수 있을 것 같다.

또 얼마나 힘든 다음 여행이 우리 가족에게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