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미래박물관

by Judy

아부다비까지 갔는데 두바이를 못 보고 온다면 아쉬울 것 같았다. 한 시간 거리밖에 안 된다는 말에, 남편과 나는 “그래, 가 보자” 하며 18시간 안에 아부다비와 두바이를 모두 둘러보는 계획을 세웠다.

떠나기 전부터 스페인의 주요 도시들을 모두 보는 일정만으로도 벅찼는데, 짧은 18시간 머무는 곳에서도 알차게 다 보고자 마음먹었다.


아부다비에서 전통적인 아랍의 모습을 경험했다면, 두바이에서는 중동의 미래를 보고 싶었다. 두바이를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는 스마트 시티였다. 회사 생활로 지쳐 있던 나는 남편이 “두바이에서는 무엇을 보고 싶냐”라고 물었을 때, 그저 “미래를 보고 싶다”라고 답했다.

내가 말한 ‘미래’란 스마트 시티나 인공섬 팜 주메이라 같은 것이었는데, 남편은 이를 오해해 미래 박물관을 예약해 두었다.


아들의 교육에 열정적인 남편은 원래부터 과학박물관을 좋아했다. 아들의 관심도, 내 관심도 크진 않았지만 두바이에 온 김에, 그리고 비용도 만만치 않아 결국 미래박물관을 가기로 결정했다.

두바이 미래박물관을 둘러보면서도, 다음 마드리드행 비행 일정이 마음에 걸렸다. 새벽 2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8시간을 날아야 했고, 마드리드에는 오전 8시 5분에 도착하는 일정이었다.

기내식만 네 번을 먹고, 비행기에서 두 차례 잠을 자야 하는 강행군이었다. 떠나기 전에는 ‘우리가 과연 해낼 수 있을까’ 싶었는데, 막상 극단의 스케줄로 움직이고도 가족 모두 아프지 않고 무사히 돌아다닌 것은 기적에 가까웠다.


그럼에도 두바이에 왔는데, 이 도시의 상징인 부르즈 할리파를 보지 않고 떠날 수는 없었다. 부동산을 전공한 나로서는 세계의 초고층 빌딩들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은 열망이 늘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인 대만의 타이베이 101과 두바이의 부르즈 할리파가 모두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삼성물산이 지어 올린 작품이라는 사실은 나에게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 마드리드행 비행기를 앞두고 있었지만, 부르즈 할리파를 직접 눈에 담고 싶다는 내 바람을 위해 남편은 기꺼이 운전대를 잡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