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카페라떼 Sep 06. 2020

어느 화창한 일요일

시드니에 봄이 오긴 왔나 보다

호주는 9월 1부터 계절상 봄이다. 

지난주 목요일은 낮 기온이 31도까지 올라가더니만, 금요일에는 비가 오면서 다시 기온이 19도로 떨어졌다. 

어제와 오늘은 제법 화창한 봄 날씨. 


코비드 팬데믹 이후 걷는 날이 많아졌고, 자주 걷다 보니 걷는 속도도 빨리지고 멀리까지 걸어 다닌다. 

지난주 월요일에서 집에서 5개의 기차역을 걸어서 다녀오기도 했고 


오늘은 조금 멀리 나가보기로 했다. 항상 내가 사는 동네에서 움직였는데 오늘은 일요일이라 대중교통 요금이 싼 날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요일에는 하루 2.50불이었는데 코로나 팬데믹 때문인지 뭔지 모르지만 요금이 최고 많이 청구하는 게 8불이다. 


그래서 오늘은 조금 더 멀리 기차 타고 페리 타고 모스만 Mosman을 다녀왔다. 

모스만은 부장 동네이다.  집들도 좋고 사람들도 굉장히 여유로워 보인다. 

가끔 병원에서 일할 때 여왕대접받고 싶어 하는 환자들이 있는데 대부분 모스만에 산다. 

일명 미세스 모스만이라고 우리끼리 부른다. 


집에서 기차를 타고 서큘러 키까지 간 다음 그곳에서 페리를 타고 모스만까지 가기로 했지만 

서큘러 키 - 크러몬 포인트 - 사우스 모스만 - 올드 크러몬 - 모스만 베이 노선인데 

나랑 친구는 크러몬 포인트에서 내려 모스만 베이까지 걸어간 다음, 거기서 타롱가 쥬를 지나 우리의 목적지인 브레들리스 헤드까지 가는 노선이다. 


 

서큘러 키에서 출발하면서 보이는 하버 브리지 


와라타 Waratah 는 뉴사우스웨일즈주를 상징하는 꽃이다


평소에는 빨간 와라타만 보아왔었는데 오늘은 노란색 와라타를 봤다.  색깔이 참 고왔다. 


이 페리 노선은 베이를 끼고 있다 보니 걷는 내내 보는 경치가 아주 멋지다.  자주 보는 경치라도 날씨 좋은 날 보면 더 멋져서 사진을 자꾸 찍게 된다. 



바다를 앞에 두고 집이 많이 있는데, 이 집은 수영장이 집 앞으로 있다. 날씨 좋은 날 여기서 수영을 하면 경치도 보고 수영도 하고.. 


앗.... 하버 브릿지다


시드니는 여기저기 곳곳에 산책로가 잘 잘되어있다. 


말로 설명이 필요 없는 경치이다.  하버 브릿지가 보이고, 그 옆으로는 서큘러키와 더불어 오페라 하우스까지 


브래들리스 헤드에서 차우더 베이까지 거리는 원웨이가 4km로 한 시간 반가량 걸린다. 

절반 정도 걸어 들어왔다. 

사람들이 보통 날씨 좋으면 공원으로 비치로 나오는데, 오늘은 특히 Father's day라서 공원에 가족단위로 사람들이 많았다.  아무래도 코비드 때문에 레스토랑에 가는 것보다 야외에서


차우더 베이는 1890년대에 잠수함 지뢰 위한 기지가 건설되었고, 이 지뢰는 차우더 베이에서 항구를 가로지르는 수중 케이블에 연결되었다. 그래서 적함이 항구에 진입하면 폭발하도록 설계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곳에서 해양 관련 박물관이 있다. 


로스트 베지 파니니 

아침 10시에 집을 나와 1시 반까지 걸어서 가볍게 늦은 점심을 먹었다. 보기에는 맛없어 보이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이곳 차우더 베이에 인기 있는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는데 오늘은 파더스 데이라서 자리가 꽉 찼을뿐더러 우리는 가볍게 먹고 계속 걸어야 했기에 파니니로 만족 


차우더 베이에서 40분 정도 가니 미드 헤드가 나오고 거기서 한 시간가량 걸어서 모스만 베이로 왔다. 

버스를 타고 돌아가는 방법도 있었지만 그래도 이왕 걸기로 했으니 좀 더 걸었다. 

모스만 베이 페리 선착장 주변


모스만 베이에 도착해서 페리를 타고 서큘러 키로 이동 

날씨가 좋은 날은 요트 타는 사람들이 많다. 



페리가 서큘러 키에 가까워지면 왼쪽으로 오페라 하우스, 오른쪽으로 하버 브릿지가 보인다. 

수없이 많이 보아왔는데도 볼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사실 난 오페라 하우스보다는 하버 브릿지가 더 멋있는 것 같다. 


서큘러키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는 기차를 타도 되고, 페리를 타도 되는데 오늘은 페리를 타기로 했다. 

한 시간쯤 걸려서 도착한 메도우 뱅크 페리.. 그곳에서 다시 집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 


아침 10시에 출발해서 집에 오니 5시 20분 거의 28000 보를 걸었고, 1500 칼로리를 소비했다. 



그런데 저녁 마무리는 이 모네 치즈케이크와 와인 한잔으로.... 

하루 종일 걸었는데 저녁에 이 치즈케이크로 한방에 칼로리를 날려버리네.. ㅎㅎㅎ


봄이 오기는 왔나 보다. 2주 전만 해도 4시 반이면 어두 어둑해졌는데 요즘은 6시나 되어야 어두워지니. 

한 달 뒤부터 서머타임 (Daylight saving) 이 시작되면 좀 더 낮시간에 많을걸 할 수 있어서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선샤인 코스트 물루라바(Mooloolarba)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