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대변 냄새는 ㅠㅠㅠ

야근하는 중

by 카페라떼

지난 2주 동안 데이 근무였다가 어제 야근을 했다.

보통 야근 전날에는 야근에 대한 부담 때문에 잠을 늦게 자고 가능하면 늦게 일어나려고 하는데 어제는 아침에 약속이 있어서 일찍 일어났다.


퀸즈랜드로 취업되어서 이사 간 동생이 시드니로 놀러 와서 아침도 먹고 수다도 떨어야 해서 아침에 나가서 점심때쯤 집에 돌아와서 자려고 했는데 실패


결국은 침대에서 뒤척이다 야근을 하러 갔다. 매번 야근하러 갈 때 나의 심정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돼지 기분..

야근 자체가 싫은 건 아니지만 평소에도 잠을 잘 못 자는데 야근으로 인해 나의 잠의 습관이 바뀌어서 야근후

일주일은 잠자는 것 때문에 고생한다.


생각보다 한가한 병동 처음에는 6명 환자를 맡아서 아주 순조롭게 시작하다가 중간에 응급실에서 환자 한 명을 받았다.


이 환자는 55세의 젊은 남자분으로 55세만 아주 젊으신데 벌써 Incontinence이시란다. 아직 젊으신데 몇 년 전에 전립선암 진단받으셨다.


중간에 큰 볼일을 보신다고 해서 Bed Pan을 가져다 드렸다.

그리고 Bed Pan을 치우는데

19.png

설사를 하셨는데 냄새가 정말 장난 아니었다.

환자 앞에서 간신히 태연 한척하고 베드 팬을 들고 팬 룸으로 갔는데


그때부터 나의 오심 Nausea가 시작되었다. 토할 것처럼 계속 미식미식거리더니 결국 팬 룸에서 토했다.


일단 베드 팬을 Sterile machine에 넣고


환자의 대변이 설사이고 이렇게 냄새가 심할 때는 바로 C. Diff이 의심된다. Clostridium Difficile이라고 간단히 줄여서 C.Diff 한국말로는 거짓 막 결장염이란다. C.diff은 설사 유발 유해균으로 씨딥에 걸린 환자들의 특징이 설사를 하는 거다.


일단 환자의 Stool Sample을 Pathology에 보냈다.

정확하게 환자가 씨딥인지 아닌지는 랩 리포트를 기다려봐야 하고


그런데 널스 스테이션에 앉아있는데 도 계속 속이 미식미식거리는 거다. 결국 화장실에 가서 또 한 번 토했다.


아 정말.. 짜증 나서.. 가뜩이나 잠을 못 자서 몸상태가 안 좋은데 속까지 계속 울렁거리고 동료 간호사 옆에 있다가 그러지 말고 그냥 집에 가라고 하는 거다.


환자 대변냄새로 인해 토한 걸로 집에 가기에는 쪼금..


가끔 사람의 뇌는 신기하다. 뇌에서 그 똥냄새를 기억해서 두고두고 오심이 나게 만들었으니 말이다.


한 시간이 지나도 속이 울렁거리는 게 안 가라앉아 약을 먹었다. Metocloprimide라고 Anti-emetic 환자들이 Nausea가 있을 때 먹는 약을 한 알 먹었더니 잠시 후 Nausea가 가라앉았다.


어디 가서 환자 대변냄새 때문에 토했다고 말도 못 하고 웃기는 상황이다.


다행히 이 환자 딱 한번 베드 팬을 사용했다. 다음에는 꼭 마스크를 착용하고 Bed Pan을 비워야지.


간호사는 역시 여러모로 힘들다.

sticker sticker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면도의 달인이 될지도 몰라