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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라떼 Sep 06. 2020

사립학교 양호실에서 일하다

투잡 Two Job 뛰기

가끔 난 정말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아니 하느님이 항상 날 보호하신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아주 힘들 때마다 도와주시기 때문이다. 


가뭄에 비가 오듯 나에게 좋은 일자리가 의뢰 들어왔다.

지난번에 Data Entry로 등록해놓은 에이젼트에서 일을 부탁해왔다. 앞으로 2주 혹은 3주간 일이란다.

일하는 곳은 St. Andrew's Cathedral School이라고 바로 타운홀 옆에 있는 사립학교다.

이곳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학교 양호실에서 학생들의 건강기록부를 컴퓨터에 입력하고 파일 정리를 하는 일이다. 

어쩌면 간호학을 공부할 나에게 이렇게 완성 맞춤이 일이 있다니..

첫날 설레는 마음으로 출근을 했다.  새 학기 첫날이라서 학교 안은 정말 바빴다. 새로 신입생들도 들어오고 계속 공부하는 학생들도 있고 대충 이 학교 학생은 1,000명 정도라고 한다. 

학교 양호실에 들어간 순간 정말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건강기록부와 파일들이 나를 기쁘게 했다. 적어도 당분간 할 일이 있다는 건 기쁘다. 

2명의 파트타임 간호사가 일을 하고 있는데 이분들은 너무 바빠서 서류 정리를 할 시간이 없다고 하신다. 말대로 쉴 새 없이 학생들이 양호실을 방문한다.

새 학기 첫날이라 그런지 머리 아프다는 학생들이 많았다. 또 수업이 시작한 지 한 시간도 안돼서 넘어져서 온 학생.. 기타 등등.. 아무튼 양호실은 바빴다. 

올해부터 이 학교 건강기록부 파일을 교체하는 바람에 파일 정리할 일과 작년 건강기록부와 올해 건강기록부를 대조해서 컴퓨터에 입력해야 하는 거다. 

여기서 잠깐 호주의 학교의 생활을 잠깐 이야기하자면, 

Medical History라고 하는 양식은 학생들의 부모님이 작성을 해야 하며 이양식에는 메디케어 번호, 개인 보험, 가족 주치의 그리고 치과 의사 이름과 전화번호를 적게 되어 있으며 학생들이 기본 예방 접종을 했는지 또한 기록한다.  그 외에 현재 앓고 있는 병이나 아니면 알레르기 같은 것 까지 세심하게 적혀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일반 파나 돌 같은 약을 학교에서 처방할 수 있다는 부모님의 동의서를 받는다. 만약 부모님이 이 동의서에 싸인을 안 하면 학교에서 일절 약을 지급을 안 한다. 물론 학생이 찾아와서 약을 달라고 하면 이 기록부를 보고 부모님이 동의 안 하셔서 줄 수 없다고 학생에게 통보한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서 우리나라는 과연 어떤가 한번 생각해 본다. 학교를 졸업한 지 시간이 지나서 모르겠다. 

며칠 양호실에서 일하면서 느낀 거지만 생각보다 건강하지 않은 학생들이 꽤 많았다. 천식과 당뇨병 있는 학생들이 많았으면 간질이 있는 학생들도 있다. 거기에 자폐증에 일종인 Aspergers 신드롬이 있는 학생들도 꽤 있었다. 

더울 놀라운 사실은 몇 명 학생들 기록부에 ADD라는 표시가 있었는데 주로 주의가 산만하고 과장된 행동을 하는 일종의 Disorder로 약을 먹고 조정을 한다고 한다. 간호사 왈 호주 사회에서 이문제에 대해서 약간 논쟁이 있다고도 한다. 왜냐면 아직 나이가 어리기에 정신집중 못하고 과장된 행동을 할 수도 있는데 그런 걸 일종의 병으로 치고 약으로 조정한다는 사실이 논쟁거리라고 한다. 

건강기록부 정리를 하면서 이런저런 병명이나 의학에 관계된 말들을 많이 접할 수 있어서 좋다. 

왠지 앞으로 학교 공부를 즐길 것 같은 생각도 들고.. 

이 얼마나 복 받은 건가.. 돈도 벌고 상식도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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