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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라떼 Aug 16. 2020

병원에서 만난 한국 간호사

널싱 에이젼시를 통해서 세컨드 아르바이트하기

요즘 우리 널싱홈에서 일하기가 힘들어졌다. 듣기로는 많은 아일랜드 백패커들(워킹홀리데이)이 와서 거의 풀타임처럼 일을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우리 학생들은 방학 때는 일을 많이 할 수 있지만 학기 중에는 일을 하는데 제한이 있는 데다가 주말에만 하려고 몰리기 때문에 Shift 받기가 어렵다고 한다.

그건 사실이다. 나도 학교 시작한 이후로 일주일에 20시간 일 못 한 적이 더 많다.

그래서 내가 생각해낸 것이 널싱 에이전시에 가입하는 거다. 작년 연말에 몇몇 널싱 에이전시에 전화했을 때는 현재 있는 사람들로도 충분하다고  하더니 얼마 전에 전화했을 때는 와보라고 해서 다녀왔다.  이제 2학년이고 또 널싱홈에서 일 년 정도 경험이 있다고 하니 흔쾌히 에이전시에서 채용해 주었다. 

솔직히 말하면 에이전시에 가입은 쉽다. 하지만 에이전시에 가입이 됐다고 해서 일이 많은 것은 절대 아니다. 에이전시 특성상 사람이 재산이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서 많은 사람을 채용한다. 하지만 막상 일은 그렇게 많이 주지는 않아서 바로 그것이 문제다. 

그래도 방학 때 양로원에서 일을 많이 안 줄지도 모르니 만약을 대비해서 가입을 했다.




오늘은 에이전시를 통해 병원으로 일을 갔다.

병원은 Calvary Hospital로 Kogarh에 위치해 있다.  어젯밤에 병원 위치를 확인해보니 기차역에서 조금 걸어야 할 것 같았다. 그래서 일찍 집을 나서 Kograh에 도착했고 지도책에서 알려준 데로 걸어갔다.  한 10분을 걸었을 때쯤 길이 헷갈리기 시작해서 마침 지나가던 사람에게 물어보니 병원이 생각보다 멀다며 더운 날씨에 걷기에 무리라고 택시를 타고 가라고 하면서 자기를 따라오라고 해서 따라갔다.  알고 봤더니 그 여자분은 Kogara에 있는 또 다른 종합병원인 St. George 병원에서 일하는 Midwife라고 한다.  이병원은 지난번에 에이젼시를 통해서 한번 와본 적이 있었다. 


결국에 택시를 탔다. 택시를 타니 5분도 안 걸리는 거리였다. 걷을걸 예상하고 일찍 나왔는데, 택시를 타는 바람에 생각보다 일찍 도착했다. 그래서 한가하게 일 시작하기 전에 커피 한잔을 마시는 즐거움을 누렸다.

오늘 근무 시작은 3시부터 9시 반까지였다. 

내가 일할 병원은 병원 전부가 Paliative care ( 죽음이 임박한 환자를 돌봄)였다.  널스 스테이션에서 간단히 오늘 할 일을 설명해 주었다.  오늘 근무할 간호사 이름을 말해주는데 한국인 이름이 있어서 그 간호사 한국인이냐고 물었더니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난 " 어.. 나도 한국인인데" 그랬더니 그럼 오늘 한국인 간호사랑 같이 일을 하라고 했다. 이곳은 보통 간호사 한 명과 AIN  한 명이 한 팀으로 일을 한다고 한다. 이층에는 24명의 환자가 있었고 내가 담당해야 할 환자는 12명이었다. 


잠시 후 만난 한국인 간호사.  첫눈에도 한국인임을 알아보겠다. 정말 반가웠다.

이간 호사분은 한국에서부터 간호사 일을 하셨으며 호주에 오신지 7~8년 되셨다고 한다.   작은 체구에 아주 야무져 보이셨다.  일을 하면서 느낀 거지면 역시 내 생각이 옳았다. 

 

이곳 병원에 와서 느낀 다른 점 한 가지. 보통 다른 병원은 간호사들은 약을 주고 서류 정리 들을 하는데 이 병원에서는 환자들 약도 주면서 AIN일도 했다.

예를 들면 저녁 식사 전에 환자방을 돌면서 환자들 식사 준비를 돕기도 하고 또 나와 더불어 환자 잠자리 준비를 같이 했다. 다른 병원이나 양로원에서는 같은 AIN 두 명이 파트너로 일을 하는데 여긴 간호사랑 팀을 이뤄 환자 침대도 정리하고 패드도 갈아드리는 등 같이 일을 했다.

거기에 더불어 약까지 주고.. 


이 한국 간호사 언니는 환자들을 대할 때 진심으로 정성껏 돌봄이 느껴졌다. 환자 패드를 갈면서 꼭 잊지 않고 로션으로 등을 마사지를 해주는 거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하루 종일 누워 있어서 등이 아플 거라며 정성껏 환자 등을 마사지하신다.  몇 시간 같이 일을 하면서 보니 아주 꼼꼼하게 환자 한분 한분 챙기신다.  영어도 잘하시고.. 

호주 병원에서 이렇게 열심히 당당하게 일하고 있는 한국 간호사들을 보면 나도 모르게 기운이 절로 났다. 언제가 나의 모습이겠지 하는 마음도 들고. 


한국 간호사 언니 왈. 한국사람이랑 일을 하니 손발도 잘 맞고 편하다고 한다.

더욱이 오늘 일하면서 좋았던 점은 다른 간호사와 중국인 AIN 아줌마가 있었는데 이 중국 아줌마가 깐깐한가 보다. 웬만해서는 일 잘한다는 소리 안 한다는데 한국 간호사에게 내가 일을 잘한다고 다음에 또 왔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한다.  뭐 내가 잘한 건 없지만 그래도 일 못한다는 소리보다는 듣기 좋았다. 

9시 반 일을 마치고  중국 아줌마가 친절하게 기차역까지 태워다 주셨다.

다음에 또 올 기회가 있으려나 모르겠지만 오늘 하루 편하게 일 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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