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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페라떼 Oct 07. 2020

날라 다니는 약???

야근을 하던 중에 웃지 못할 일이 생겼었다.

처음 야근 2일은 내가 In charge 였다. 한 명은 뉴그랫, 또한 명은 에이전시 그다음 날은 EN이라서 나랑 EN이

12명의 환자를 돌봐야 했다. 하지만 이번 야근은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한동안 아픈 환자들이 너무 많아서 바빴는데 요즘은 환자들의 상태가 그리 나쁘지 않아서, Senior Nurse 없이 In charge를 해도 스트레스를 덜 받았다. 

꼭 In charge가 해야 하는 일은 아니지만 대부분 인 차지를 하게 되면 야근 근무 중에 Drug book 확인을 한다.

우리 병동 Drug book은 4가지로 나뉜다. S4, S8 tablet, S8 ampuls, 그리고 Patient Own meds

매일 밤 그 약들은 재고를 확인하는 거다.

우선은 drug book에 빨간 볼펜으로 날짜와 시간, Checked라고 적고 한 군데를 사인을 한다.

그러고 나서 다른 간호사랑 약 잔고를 확인하면서 그 간호사가 Balance를 적고 나머지 한 군데 사인을 한다.

첫날 야근 시 New Grad 간호사랑 약 확인을 했고, 둘째 날 EN이랑 체크를 하는데...

세상에...

Hydromorphone 4mg tablet 2알이 없는 거다.  한알도 아니고 두 알이나... 당황스러웠지만 나머지 Drug check를 끝내고 다시 한번 약을 세어봤다. 역시나 2알이 모자란다..

이건 바로 IMMS 감이고, Afterhour manager에게 바로 보고를 해야 했다. 전날 분명히 잔고 확인할 때 있었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다들.. 24시간 동안 무슨 일이 생겼을지도 모른다.. 누군가 모르핀을 빼갔다 는등 별의별 상상들을 한다.

하지만 난 전날 인 차지로서 혹시 내가 약을 세다가 떨어뜨렸나 하는 걱정이 먼저 들었다... 

Afterhour manager가 올라와서 같이 약을 세어봤다. 역시나 2알이 모자란다. 비상사태다..

간혹 널스들이 약을 빼돌린다고 하던데.. 설마 우리 병동에서 그런 일이.. 

그러고 나서 혹시나 해서 주변을 잘 확인해 봤다.

어머나... IV Drug box 밑에 놀란 게 보이는 게... 바로 Hydromorphone 4mg 알약이다.

그럼 내가 약의 개수를 세고 통에 넣다가 흘린 거다.. 식은땀이 절로 난다. 바로 afterhour manager에게 보고 했다. 총알같이 달려온 매니저 왈 주변을 다시 한번 찾아보라고...

메디케이션 룸을 꼼꼼히 찾아봤다. 하지만 역시나 약은 없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키가 큰 Afterhour Manager가 Drug Cupboard 위에서 한아를 찾아낸 거다.

정말 신기하다. 한알은 바닥에 한알은 약장 위에... 어쩌다 이런 일이... 

그렇다면 확실히 전날 내가 약을 세고 약병에 넣을 때 2알이 떨어진 건데, 불행 중 다행으로 24시간이 지나고 나서도 약이 그 자리에 있었다니.. 

원래는 이약을 다시 통에 넣으면 안 되는데 Afterhour manager가 게으른지 그냥 약통에 다시 넣으라고 했다. 그래서 무사히 일이 끝난 줄 알았는데 매니저가 약을 발견하기 전에 On call 약사에게 전화를 해서

생각보다 간단하게 끝나지는 않았다. 결국 IMMS를 써야 했다. 

그다음 날 아침 간호사들에게 이야기를 했더니 모두들 신기하다고 한다.

약이 날아다닌다고... 

휴우.. 정말 큰일 날 뻔했다.

나머지 이틀 야근 기간 동안에든 아주 천천히 약을 세고 약병에 집어넣었다. 보통 다른 약은 괜찮은데 Hydromophone은 약이 얼마나 작은지 모른다. 

십 년 감수했지만 좋은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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