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병동에 있는 한 노부부에 대해서 말하고 싶다.
이 노부부는 홍콩에서 이민 오신...
내가 얼마전 포스팅에 영어는 꼭 배워야 한다에 나오는 홍콩할머니와 할아버지 이야기다.
이 할머니 일주일전에만 해도 멀쩡하셨는데 요즘은... 아마도 길어야 하루 이틀 더 사실것 같다.
매일 근무를 가면 굳이 내가 이 할머니를 돌보지 않아도 그 방에 들러본다.
그때 마다 항상 할머니를 간호하시는 할아버지때문이다.
할머니와 할아버지 두분의 키는 150센티미터 정도에 아주 자그마하신 두분이다. 할머님이 할아버지 보다 조금 몸이 더 좋으시고...
처음에 이 할머니가 병원에 오신 이유는 ^ Confusion, Ataxia, Lethargy로 왔는데 CT Scan을 해본결과 Extensive Cerebral mets였으면 ?폐암이었으나 나중에는 확실히 폐암으로 진단받았다.
일반 TV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뇌종양으로 죽을때 아주 환자를 아름답게 묘사해서 죽게 만든다. 하지만 직업상 의료업계에 있는 사람이라면 빤히 아는 결과... 환자가 결코 드라마처럼 멋지게 죽지 않는다는걸 안다.
이 할머니도 폐암이 뇌로 전이된 상태였다. 치료로 방사선치료와 함암치료를 받았는데 이미 암이 머리로 너무 많이 전이된 상태라 지금은 NFR이고 몇일내로 돌아가실거다.
할머니가 병원에 오신지 한달이 조금 넘으셨는데 하루도 안빠지고 할아버지가 할머니 방문을 하신다. 그것도 아침 8시부터 저녁 늦게까지. 항상 오실때는 할머니의 식사와 할아버지의 식사를 챙겨오신다.
연세를 드신만큼 병원식사보다는 당신들이 평생 드셔오셨던 음식을 선호하시는거다.
간호사 2명이 할머니 움직일때도 힘들어 하는걸 이 할아버지는 그 작은 체구로 한번에 할머니를 일으키시고.
지난 한달넘게 할머니의 병수발을 다 드신다.
영어라고는 한 두마니.. Hello, Thank you 밖에 못하시는 할아버지. 딸이 오기는 하지만 직장을 다니는지 자주 오지는 못한다. 그래도 병동에 올때 내가 있으면 꼭 인사를 한다. 같은 아시안인이라고.
할아버지도 마친가지다.. 병동을 오다가다 만나면 나에게 꼭 인사를 하신다. 내가 몇마디 못하는 중국말로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식사를 하셨나등등 물어봐 드리니, 말이 안통하더라도 다른 호주인 간호사보다 편하게 느껴하시는것 같다.
요즘 이 할아버지를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할아버지의 우는 모습을 자주 보기 때문이다.
한 중국인 간호사가 할아버지랑 이야기 하면서 안 사실인데, 이 할아버지는 올해 80세 이시고.. 두분이 결혼하신지 50년이 넘었다고 한다. 어제도 할머니의 Urine output이 줄어들어 Bladder scan을 했는데 할아버지도 할머니의 소변량이 줄걸 알았는지 무슨일이냐고 물어보지만 이걸 통역해줄만한 사람이 없어서 병동 여기저기에 전화해서 중국인 간호사를 찾아 할아버지에게 이해 시켰다. 할머니의 상태가 점점 안좋아져서 그런거라고.. 그랬더니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물을 주면 소변이 더 나오지 않을까라고 물어보셨나보다. 이미 반 혼수상태이신 할머니에게 그건.. 우여곡절끝에 할아버지에게 할머니가 상태가 아주 안좋은 상태라는걸 이해시켰다.
어제 저녁엔 내가 이할머니를 돌봤다. 저녁 식사 시간이 지나서 할머니방에 가니 할아버지가 할머니손을 꼭 잡고 서계신다.. 할머니의 침대 높이를 낮추고 의자를 할아버지에게 갖다 드리면 할머니옆에 앉을수 있도록 해드리면 물어봤다. 저녁은 드셨나고.. 대충 할아버지의 말을 들으니..
할머니가 식사를 안하셔서 자기도 식사를 할수가 없다고.. 하시면서 당신 가슴을 문지르신다. 마음이 아프다는 이야기를 하시는거다. 그러면서 할아버지 눈에 눈물이 핑도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할아버지에게 꼭 식사를 하시라고 당부해 드렸다. 내가 아는 모든 중국어 단어를 총동원해서...
할아버지도 알아 들으신것 같다.
이 노부부의 모습이 마음 아프지만, 너무 아름다워 보였다.
할머니곁에서 손을 꼭잡고 하루 종일 지내시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계속 이야기를 해주고 계시는 할아버지..
할머니는 할아버지같은 사람이 남편이어서 아주 행복했을거라는 생각을 해본다. 물론 할아버지도 마찬가지 일거라는 생각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