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발음은 아직도 어렵다
일을 마치고 버우드 기차역에서 내렸는데 우연히 기차역에서 아는 친구를 만났다.
이 친구가 버우드로 이사 온 게 한 달인데 그동안 서로의 활동시간이 달라서 자주 못 만났는데 이렇게 길에서 만나다니.
저녁 늦은 시간이라 한국처럼 문을 여는 카페도 없고 해서 길거리에 서서 이야기를 나눴는데 참 웃기면서도 서글픈 이야기가 있었다.
이 친구 사는 곳은 버우드 기차역 주변이 있는 2 베드룸 아파트로 한국인 커플과 같이 산다. 어느 날 집에 돌아와 보니 커플들이 손님들을 초대해서 거하게 술판을 벌이고 있었는데 사건은 그때 생겼다.
집주인이 전화를 들고 어디로 전화를 걸더니 끊고 걸더니 끊고 하더니, 잠시 후 손님들이 돌아가면서 전화를 받았다 끊고 하길래 왜 그러냐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스토리는 피자를 시키려고 하는데 기계가 전화를 받아서 어렵다고 한다.
기계가 주문을 받고 있는데 주소를 이야기하면 못 알아 들어서 다시 이야기하고 세 번 이상 못 알아들으면 전화가 끊어지는데 그렇게 여러 번 걸었다는 거다.
우리가 사는 동네 이름은 "Burwood 버우드"인데 이게 생각처럼 발음이 쉽지 않다.
알다시피 우리 한국인들이 못하는 발음 몇 가지가 있는데 아마도 이 동네 이름도 그 중한 가지이다.
참 웃지 못할 우스운 이야기다. 그래서 내 친구한테 버우드를 발음해보라고 하며 모인 사람들이 서로 버우드를 연습하면서 피자 주문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하며 그냥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고 한다.
(참고로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해서 인터넷으로 피자를 주문할수 있기 때문에 더이상 피자를 못 시켜먹는 사태는 없다)
나도 예전에 이런 경우가 있었다. 기차표를 사는데 버우드까지 가는 기차표 달라고 했는데 직원이 못 알아들어서 내가 10번 정도 "버우드 버우드"를 이야기했는데 끝까지 못 알아 들어서 스펠링을 불러주니
그 직원 " Oh Burwood" 하는데 내 생각에는 그 직원 발음이나 내 발음이나 똑같던데..
아무튼 요즘은 Burwood를 발음하는데 문제가 없는 것 같아. 누가 물어서 버우드 하면 대부분 다 알아들으니까.
하지만 여전히 발음은 어렵다. 신경 써서 말하면 괜찮은데 아무 생각 없이 말할 때가 종종 있어서..
나는 R과 L 발음이 어렵다. 얼마 전 남자 친구와 이야기를 하다가 Lobster 발음으로 남자 친구가 한참을 웃더니 그 뒤로 항상 나를 놀린다. Lobster를 내가 발음으로 Robster로 해서.. 많은 사람들이 발음을 예를 들 때 Head lice 하고 rice를 예를 들듯이 한국인에게는 R과 L 발음이 어렵다. 이외에도 어려운 발음이 많지만...
외국에 살면서 영어 발음 때문에 겪는 에피소드가 많다. 아직도 어려운 영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